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의 'HBM 베팅'은 성공할까

유선일 기자 2024. 4. 27.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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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15X는 세계에 AI(인공지능) 메모리를 공급하는 핵심 시설로 거듭나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징검다리가 될 것입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24일 충북 청주에 건설 중이던 팹(Fab) M15X를 '낸드플래시 공장'에서 'D램 생산기지'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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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15X는 세계에 AI(인공지능) 메모리를 공급하는 핵심 시설로 거듭나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징검다리가 될 것입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24일 충북 청주에 건설 중이던 팹(Fab) M15X를 '낸드플래시 공장'에서 'D램 생산기지'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한 말이다. 이 회사는 M15X에 총 20조원 이상을 투입해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차세대 D램 생산에 나선다.

SK하이닉스가 M15X 건설 계획을 처음 발표한 것은 지난 2022년 9월이었다. 당시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약 6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곽 사장으로선 M15X 건설이 상당히 중요한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이런 계획을 발표한지 약 7개월 만인 지난해 4월 SK하이닉스는 업황 악화를 고려해 공사를 중단했다. 이후 'D램 생산기지로 전환' 결정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 곽 사장의 고민이 얼마나 깊었을지 짐작할 수 있다.

시장은 곽 사장의 결정을 '과감한 베팅(betting)'으로 평가한다. 지금은 AI 열풍으로 HBM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머잖아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HBM 시장 1위 SK하이닉스의 뒤를 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이 생산능력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향후에는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마하(Mach)-1처럼 'HBM이 필요 없는 AI 가속기'가 주목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곽노정 SK 하이닉스 대표이사. 2024.2.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이런 우려에도 곽 사장이 HBM 생산능력 확대를 결정한 배경으로 우선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HBM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 "올해 이후 HBM 시장은 여전히 AI 성능 향상을 위한 파라미터(매개변수) 증가, 서비스 공급자 확대, 유저 케이스 증가 등 다양한 요인으로 급격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잠재 고객들과 함께 2025년 그리고 그 이후까지 장기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다"며 자사의 HBM 공급 확대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HBM 사업에 대한 '자신감'도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곽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앞으로도 HBM 1등 경쟁력을 유지할 것", "내년에도 HBM 수요는 타이트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근 마이크론의 엔비디아 대상 HBM3E 공급, 삼성전자의 12단 HBM3E 세계 최초 개발 소식과 관련해선 사내 소통행사에서 "우리의 자존심에 hurt(아픔)는 하나도 없다. 자만하지 말라는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주는 정도로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곽 사장은 HBM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동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12조4296억원),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2조886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SK하이닉스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2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소셜미디어(SNS)에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HBM 사업에 힘을 실었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두 사람은 이와 관련한 사업 협력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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