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가니스트 벤 판 우스텐 "오르간은 무한대, 명상부터 황홀경까지"

박주연 기자 2024. 4. 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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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가니스트 벤 판 우스텐. (사진=롯데문화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거의 무한대의 음색과 역동적인 가능성으로 인해 오르간은 조용한 명상부터 황홀경에 이르는 다양한 분위기와 정서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프랑스 오르간 심포니의 거장'으로 불리는 벤 판 오스텐(69)이 오는 6월 내한,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부천아트센터에서 찬란한 오르간의 세계를 선보인다.

벤 판 오스텐은 네덜란드 헤이그 출생으로 암스테르담과 파리에서 피아노와 오르간을 수학했다. 15세에 헤이그에서 첫 데뷔 리사이틀을 가졌고, 평생 파이프 오르간이라는 한 길을 걸으며 프랑스 음악 해석에 주력했다.

길망의 8개 소나타, 프랑크 전곡, 생상스, 비에른, 비도르, 뒤프레 등 음반들은 에코클래식, 독일음반비평가상, 디아파종 등을 휩쓸었다. 프랑스 문화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프랑스 정부로부터 슈발리에 작위를 받았다. 현재 헤이그 국제 오르간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이기도 하다.

벤 판 오스텐은 내한에 앞서 뉴시스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오르간 음악의 레퍼토리는 6세기 이상에 걸쳐 있다"며 "다양한 양식과 기원을 가진 오르간이 존재하며, 이는 오르간을 매우 매혹적이고 독특한 악기로 만들어 준다"고 소개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오르간을 '악기의 제왕'이라고 불렀죠. 샤를 마리 비도르는 오르간의 영적인 특성을 강조했어요. '모든 악기 중에서 끝이 없는 음색을 가진 유일한 악기, 불변성, 지속성, 영원에 대한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유일한 악기는 오르간'이라고요."

오르가니스트 벤 판 우스텐. (사진=롯데문화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오스텐은 "어머니는 피아노를 연주했고 아버지는 훌륭한 아마추어 오르간 연주자이자 피아니스트였다"며 "오르간 소리에 대한 첫인상은 압도적이었고, 어렸을 때부터 오르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악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6살쯤 됐을 때 아버지가 저를 데리고 고향인 헤이그의 오르간 연주회에 갔고, 그 후 몇 년 동안 가끔 저에게 찬송가를 반주하게 했다"며 "저는 11살 때 교회 오르간 연주자로 처음 임명됐고, 그 무렵 전문 오르간 연주자가 되고 싶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제가 어렸던 1960년대에 프랑스 교향악 오르간 음악은 금단의 레퍼토리로 여겨졌어요. 네덜란드에 이 음악을 연주하는 오르간 연주자가 거의 없었죠. 하지만 아버지는 이 음악을 좋아했고, 아버지와 함께 콘서트에 갈 수 있었어요. 듣자마자 즉시 매료됐습니다. 일종의 계시 같았어요. 그때 이게 제 음악 세계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는 프랑스 낭만시대 작품으로 음악을 시작했고, 그 후에 고음악의 아름다움을 발견했습니다."

오르가니스트 벤 판 우스텐. (사진=롯데문화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벤 판 오스텐은 6월4일 롯데콘서트홀 공연에서 프랑스 낭만 오르간 악파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음악들로 무대를 채운다. 비에른의 '세 개의 즉흥곡' 중 '주교의 행렬', 프랑크의 코랄 제1번 마장조, 비도르 오르간 교향곡 제5번 바단조 중 1악장을 연주한다. 2부에 들려줄 뒤프레의 '수난 교향곡' 전 악장은 실연으로 듣기 힘든 진귀한 작품이다.

오스텐은 "롯데콘서트홀 프로그램은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위대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며 "리거 오르간의 다양한 색채와 역동적인 가능성을 들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난 교향곡'에 대해서는 "4악장으로 구성된 이 장대한 작품에서 뒤프레는 그리스도의 생애를 음악적으로 묘사한다"며 "뒤프레의 전기 작가인 아베 로버트 델레스트레에 따르면 이 작품에서 오르간은 '사람들의 영혼의 환희를 함께 나누고, 그들과 함께 기도하고, 울고, 기뻐한다'고 표현된다"고 소개했다.

부천아트센터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부천아트센터의 새로운 카사방 오르간을 위해 바흐의 유명한 작품 중 두 곡을 편곡해 축제 분위기로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싶었다"며 "그 다음에는 바흐에 대한 헌사로 볼 수 있는 세자르 프랑크의 B단조 코랄, 프랑크와 비도르의 제자였던 비에른의 '24개의 환상곡'중 세 곡. 비도르의 인기곡인 '제5번 오르간 교향곡'이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한국 관객들을 위해 연주한 적이 있었는데 관객들의 집중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한국 관객들은 매우 세심하면서 즐겁게 음악을 감상하죠. 연주자에게는 큰 기쁨이자 즐거움입니다. 한국의 관객들과 멋진 음악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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