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오현, 정대영, 하현용, 한송이…정든 코트와 굿바이, 40대 레전드들이 하나둘 떠난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4. 4. 27.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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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위에서 투혼을 보여주던 베테랑 선수들이 하나둘 코트를 떠나기 시작했다.

26일 IBK기업은행은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여오현 수석코치의 합류를 알렸다. 여오현 수석코치는 지난 시즌까지 현대캐피탈 플레잉코치로 활약했다. 1978년생, V-리그 최고령 리베로로 활약하며 노장의 투혼을 보여줬다. ‘월드 리베로’라는 수식어를 가진 현역 시절 한국 최고의 리베로였다.

기록도 화려하다. 2005, 2005-06, 2006-07시즌 리베로상, 2014-15, 2015-16시즌에는 베스트 7 리베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V-리그 남자부 수비 5000개, 10000개를 넘긴 이도 여오현 수석코치가 처음이었다. 남녀부 통틀어 유일하게 정규리그 600경기를 넘겼고, 우승 반지도 9개나 가지고 있다. 단 한 시즌의 이탈 없이 꾸준하게 코트를 지켰다.

사진=IBK기업은행 SNS 캡처
사진=KOVO 제공
현대캐피탈에서 나온 후 수도권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의가 있었으나, 오랫동안 입은 유니폼을 벗고 IBK기업은행에서 수석코치로서 새 출발을 한다.

가장 먼저 은퇴 소식을 전한 이는 정대영이었다. 정대영의 마지막 소속팀이 된 GS칼텍스는 지난 4월초 정대영의 은퇴 소식을 알렸다. 정대영은 2023-24시즌을 앞두고 GS칼텍스로 복귀했지만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았다. 시즌 중후반부터는 코트가 아닌 웜업존을 지키는 시간이 많았다.

정대영은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30대 후반 들어서 매년 생각을 했다. 나에게는 지난 시즌(2022-23시즌)이 고비였던 것 같다. 페퍼저축은행 합류와 함께 처음으로 36경기를 뛰었는데, 현실에 많이 부딪혔다. 체력적으로 한계도 느꼈다. 이제는 배구를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조금씩 했던 것 같다”라며 “가족들은 작년에도 은퇴를 하길 바랐다. ‘이제 나이도 40을 넘었으니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라고 하더라. 내 욕심에 계속 배구를 했던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정대영은 2005 V-리그 출범 시즌 득점상, 블로킹상, 수비상 그리고 MVP에 오른 선수다. 2005-06시즌에는 백어택상, 올스타 MVP 그리고 2007-08시즌에는 GS칼텍스의 V1과 함께 챔프전 MVP에 자리했다. 2018-19시즌에는 베스트 미들블로커도 수상했다.

사진=GS칼텍스 제공
사진=KOVO 제공
2008-09시즌 이후 출산을 위해 잠시 코트를 떠났다가 2010년에 다시 돌아왔다. 엄마 선수는 정대영이 처음이었다.

V-리그에서 여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프로리그 원년부터 2023-24시즌까지 20시즌을 다 뛴 한송이도 코트와 작별을 고했다. 정관장은 26일 한송이의 은퇴를 알렸다. 2024-25시즌 홈 개막전에는 은퇴식도 열린다.

2002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한송이는 해당 시즌 슈퍼리그 신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흥국생명, GS칼텍스, 정관장을 거쳤다. 아웃사이드 히터뿐만 아니라 미들블로커 포지션에서도 최고의 실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지난 시즌 정관장에서 그토록 바라던 7년 만의 봄배구 꿈을 이루고 은퇴를 하게 됐다.

사진=정관장 배구단 제공
사진=KOVO 제공
한송이는 구단을 통해 “꿈같은 시간이었다. 지난 7년간 정관장에서 받은 과분한 사랑에 행복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항상 응원해 주신 팬분들 덕분에 즐겁게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좋은 모습으로 팬분들께 다시 인사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아직 발표가 나지는 않았지만 V-리그 원년 신인왕 하현용도 유니폼을 벗고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삼성화재 중앙을 지켰던 하현용은 다가오는 시즌 KB손해보험 코칭스태프로 합류해 미겔 리베라 감독을 보좌한다. 낯설지 않은 팀이다. 하현용의 데뷔 팀으로 2019년까지 KB손해보험에 몸을 담은 바 있다.

하현용은 2005시즌 신인왕 출신이다. 2023-24시즌 신인왕 이재현(삼성화재) 전까지 남자부 유일 非 1라운더 신인왕이었다. 그의 지명 순위는 3라운드 1순위. 하위 지명에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코트를 지켰다. 2020-21시즌 베스트7 미들블로커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하현용. 사진=KOVO 제공
코트 위에서 투혼을 보이던 40대 선수들이 하나둘 코트를 떠나고 있다. 이제 V-리그에서 남은 40대 선수는 ‘디그여왕’ 김해란(흥국생명)이 유일하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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