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범죄도시4' 마동석 "관객들께 즐거움 드리는 일이 유일한 목표"

신영선 기자 2024. 4. 27.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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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마동석.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14년 전 마동석이 작은 골방에서 나홀로 기획했던 영화 '범죄도시'가 시리즈를 거듭하며 실패 없는 텐트폴 영화로 자리 잡았다. 매번 새롭게 등장하는 빌런과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을 지탱하는 출연진, 그리고 통쾌한 액션과 코미디가 시리즈는 매 시리즈마다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내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영화로 단단하게 자리 잡은 '범죄도시' 시리즈에는 강력한 주먹 한 방으로 세계관을 사로잡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있다.

2017년 시리즈의 첫 편을 선보인 '범죄도시'는 688만 명의 관객을 모은 뒤에는 2022년과 2023년 연 이어 개봉한 2편과 3편이 각각 1269만 명, 1068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2연속 '천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2024년에 들어선 이후 극장가에서는 '파묘' 외에 뚜렷한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범죄도시4'의 개봉이 예비 관객들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범죄도시4' 제작자 겸 주인공인 마동석과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마동석은 시리즈를 8편까지 만드는데 모자라 스핀오프까지 염두에 뒀다며 프랜차이즈 영화에 대한 강력한 포부를 드러냈다. 

"사실 2편과 3편 개봉 시기에는 영화계가 어려웠어요. 너무 운 좋게 큰 성과를 얻게 됐죠. 개인적으로는 4편까지가 1부라고 생각해요. 숨 고르기를 하고 다음 시리즈의 대본을 준비 중입니다. 잘 뽑아내려고 해요. 다른 작업보다 대본이 가장 어려워서 그 부분에 시간 할애를 많이 하고 있어요. 3편과 4편의 색깔을 다르게 했는데 저 나름으로는 만족스러웠죠. 이번 '범죄도시4'를 분기점으로 두기보다는 1부가 끝났다는 느낌이에요. 중점을 둔 부분은 엔터테이닝하고 시원하면서도 유머가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고 충실했죠. 저 자신이 지루한 걸 싫어해요. 5편, 6편은 기획은 해 놨지만 요즘 범죄들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는 현상들이 있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신경 써서 작업하고 있어요. '이게 범죄도시야?' 싶게 완전히 다른 느낌도 있고, 좀 더 글로벌한 느낌도 있어요. 8편 이후에는 스핀오프도 생각 중이에요"

'범죄도시'는 매번 빌런의 전투력과 연기력이 회자되곤 한다. 시즌1의 장첸(윤계상 분)부터 시즌2 강해상(손석구 분), 시즌3 주성철(이준혁 분), 시즌4의 백찬기(김무열 분)과 장동철(이동휘 분)까지 매번 관객들을 오싹하게 만드는 매력으로 시리즈의 세계관을 더 탄탄하게 완성시킨다. 앞서 한 인터뷰를 통해 1편의 빌런 윤계상을 호랑이, 2편 빌런 손석구를 사자로 비유했던 마동석은 이번 빌런 김무열과 이동휘를 '흑표범'과 '뱀'으로 표현했다.

"김무열 배우의 액션신을 찍고 나서는 스태프들 사이에서 흑표범 같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다크하고 날렵하면서도 무시무시한 느낌을 받았죠. 브레인으로 활약하며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있고, 또 주변을 해하는 폭력배도 있잖아요. 이동휘 배우는 브레인이면서도 같이 일하는 사람을 서슴없이 해치우는 잔인한 습성도 있어요. 먹이를 꿀떡하고 삼키는 뱀 같은 부분이 바로 그렇거든요. 또 1편의 장이수가 들개 같은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장이수는 마석도에게 '헬로키티'(애니메이션 캐릭터) 같은 친구라고 생각해요."

배우 마동석.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통쾌한 액션이다. 마동석은 배우 김무열의 매력에 대해 묻자 "너무 좋은 사람이죠"라며 그의 단검 액션을 '범죄도시4'의 특별한 볼거리로 꼽았다.

