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범죄도시4' 꿈 이룬 마동석, 즐기는 일이 곧 행복

박상후 기자 2024. 4. 2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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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즐기는 사람만이 성공하는 법이다.

배우 마동석(본명 이동석·53)의 하루는 짧다. 본업인 배우 활동은 물론 복싱장 운영, 제작사 대표 업무, 시나리오 작업까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르다. 신경 쓸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꿈을 실현해 가는 게 행복하다는 마동석. 그의 남다른 마음가짐은 선후배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일관성 있는 태도도 인상 깊다. 마동석이 공을 들여 만들어 낸 '범죄도시' 시리즈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흥행 여부를 묻는 질문에 연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개봉 당일 압도적인 예매율 1위를 기록 중임에도 "목표는 손익분기점(BEP) 350만이다. 시리즈가 공개될수록 큰 스코어를 예상하지만 우리는 프랜차이즈 작품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고 밝혔다.

마동석의 애정이 고스란히 담긴 '범죄도시4'는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에 맞서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광수대·사이버팀과 함께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 지난 24일 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4' 개봉 소감이 어떤가.
"일단 프랜차이즈를 이어갈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대본 작업을 미리하고 '범죄도시' 3편과 4편을 연이어 찍었다. 4편까지 잘 개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시사회에서 미리 본 분들이 많이 좋아해 줘서 감사한 마음이다."

-3편과 4편을 연이어 촬영한 이유가 있나.
"'범죄도시2' 촬영 당시 3편과 4편 대본 작업을 했다. 그때 연이어 찍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다만 3편과 4편의 톤과 느낌 등을 다르게 가져가도록 노력했다. 계획한 대로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5편, 6편, 7편, 8편 대본 작업을 진행 중이다. 1편, 2편, 3편, 4편이 1부였다면 2부는 모양새 자체가 다르다. 현대적인 사건을 다룰 예정이고 글로벌한 버전이다. (개봉) 시기는 조금 더 지나야 될 것 같다."

-'범죄도시' 시리즈를 8편까지 구상한 이유도 궁금하다.
"영화인 모두 그렇지 않지만 나의 꿈은 프랜차이즈 영화를 만드는 것이었다. '007' '다이하드' 등을 보면서 '저런 영화들처럼 시리즈물로 갈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프랜차이즈를 이어가고 있는 게 나한테는 중요하다. (관객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4' 빌런 구도가 신선한데.
"사건에 따라 빌런의 모습이 바뀐다. '전편에 이렇게 했으니 후속 편에는 다르게 해야지'가 아니다. 영화에 중요한 게 밸런스다. 한쪽의 파이가 커지면 당연히 다른 쪽이 죽게 된다. 기본적으로 서스펜스 수사극이면 (장동철의 부분을) 강조했겠지만 톤 자체가 오락 액션물이라 액션에 치중하다 보니 그렇게 보일 수 있다. 장동철 역의 이동휘는 훌륭하게 소화했다."

-김무열을 메인 빌런으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그런 동작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많이 없다. 배워서 하는 것과 몸을 잘 쓰는 건 다르다. 그리고 진짜 복싱 액션을 보여주고 싶었다. 김무열은 연기력도 훌륭한데 액션 역시 가능한 배우다. 고맙게 해준다고 해서 다행이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이번 주제는 온라인 불법 도박이다.
"애초부터 형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걸 다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굉장히 복잡했다. 불법적인 돈이 있는 곳에 불법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이듯이 범조직처럼 퍼져있더라. 이들이 선량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걸 다루고 싶었다."

-전편들과 비교했을 때 유머 요소가 현저히 줄었는데.
"사건과 극의 톤 자체를 그렇게 가져가고 싶었다. '범죄도시3'를 찍고 나서 '이런 걸 보완해야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중에 후속 작품인 5편, 6편, 7편, 8편 가운데 '이건 '범죄도시'가 아닌데'라는 작품들이 있을 거다. 범죄물은 변주를 두지 않으면 지루하다. 유머들은 99% 내가 다 쓴다. 다만 재밌다고 해서 다 쓰는 게 아니다. 검수를 받고 정리한 다음 극에 녹인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웃음을 안겼던 권일용 교수 섭외 비하인드를 알려달라.
"우리나라 범죄를 잡는 데 큰 공을 세운 훌륭한 분이다. 권일용 교수가 경찰청장으로 나오면 괜찮을 것 같았다. 연기를 해야 되니까 웃음을 유발할 수 있겠구나 싶더라. 진지하게 해 달라고 하지 않았다. 편하게 하라는 말을 했다. 처음에 절대 연기 안 한다고 거절을 많이 해서 내가 계속 쫓아다녔다."

-박지환의 존재감도 상당했다.
"장이수 역할을 맡은 박지환 포지션 자체가 '범죄도시' 시리즈의 아이덴티티 가운데 하나다. 1편에서 격한 캐릭터였으나 재밌었다. 내가 쭉 봐왔던 분들은 세월이 지나면 말랑말랑해진다. 날이 서 있지 않다. 장이수도 과거에 날선 깡패였다면 혼도 나고 세월을 겪은 뒤 말랑말랑해졌다고 생각했다. 1편의 캐릭터가 아무리 좋았다고 해도 그래도 가져왔으면 식상했을 것이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는 어땠나.
"(독일이) 생각보다 멀더라(웃음). 호텔 앞에 많은 독일 분들이 한국말로 '마동석 사랑해요'라고 하더라. 보통 영화가 재미 없으면 나가거나 야유를 한다고 하는데 단 한 명도 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자막이 없어도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더라. 좋은 말들을 많이 해 줘서 정말 감동했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국내 팬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액션물은 전 세계에서 좋아하고 관심 많은 장르다. 사실 나보다 훌륭한 액션 배우들이 많은데, 그들을 따라가지 않고 (내가) 잘하는 분야를 하고 있다는 부분에 많은 점수를 (관객들이) 주고 있는 것 같다. 복싱을 오래했지만 영화로 만드는 것은 간당간당한 장면들이 많아 굉장히 어렵고 위험하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4' 예매율이 역대급인데 1000만 넘을 것 같나.
"솔직한 제작진의 목표는 손익분기점(BEP)이다. '범죄도시4' 경우 350만이다. 그 이후는 사실 우리는 모른다. 이 시리즈가 공개될수록 큰 스코어를 예상하지만 우리는 프랜차이즈 작품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1000만 관객을 넘지 못하더라도 이어갈 수 있는 게 중요하고 감사하다. '약빨 떨어졌네'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생각하면 된다. 영화는 재밌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전체적으로 영화가 매력 있다면 재밌게 봐 주실 것이다. 스코어는 걸맞게 따라온다. 기준을 1000만으로 두지 않는다."

-바쁘게 사는 것이 때론 힘들지 않나.
"요즘 시간을 쪼개면서 살고 있다. 그게 잘 되는 거 같진 않지만 노력하고 있다. 선수 시절보다 더 열심히 복싱을 하는 것 같다. 그런 것들이 (살아가는 데) 에너지가 된다. 생활처럼 하던 거라 복싱을 안 하면 몸이 아프다. 보통 촬영을 10시간 정도 찍으면 힘들지 않나. 녹초가 되는데 샤워하고 누워서 일단 태블릿PC를 켜고 시나리오를 쓴다. 영화, 복싱 두 가지는 내가 좋아서 하는 것 같다. 즐거운 일이 두 가지 뿐이다."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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