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200% 활용하는 법②[테크트렌드]

2024. 4. 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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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200% 활용하는 법①>에 이어

미국 뉴욕에 있는 나이키 플래그십은 나이키 팬들에게 굉장히 유명하다. 나이키는 고객들이 스스로 원하는 무늬, 색깔, 액세서리를 DIY 형태로 운동화에 넣는 이벤트를 한다. 직접 나이키를 신고 트레드밀을 뛰어볼 수 있게 해준다. 러닝 크루 모임을 운영하고 나이키 팬들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편의시설 이벤트가 매일 열린다. 나이키는 확실히 ‘참여형’ 마케팅을 추구한다. 고객들이 운동화를 만지고, 신어보고, 만들어 보고, 체험하고, 가지고 놀게 해준다. 상품을 그냥 전시하고 구경하게 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최근 나이키가 2위인 아디다스와 격차를 더욱더 크게 벌리고 있다는 점은 이런 마케팅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나이키가 디지털 시대에도 대규모 랜드마크 오프라인 매장에 신경을 쓰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 매장에서 직접 ‘매출’을 극대화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 매장에서 나이키를 좋아하는 고객, 나이키를 구매하는 고객의 빅데이터를 다각도로, 그것도 아주 많이 수집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 어디서, 어떤 성별이, 어떤 회원 등급이, 어떤 나이대가, 어떤 결제 수단으로,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떤 것을 같이 사고, 어떤 것을 취소하고, 어떤 면에서 주저하고, 어떤 면에서 결정을 내리고, 어떤 이벤트에 참여하고, 어떤 질문을 많이 하고, 어떤 불만을 제기하고, 어떤 이야기를 친구에게 하는지가 고스란히 오프라인 매장에 축적된다. 이것은 디지털만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정성적인 경험치와 분위기 정보까지 포함한 빅데이터라 흔치 않은 정보다. 

이 빅데이터를 가지고 지금 하는 사업을 개선하기도 하고, 고객을 더 모으기도 하고, 타깃을 확장하고, 솔루션을 리디자인할 수 있다. 빅데이터의 중요성은 더 강조할 필요도 없다.

이런 빅데이터가 최근 더 중요해졌다. 왜냐하면 챗GPT가 성장하는 데 먹이가 되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를 잡고 챗GPT 효과를 극대화하는 비즈니스 모델들을 살펴보자.

 자사 앱을 부각시킨다

위메프오라는 배달 앱이 있다. 이 앱은 배달 앱이지만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음식점마다 독자적인 개별 브랜드 앱을 만들어 주고 대신 일정한 구독료를 받는다. 작은 음식점마다 자기 앱을 만들고 싶어하는 니즈가 있다는 뜻이다. 왜일까. 위메프오가 여기서 노린 것은 구독료뿐일까.

자사 앱으로 배달 주문을 받는 것과 배달 앱을 통해 배달 주문을 받는 것은 차이가 있다. 바로 고객 데이터가 어디에 쌓이느냐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떤 성별이, 어떤 나이대가, 어떤 경로를 거쳐 어떤 취소를 하고, 어떤 메뉴를 선택하는지. 이런 빅데이터를 내가 가질 수 있느냐 배달 앱이 가지느냐가 다르다.

내 주고객을 파악하고 내 사업을 확장시키려면 당연히 이 고객 빅데이터를 내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 홍보, 이벤트, 쿠폰, 할인 같은 혜택을 주력해서 줘야 하는 타깃 고객도 이 빅데이터가 있어야 파악할 수 있다. 최소 예산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것이 빅데이터에 달려 있다. 그래서 많은 업체들이 앞다투어 회원 가입을 시키고 이벤트를 하고 최대한 자사 앱에 사람들을 모으려 하는 것이다.

작은 음식점들도 자사 앱으로 고객을 유도하고 싶다. 이 니즈를 위메프오가 파악해서 틈새시장을 공략해 앱 개발, 구독료 사업을 한 것이다. 또 위메프오가 제작한 앱이므로 일정 고객 데이터는 위메프오도 가지게 되니 음식업 빅데이터도 가지게 되는 이점이 있다.

