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거부해야할 법이라면, 백번 천번이든 거부권 행사해야”

신나리 기자 2024. 4. 27.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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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키 플레이어] 〈2〉 국힘 원내대표 유력 이철규 의원
“영남 자민련, 지지층 폄훼 말아야
당원 100%룰 이번 개정엔 반대… 친윤 결사체 없어, 오히려 불이익
원내대표 ‘답정이’? 나일 필요 없어… 선수 될지 조력자 될지 결정할 것”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찐윤’(진짜 친윤석열)으로 불리는 이 의원은 ‘찐윤’ 수식어에 대해 “(그렇게 불러도) 괜찮다. 대통령과는 공적 인연”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실과 당의 방향성은 같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계속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부담을 유도해도, 거부해야 할 법안이라면 100번이든 1000번이든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4·10총선에서 3선 고지에 오른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은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말과 행동을 조심하지 않으면 국민이 압도적인 제1당에 대한 신뢰를 언제 거둬들일지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나선 민주당 인사들의 중립성을 부정하는 발언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견지할 필요가 없다’고 막가파식으로 나오는데, 군사정권 시절에도 이런 승자 독식의 국회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찐윤’(진짜 친윤석열)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 의원은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읽고 전달하는 당정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국민의힘 차기 유력 원내사령탑으로 꼽힌다. 이 의원은 출마 여부 질문에 “꼭 저일 필요는 없다”면서도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을 때 주저하는 삶을 살지 않았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총선에서 수도권 122석 중 19석만 얻는 참패에 대해선 “세련되지 못한 캠페인으로 부족했다. 누구의 잘못인지는 평가하지 않겠다”고 했다. 친윤계 해체에 대한 질문에는 “(친윤계 공부모임인) 국민 공감도 해체할 것이 있나. 21대가 끝나면 소멸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인터뷰는 국회 이 의원실에서 1시간 45분간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친윤 그룹에서 ‘답정이’(답은 정해져 있다, 원내대표는 이철규) 주장이 나온다.

“차기 원내대표는 야당과 타협도 하고 잘 설득하면서 국민에게 도움 되지 않는 건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동시에 당 내부와 당원과 소통을 잘할 사람이 하는 게 좋다. 그게 저일 필요는 없다. 저도 누군가를 설득하고 있다. 다만 지금 비대위원장도 못 구하는 국민의힘이라는 비판이 나오는데 원내대표도 못 구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 어려움이 있을 때 주저하는 삶을 살지는 않았다. 바둑을 두는 선수가 될지 뒤에서 돕는 조력자가 될지 당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결정하겠다.”

―내부에선 ‘나-이 연대’(나경원 당 대표, 이철규 원내대표) 이야기도 나온다.

“괴이한 이야기다. 외부에서 만들어놓은 하나의 프레임이다. 경쟁자들이 나 전 의원에게 피해를 주려고 하는 소리로 들린다. 굉장히 당혹스럽고 황당한 얘기다.”

―총선 패배 후 당내에서 ‘수포당(수도권포기당)’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왜 그런 표현을 스스로 하나. 선거 캠페인이 세련되지 못하긴 했지만 과한 표현이다. 여당은 정책과 비전 미래를 말했어야 했다. 감성적으로 접근하지 못했다. 민주당에 비해서 감성적으로, 감칠맛 나게 국민들께 다가가지 못했다. 부족한 건 사실이다.”

―영남 지도부가 아닌 수도권 인사들로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나.

“사람이 바뀐다고 무조건 수도권 대책이 바뀌나. 어느 지역 출신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말이 맞는가. 비호감인 사람이 수도권이면 괜찮나. 도로영남당이니 영남자민련이니 하는데 영남은 우리 당을 지키는 핵심 지지층 또는 지역이다. 그렇게 함부로 폄훼하면 안 된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 100% 투표 룰을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선거를 앞두고 선거의 룰을 바꾸는 것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그 이중대 정당들이 일방적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만든 것과 뭐가 다른가. 지금 바꾸면 누구에게 유리하니 불리하니 말이 또 나올 것이다. 정 바꿀 필요가 있다면 새 당 지도부가 결정하면 된다.”

―친윤 그룹이 바뀌어야 한다는 시선이 있다. 발전적 해체도 가능한가.

“이게 무슨 결사체가 있는 게 아니잖나. (친윤 공부모임이라 부르는) 국민공감에는 안철수 의원도 있고 친유승민계 의원들도 있다. 누가 정보를 독점하고 공직을 독점하는 일이라면 비판받을 일이지만, 친윤이라고 불리는 사람들 중 누가 공직을 받은 게 있나. 오히려 장제원 의원은 선거도 못 나가고 불이익을 받았다.”

―총선 참패 원인을 두고 대통령실 책임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책임론 등 의견이 분분하다.

“거기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겠다. 네 탓 내 탓 하고 싶지 않다. 우리 모두가 부족했기 때문에 진 것이다. 선거 치르는 입장에선 대통령께서 국민들이 듣기 좋은 이야기 속 시원하게 해주셨으면 했지만 당신 개인의 인기를 생각하지 않고 국민만 보고 국익을 위해 나아가는 게 바보스럽단 생각도 한다.”

―총선 끝나고 한 전 위원장과 연락했나.

“통화했다. 우리가 싸운 것으로 생각하나. 아니다. 장동혁 전 사무총장과도 얼마 전 사무실에서 차 마셨다.”

―민주당이 해병대 채 상병 특검 등 특검 정국을 밀어붙일 기세다.

“채 상병 사건은 간단한 사건이다. 공수처가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을 때 특검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다수당이 되면 국회 검찰청을 만들 것인가.”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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