"김무열 배우는 연기는 물론이고 액션 자체도 매우 훌륭해요. 연기력과 액션을 이 정도로 소화하려면 3개월 준비로는 힘들거든요. 저는 중학교 시절부터 복싱을 했고 늘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액션 연기를 금방 소화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쉽지는 않은 부분이에요. '범죄도시'는 액션이 가장 큰 아이덴티티인데 1, 2편의 빌런은 캐릭터는 잔인하지만 액션이 크게 기술적이지는 않았어요. 반면에 4편 빌런 백창기는 기술력이 많이 요구됐죠. 시리즈 중 가장 전투력이 센 빌런이에요. 꼭 액션이 가능한 배우가 필요했는데, 김무열 배우가 그 부분을 잘 소화해 줘서 고마워요."

이번 시리즈에서는 다시 돌아온 박지환(장이수)의 활약이 특히 두드러진다. "내 하얼빈의 장첸이야" "내 아임다" "또 괴롭히네" 등 코믹한 대사와 연기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던 박지환은 '범죄도시4'에서는 극의 전반을 휘두르며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질 예정.

"장이수에게 개그를 몰아준 건 의도된 부분이죠. 장이수는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극악무도하면서도 유머라는 의외의 면모가 강조돼요. 그런 부분들이 입체적이죠. 앞서 나왔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왔다면 오히려 식상했을 거에요. 그렇지만 나쁜 짓을 하는 본질은 바뀌지 않죠.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빌런에게는 유머 코드가 없어요. 마동성과 형사들, 관련된 인물들에게 유머가 있죠. 의도된 세팅이었어요. 악당에게 유머가 더해지면 약해져 버려요. 이번 시리즈는 마석도의 유머가 많이 줄었는데 실제 형사 분에게 고증된 부분이기도 해요. 한 형사 분은 피해자의 사진을 휴대전화 배경화면으로 하기도 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부분들을 마석도에게 넣다 보니 유머러스한 부분들이 장이수에게 좀 치중된 부분이 있죠."

배우 마동석.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시즌을 거듭하며 마석도의 성장하는 느낌을 받는다는 질문에는 "사실 '범죄도시'는 마석도의 전기라고 표현할 수도 있는데 사건 위주의 영화다 보니 그런 내용은 최소화된  부분이 있어요. 마석도가 조금씩 노련해지죠. 나중에는 승진을 할 수도 있고, 혹은 사건이 터져 안 좋은 보직으로 갈 수도 있구요. 또 큰 사건을 다루면서 다치고 핸디캡이 생길 수도 있죠. 무력이 제한된 상황을 이겨낸다던지 여러 가지 변주를 많이 디자인했어요. 앞으로 나오는 시리즈에서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거에요"라고 답했다.

범죄도시는 1편의 흥행과 입소문에 힘입어 2편과 3편 모두 '쌍천만' 흥행의 대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시리즈를 거듭하며 기대감이 높아진 관객들의 평가는 더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전작인 3편은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빌런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제작자로서의 고뇌가 깊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일 것 같은데.

"부담감이요? 크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범죄도시'라는 프랜차이즈가 계속되는 게 저희한테는 역사적이죠. 사실 손익분기점이 목표예요. 요즘은 좋고 재밌는 영화도 흥행이 잘 안 돼요. 영화 시장이 부흥기도 아니고, 저희는 저희 나름의 것들을 열심히 해서 관객들의 기대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작게 시작했고 예상도 못 하게 스코어가 커졌는데, 처음 목적대로 생각하는 영화를 만들기보다는 즐거움을 더 드리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를 통해 '마석도'라는 인물을 더 견고하게 만들어내는 캐릭터 배우가 되고 싶다면서 프랜차이즈 영화에 대한 포부도 다시 한번 되새겼다. 그는 '범죄도시'로 관객들에게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즐거움을 더 드리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사실 프랜차이즈 영화에 대한 막연한 생각은 20년 전부터 가지고 있었어요. 14년 전 골방에서 혼자 기획했죠. 1편을 찍고 나서 '프랜차이즈로 만들거다'라고 말하니 '일단 잘 돼야 만들던지'라는 반응들이었어요. 다행히 1편이 잘 됐죠. 어릴 때 영화 '록키' 시리즈를 보고 복싱을 시작했어요. 나중에 보니 그게 프랜차이즈 영화더라구요. 시리즈마다 호평과 혹평이 다양했지만 뚝심 있게 만드는 부분이 저에게는 좋게 다가왔어요. 쉽지는 않겠다 싶으면서도 꼭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었죠. '범죄도시' 이후에도 누군가 용기를 내서 우리나라에 다른 프랜차이즈 영화가 나올 수 있으면 좋겠어요."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eyore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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