이런 전략을 쓰는 업체는 꽤 많다. 네이버도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개별 업체들이 네트워크, DB, AI, 프레임워크 등을 사용하여 각자 앱 커스터마이징을 하게 해준다. 아무리 작은 사업이라도 빅데이터를 어떻게 축적하고 인사이트를 얻어 사업을 지속 개선시키느냐 아니냐가 결국 큰 격차를 만든다.

 생성형 AI와 플러그인

요즘 고객들은 챗GPT 같은 AI 비서와 채팅을 하다가 원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그 자리에서 바로 예약, 구매해 버린다. 챗GPT에게 이구아수폭포 여행 5박 6일 계획을 짜고 예약해 달라고 해보자. 챗GPT는 그 자리에서 바로 해준다. 여행사 사이트를 연결해주거나, 전화번호를 주거나, 항공 사이트 링크를 주는 것이 아니다. 

챗GPT는 어떻게 그 자리에서 바로 예약을 다 해주는 것일까. 채팅을 하는 중 백그라운드에서 어떻게 작업을 하는 것일까. 여행 예약 사이트인 익스피디아와 챗GPT는 플러그인으로 연결되어 있다. 챗 GPT가 플러그인 서비스인 익스피디아에 가서 이 고객에게 적절한 여행 프로그램, 숙박, 항공을 찾아 제안해주고 예약해주는 것이다. 

정기예금을 들고 싶은데 지금 가장 금리가 높은 곳으로 1년짜리를 알아보고 있는 당신. 챗GPT에게 말을 걸며 정보를 수집한다. 상담을 하다 챗GPT가 가장 나에게 알맞은 금융 상품을 추천해주고 가입해준다. 

챗GPT와 여행, 금융, 제조, 음식, 예술 등 수많은 서비스가 지금도 이미 연결되어 있고 계속 연결이 될 것이다. 플러그인으로 서비스와 비즈니스가 많이 연결되면 연결될수록 챗GPT가 할 수 있는 일도 늘어난다. 특정 일 하나뿐 아니라 그 일과 연관된 파생 상품, 세트 이벤트도 있을 테니 기하급수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는다.

 플러그인 개발 업체라면

챗GPT를 통해 바로 할 수 있는, 더욱 다양하고, 더욱 편리하고, 더욱 재미있는 플러그인에 대한 니즈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말이다. IT업체에서는 이 플러그인 자체, API 자체에 대한 파이도 매력적인 먹거리다.

이 플러그인을 이용한 고객의 수가 늘면 늘수록 양질의 빅데이터가 쌓일 테니 챗GPT의 고객 취향 적중률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다. 어떤 플러그인을 어떻게 개발하면 핫할지 역시 빅데이터가 답을 준다. 

 고객을 찾아야 하는 업체라면

고객이 점심 시간에 역삼역 주변에 출장 갔다가 “여기 맛집 찾아줘” 라고 챗GPT에게 말을 걸었다 치자. 챗GPT와 플러그인에 연결되어 역삼역 주변에서 추천, 예약 가능 목록에 뜨는 업체와 아닌 업체는 매출 차이가 현격히 벌어질 것이 확실하다.

고객이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이틀 뒤 독일 출장 가장 빠른 직항 항공편 찾아줘”라고 챗GPT에게 도움을 청했다. 플러그인에 연결되어 리스팅되는 항공 서비스, 그 일정에 딱 맞아떨어지게 리스팅되는 호텔 서비스 후보군에 내 회사가 뜨냐 안 뜨냐는 중요한 문제다. 후보군에 뜬다 해도 최상위에 가장 최적화된 일등 후보로 뜨느냐도 문제일 테고.

이제는 길을 걷다 우연히 보이는 상점에 들어가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이 없다. 노트북도, 모둠 순대도, 운동화도 빅데이터와 챗GPT를 통해 최고의 매장을 고객이 미션처럼 찾아가는 시대다.  
“로켓에 올라타세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할 때는 많은 충격이 있고 커리어는 알아서 성장하게 되어 있습니다. 로켓에 자리가 나면 그 자리가 어디건 따지지 말고 우선 올라타세요.” 메타 COO 세릴 샌드버그의 말이다. 

정순인 ‘당신이 잊지 못할 강의’ 저자·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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