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늙기전에 부자됐는데…"부자되기 전 늙는다" 중국의 고백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4. 4. 27.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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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은 부자가 되기 전에 맹렬히 늙고 있습니다."

리웨이 중국 경제부주석이 지난 25일 열린 '중국 노인요양산업포럼'에서 한 이 말은 중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노령화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긴장감을 잘 보여준다.

26일 차이신 등 중국 현지매체는 정협(인민정치협상회의) 인구자원환경위원회 주임이기도 한 리 부주석이 중국 노인돌봄 문제가 세계 여러 나라와 대조되는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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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웨이 중국 경제부주석/신화=뉴시스


"중국인들은 부자가 되기 전에 맹렬히 늙고 있습니다."

리웨이 중국 경제부주석이 지난 25일 열린 '중국 노인요양산업포럼'에서 한 이 말은 중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노령화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긴장감을 잘 보여준다. 리 부주석은 "중국이 직면한 노령화의 문제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독특한 형태"라고 진단했다.

26일 차이신 등 중국 현지매체는 정협(인민정치협상회의) 인구자원환경위원회 주임이기도 한 리 부주석이 중국 노인돌봄 문제가 세계 여러 나라와 대조되는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세 가지는 △고령 인구의 규모가 유례 없이 거대하다는 점 △대부분 중국인들이 부를 축적하기 전에 늙고 있다는 점 △늙어가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미국 전체 인구와 맞먹는 2억9700만명이다. 65세 이상도 2억1676만명으로 15.4%를 차지했다. 13억에 달하는 중국 인구를 감안하면 아직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고령인구 자체의 수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다는 점에 중국 정부의 우려는 크다.

차이신은 실제 중국과 일본 모두 노령화율이 13.5%인 시점을 놓고 비교했는데, 일본 노령화율이 13.5%를 달성한 지난 1993년 GNP(1인당 국민소득)는 3만6000달러였던데 비해 중국이 달성한 2020년 GNP는 1만달러다. 늙기 전에 부자가 되느냐와 부자가 되기 전에 늙느냐의 차이다.

리 부주석의 지적처럼 중국의 고령화 속도는 매우 빠르다. 지난 2000~2023년 중국 60세 이상 인구 비율은 10.46%에서 21.1%로 수직 상승했다.

리 부주석은 "중국은 아직 고소득 국가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음에도 선진국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나타났던 노인들에 대한 경제와 의료 안전망, 생활 돌봄, 간호 등의 문제점이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 전체의 연금보장이나 보유자산, 노인보호 인력 공급과 제도 메커니즘이 확실히 뒤져있고, 이는 준비가 되기 전에 늙고 있다는 의미"라고 털어놨다.

고령화에 따른 노인부양 대책은 경제적인 면과 물리적인 면에서 모두 부실하다. 우선 재정적 부분에선 정부 주도 연금으로 노령인구의 생활을 보장하는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설 건강보험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균형하며, 특히 상업화한 장기요양보험이나 장애손실보험 등은 이제 막 걸음마단계다. 무엇보다 이런 사설 보험을 활용할 경제력이 갖춰지지 않은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물리적인 부분도 마찬가지다. 현재 중국에는 약 5000만명의 절대적 케어가 필요한 장애인, 또는 준장애인 노인이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 숫자는 2050년 1억20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노인 요양보호 인력은 50만명 정도다. 높은 노동강도와 낮은 보수, 사회적 인식 부족으로 신규 채용도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그래서 '9073'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노인의 90%가 가정에서 돌봄을 받고, 7%는 지역사회가, 3%는 상업기관에서 돌봄을 받는다는 거다. 그러나 급감하고 있는 인구를 감안할 때 가정과 지역사회 목표치는 달성되기 어렵다는게 현지 판단이다.

리 부주석은 "정부 정책의 초점은 필요한 시점에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느냐에 맞춰져야 한다"며 "시장지향적이고 상업화된 노인돌봄 산업을 혁신시키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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