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박관호 리더십 한 달, 무엇이 달라졌나
오너 창업자 12년만의 경영일선 복귀
장현국 대표 체제 10년간 쌓인 누적적자에 대한 불만 반영
적자 감내하며 구축한 위믹스 생태계 확장 위해 소통 행보 필요
[편집자주] 남녀노소 즐기는 게임, 이를 지탱하는 국내외 시장환경과 뒷이야기들을 다룹니다.
"답답하면 너희들이 가서 뛰든지"
17년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기성용이 대표팀의 경기력을 비판하는 팬들을 겨냥해 싸이월드에 남겼던 말이다. 물론 팬들이 기성용 수준의 축구 실력을 갖췄을 리 없고, 또 공 좀 찬다 한들 대표팀에 끼워줄 방법도 없다.
박 대표는 위메이드의 평생 먹거리인 미르 IP(지식재산권) 개발의 중추를 맡았다. 대표직을 맡았을 때도, 2012년 대표직을 사임한 이후에도 끊임없이 게임 개발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이드가 밤새 불이 꺼지지 않는 '판교의 등대'가 된 배경에는 박 대표의 늦은 퇴근이 한몫했다는 후문이다.
장 전 대표의 대내외 인지도에도 불구, 박 대표가 전면에 나선 첫 번째 이유는 누적된 적자에 대한 책임론이다. 2014년 장 대표가 취임한 이후 흑자를 거둔 해는 2016년, 2017년, 2021년뿐이었다. 2016~2017년 누적 흑자는 100억원 남짓이다. 2021년 974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이는 위믹스 유동화에 따른 영향이 컸다. 당시 자체 유동화 정보를 미리 공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부 거래소에서 위믹스가 상장폐지되는 후폭풍을 불러왔다.
장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 간담회에서 3분기 흑자전환 이후 4분기 다시 적자로 전환할 것을 예상하며 "지금 당장의 흑자전환이 중요하다면 낼 수도 있지만, 블록체인이 미래라고 믿는 위메이드엔 적절치 않다"며 "그건 지금 먹고살자고 엄청나게 큰 성공의 가능성을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은 수익보다 성장이 중요한 시기로, 이 과실을 딸 때는 지금과는 완전히 레벨이 다른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장담했다.
올해는 위메이드가 본격적으로 돈을 버는 해로 인식되고 있다. 위믹스 플랫폼에 100개의 게임이 온보딩 되는 해이자, 중국 시장에서 판호를 따낸 미르4 출시, 나이트크로우 P2E 버전의 글로벌 시장 공략이 시작되는 시기다. 일각에서는 박관호 대표가 '추수'의 시기에 맞춰 다시 경영자로 나섰다고 보기도 한다.
이는 위메이드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위메이드 직원은 "위메이드 로고가 새겨진 교복(유니폼)을 입고 판교 사옥을 돌아다니던 장 전 대표와 달리, 박 대표는 여전히 어려운 분"이라며 "아직은 임직원들도 박 대표 앞에서 기탄없이 의견 내기를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위메이드가 전인미답의 길인 P2E의 선두에 서면서 증폭된 시장의 우려와 임직원들의 불안을 잠재웠던 건 '교주님'이라고까지 일컬어지던 장 전 대표가 지닌 소통의 힘 덕분이었다"며 "올해 위메이드의 본원 사업이 제대로 궤도에 오르고 흑자로 전환하더라도 소통의 끈을 놓친다면 시장 안팎의 불안감은 적자 시절보다 커질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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