"안 오르는 게 없네"…'혼자 밥 벌어 먹기' 벅찬 시대 왔다[‘신 3고’ 쇼크]

2024. 4.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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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봉 인상률 중간값 약 5%…치솟는 물가 못 따라가
"외식 물가도 편의점 음식 물가도 배달 음식도 전부 올랐다"



“친구 약속 한 번 나갈 때마다 돈 5만원은 깨져요. 친구들이랑 놀다 보면 아껴도 기본 3만원은 나갑니다. 그렇다고 인간관계를 포기할 수도 없고…” 자취하는 20대 사회초년생 직장인 A 씨(26세)는 본인의 통장 잔액을 떠올리며 한숨을 쉬었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지만 해도 너무 하다 싶은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보다 3.1% 올랐다. 가계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로 구성된 생활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3.8% 올랐다. 작황 부진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급등, 유가 상승 등에 의한 여파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실제로 느끼는 물가는 해당 수치를 뛰어넘는다. 다시 직장인 A 씨 얘기다. 그는 “연봉상승률이 물가상승을 못 따라가요. 올라가봤자 쥐꼬리만큼인 걸요”라고 했다. 잡플래닛 설문 조사에 따르면 올해 연봉인상률 중간값은 약 5%인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에 참여한 303명 중 올해 연봉인상률이 4~6%라는 답변은 25.1%로 가장 많았다. 이어 7~9%대 23.3%, 10% 이상 19.1%, 연봉동결 14.9%가 뒤를 이었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 3.1%, 올해 연봉상승률 평균 5%’. 숫자만 비교하면 A 씨의 주장은 틀리게 된다. 그러나 우리 생활에 밀접한 품목의 가격 상승률을 들여다보면 그 주장은 충분한 근거가 있다. KOSIS ‘생활물가지수’에 따르면 생활물가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봤을 때 올해 1분기와 작년 1분기는 각각 113.62, 110.31이다.

그중 전년 동기보다 가장 많이 증가한 항목은 사과다. 지난해 1분기 95.12에서 올해 동기 163.47로 71.9% 올랐다. 귤 63.2%, 토마토 47.3%, 파 44.3% 시금치 21.4%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다. 소금값도 같은 기간 145.61에서 174.72로 상승해 20% 올랐다. 쌀은 9.4%, 기타육류가공품 9.4%, 수입쇠고기 6.5%, 부추 7.1% 등이다.

이렇듯 재료값 상승에 자취생 A 씨는 직접 끼니 만들어 먹기를 포기하게 됐다고 전했다. 적은 양의 식료품을 소비하는 1인 가구 특성상 장을 봐서 요리해 먹기보단 사서 먹는 게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그는 “외식 물가도 편의점 음식 물가도 배달음식도 전부 올랐다”고 호소했다. 실례로 편의점 도시락 가격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6.0% 올랐다. 김밥 6%, 비빔밥 6.2%, 떡볶이 5.7%, 냉면 5.9%, 칼국수 4.3%, 삼각김밥 4.2% 등이다.



 잇따르는 '가격 인상' 논란

국내 대표 배달음식 중 하나인 치킨값도 줄줄이 올랐다. 4월 16일 굽네치킨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대표 메뉴인 ‘굽네 고추바사삭’은 1만80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10.56% 값을 올렸다. 교촌치킨도 마찬가지다. ‘교촌 오리지날’은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18.75%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브랜드의 가격 인상으로 도미노 상승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각종 요금과 구독료도 오르고 있다. 쿠팡은 4월 12일 유료 멤버십인 와우멤버십 월 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대폭 올렸다. 2021년 12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린 뒤 2년 4개월 만에 추가로 인상한 것이다. 쿠팡 와우멤버십은 2019년 쿠팡이 도입한 유료 회원제 서비스로 무료 배송, 무료 반품, 쿠팡플레이 콘텐츠, 쿠팡이츠 무료 배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유튜브는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을 43% 인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20년 9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유튜브 측은 변경된 가격에 대해 “유튜브 프리미엄과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의 가치를 반영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고객 지원을 더욱 개선하고 크리에이터와 아티스트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OTT 업계의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밖에 치솟는 외식물가는 저소득 직장인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3.4%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웃돌았다. 이같은 현상은 3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1만원 미만의 돈으로 한 끼를 해결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장인이 늘고 저가 커피 브랜드의 성장세는 더 가팔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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