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 혁신적 디자인, 시공 초월한 마법에 홀리다

윤경희 2024. 4. 2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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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럭셔리 브랜드의 진수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의 전시장 모습. 오랜 시간을 머금은 일본 오야석이 채석장처럼 거친 느낌을 연출해 내고 있다. 불상 제작 장인이 1000년 이상 된 나무를 깎아 만든 토르소에 걸린 까르띠에의 네크리스가 빛을 발하고 있다. 최영재 기자
중앙일보와 서울디자인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전시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Cartier, Crystallization of Time)’이 오는 5월 1일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다. 까르띠에가 특별 협력사로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6월 30일까지 두 달에 걸쳐 진행된다.

전시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를 대표하는 까르띠에의 예술적 소장품 300여 점을 한자리에 선보인다. 소품으로서의 주얼리를 넘어 유럽 근대 장식미술의 양식과 흐름을 살펴보고 보석 공예의 예술적 가치를 발견해 보는 기회다. 2019년 일본 도쿄국립신미술관에서 처음 열렸던 전시의 재현으로, 국내에서 대규모 까르띠에 소장품 전시가 열리는 건 2008년 ‘까르띠에의 예술’전 이후 16년 만이다.

중앙일보·서울디자인재단 공동 주최

까르띠에 뚜띠 프루티 힌두 네크리스. 1936년 재봉틀 기업 싱어의 상속녀 데이지 펠로즈가 처음 주문·제작했다가 63년 리디자인 됐다. [사진 까르띠에]
지난 26일 오후, 전시 오프닝 행사가 DDP 아트홀 2관에서 열렸다. 주최사인 중앙일보와 서울디자인재단, 특별협찬사인 까르띠에 등 관계 인사들이 모여 테이프 커팅과 함께 행사 시작을 알렸다.

이 자리에서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까르띠에와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했다”며 “이번 행사는 중앙일보와 까르띠에가 공유하는 가치와 비전을 상징하는 하나의 사건”이란 인사말로 의미를 더했다. 이경돈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도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은 DDP는 한국 600년 역사를 간직한 건축물이자 과거와 현재·미래의 시간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시간에 대한 공통적인 맥락에서 전시를 준비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189.345캐럿 오팔을 중심부에 세팅한 브레이슬릿(2015 제작). [사진 까르띠에]
지난 35년간 까르띠에가 총 41번에 걸쳐 벌인 세계 곳곳의 전시는 국가 혹은 도시 주도의 공신력 있는 기관 주최로 열렸다. 지난 3월까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전시 ‘까르띠에, 이슬람 영감과 모던 디자인’은 루브르 아부다비, 파리 장식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프랑스 뮤지엄이 공동 주최했다.

이번 서울 전시에선 까르띠에의 1970년대 이후 현대 작품 디자인과 더불어 20세기 시작의 초기 작품들과의 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시간’을 축으로 ▶소재의 변신과 색채 ▶형태와 디자인 ▶전 세계를 탐구하는 호기심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까르띠에의 혁신적인 디자인 세계를 탐구한다.

다이아몬드가 빼곡히 세팅된 브레이슬릿(2017 제작). [사진 까르띠에]
‘소재의 변신과 색채’ 챕터에선 소재와 색채를 통한 까르띠에의 혁신적인 디자인을 창조하기 위한 조망한다. 20세기부터 다이아몬드 광채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장치로 사용했던 플래티늄 활용법부터 다양한 유색 보석을 풍성하게 조합한 ‘뚜띠 프루티(Tutti Frutti, ‘모든 과일’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디자인까지 까르띠에의 하이주얼리에 대한 독보적인 노하우를 확인할 수 있다.
1918년 만들어진 미스터리 클락. [사진 까르띠에]
이어지는 ‘형태와 디자인’ 챕터에서는 순수한 선과 형태로 디자인의 본질을 담아낸 ‘에센셜 라인’과 ‘스피어’, 건축 기법을 주얼리에 대입한 ‘뉴 아키텍처’ 등 작품을 통해 주얼리와 무관한 영역에서 어떻게 아름다움의 영감이 탄생하는지 탐색해 볼 수 있다. 마지막 ‘범세계적인 호기심’ 챕터에선 세계의 문화, 동·식물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1000년 나무로 만든 토르소 등 활용

전시의 첫 작품인 역행 시계. 스기모토 히로시 신소재연구소 창립자가 이번 전시를 위해 만든 설치작품이다. 윤경희 기자
300여 전시품 중 눈여겨 볼 작품도 따로 있다. 재봉틀 회사 ‘싱어 그룹’ 상속녀인 데이지 펠로즈가 1936년 주문·제작한 뒤 자신의 딸에게 물려줬던 ‘뚜띠 프루티 힌두 네크리스’, 그리고 189.345캐럿 오팔을 중심부에 세팅한 2015년 작 브레이슬릿이다. 지금껏 공개가 쉽지 않았던 작품으로, 관람 중 놓치면 안 되는 몇 안 되는 희귀 보석이다.
26일 열린 전시 오프닝 행사에서 진행한 테이프 커팅식. 왼쪽부터 김쎄라 까르띠에 코리아 사장, 김종윤 중앙일보 광고사업총괄, 사카키다 토모유키 신소재연구소 공동 창립자, 신연균 아름지기 이사장, 피에르 레네로 까르띠에 이미지·스타일&헤리티지 디렉터, 이경돈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 홍정현 온지음 대표, 메르세데스 아브라모 까르띠에 커머셜 부문 부회장. 최영재 기자
내부를 어두컴컴하게 연출해 숨 막힐 정도로 관객을 압도하는 전시 공간 디자인은 5년 전 동일한 주제의 도쿄 전시와 마찬가지로 아티스트 스기모토 히로시와 건축가 사카키타 토모유키가 이끄는 신소재연구소가 맡았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돌과 나무 같은 자연 소재와 현대적인 소재를 연구하고 매칭하는 것으로 유명한 곳으로, 이번 전시에선 일본의 오랜 오야석과 1000년 이상 된 나무를 불상 조각 장인이 만든 토르소 등을 활용해 주얼리 작품과 조화를 꾀했다. 특별히 이번 행사에는 중앙화동재단 부설 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과 협력, ‘유산’을 상징하는 한국 전통 소재를 전시장 곳곳에 배치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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