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외로움을 해소해야 하는 이유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 2024. 4. 2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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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지표를 하나 꼽아보라고 한다면 단연 '외로움'이다.

외로움이 각종 건강과 관련된 지표들,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과 적은 수면, 심혈관 질환 등에 걸릴 확률과 비교적 나쁜 예후 등과 관련을 보이며 결과적으로 높은 사망률과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들이 다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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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지표를 하나 꼽아보라고 한다면 단연 '외로움'이다. 외로움이 각종 건강과 관련된 지표들,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과 적은 수면, 심혈관 질환 등에 걸릴 확률과 비교적 나쁜 예후 등과 관련을 보이며 결과적으로 높은 사망률과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들이 다수 있었다. 

외로움은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 고칼로리 선호, 폭식, 적은 운동량, 높은 스트레스, 나쁜 스트레스 대처법과 관련을 보이며 '노화'를 촉진시키기도 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외로움에 의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자살 또한 외로움이 목숨을 앗아가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다. 소데르튼대의 연구자 앤드루 스티클리는 7403명의 가구를 아우르는 대규모 조사에서 자살과 관련된 행동 지표에 있어서 외로운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적게는 세 배에서(살면서 적어도 한 번 자살 시도를 함) 많게는 17배까지(지난 일년 동안 자살 시도를 한 적이 있음) 높은 위험도를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외로움과 자살률 간의 관계는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강박장애, 사회공포증 등과 관계 없이 유효했다. 

외로운 사람들이 적지 않고 관계보다 그 외적인 요소 특히 물질적인 요소에서 행복을 찾는 한국 사람들을 생각해본다. 행복도는 유독 낮으면서 자살율은 유독 높다는 특징 또한 일부는 외로움과 외로움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는 것,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양질의 인간관계와 사회적 지지망이 부족한 것에서 오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본다. 

외로우면 혼자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을 하는 식으로 외로움을 해소하고 있다는 사람 또한 적지 않은 듯 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외로움은 근본적으로 양질의 관계에 대한 배고픔인만큼 다른 요소로 덮으려는 시도는 잠깐은 모르겠으나 장기적으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 많을 필요는 없지만 단 한 명이라도 진정한 친구라고 부를 만한 서로 아끼고 신뢰하는 관계를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안타까운 사실은 배고픔이 음식을 먹는 행동을 유발하듯 사회적 배고픔인 외로움 역시 사회적 관계를 탐색하는 행동을 일으켜야 하지만 외로움이 오래되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사람에 대해 불신을 쌓게 되어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에서 점점 더 멀어진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 외로움을 먼저 해소하는 개입이 필요하다. 

외로움이 오래된 경우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술, 도박, 약물 중독 등에 빠져드는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이 경우에도 외로움 해소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지나친 물질주의 또한 한편으로는 부가 사회적 선망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나름 외로운 사람들의 사회적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줄 수 있겠으나 이 역시 그 자체로 양질의 관계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자. 

양질의 식습관이나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는 문제에 있어서도 우리 사회에 단순히 동기가 부족하거나(별로 열심히 하고 싶은 생각이 없거나) 자기통제력이 부족한 경우가 아니라 함께 할 사람이 없어서 혼자 하는 게 싫어서 등의 이유로 이들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면 공공보건의 측면에서도 외로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활발히 하는 것이 중요할지 모른다. 

Hawkley, L. C., & Cacioppo, J. T. (2010). Loneliness matters: A theoretical and empirical review of consequences and mechanisms. Annals of Behavioral Medicine, 40(2), 218-227.
Stickley, A., & Koyanagi, A. (2016). Loneliness, common mental disorders and suicidal behavior: Findings from a general population survey.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197, 81-87.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 parkjy02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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