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가 웃었다…日 이와세 넘어 아시아 신기록에 더 큰 의미가 있는 이유 “후배들도 목표잡을 수 있지 않겠나”[스경X인터뷰]

김하진 기자 2024. 4. 26.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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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이 26일 고척 키움전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고척 | 김하진 기자



삼성 오승환이 26일 고척 키움전을 마치고 선수들의 물세례를 받았다. 고척 | 김하진 기자



살아있는 전설 삼성 오승환(42)이 또 하나의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다.

오승환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9회 등판해 3-0의 점수차를 지켜냈다.

3-0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최주환, 고영우를 연속으로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어 김재현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긴 했지만 변상권을 삼진아웃으로 돌려세우면서 경기를 끝냈다.

이날은 선수단이 특별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평소 경기가 끝나면 오승환과 포수 강민호가 함께 하늘을 향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선보이곤 했는데 이날은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이 모두 마운드에 모여 같은 동작을 취한 것이다.

특별한 기록이 나왔기에 선수단이 모두 모였다. 이날 기록한 오승환의 세이브는 통산 408번째였다. 경기고-단국대를 졸업한 뒤 200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5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은 오승환이 KBO리그에서만 올린 세이브 개수가 408개가 됐다.

이는 아시아 단일리그 최다 세이브 최다 신기록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에서 뛰었던 이와세가 기록한 407세이브였다.

오승환은 데뷔 첫 해인 2005시즌 16세이브를 올리며 첫 해부터 두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했다. 다음 시즌에는 무려 47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이 부문 타이틀 홀더도 따냈다.

이를 시작으로 오승환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성장했다. 2008년(39세이브), 2011년(47세이브), 2012년(37세이브), 2021년(44세이브) 등 세이브에 있어서는 오승환이 트로피를 계속 거머쥐었다.

26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전에서 오승환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승환이 2013시즌을 마치고 일본, 미국 등 해외 진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KBO리그에서만 올린 세이브로 신기록을 달성했다는 것은 더 큰 의미가 있다. KBO리그에서만 꾸준함을 자랑하면서 세이브를 쌓아올렸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 오승환은 2년 계약으로 잔류했다. 올시즌 개막 전까지 외부 FA 영입으로 삼성에 합류한 김재윤과 마무리 투수 경쟁을 하다가 스스로 경쟁에서 이겨내 자신의 자리를 지켜냈다. 그리고 꾸준하게 뒷문을 지켜내면서 결국 대기록을 달성했다.

오승환이 가장 의미를 두는 건 일본프로야구보다 역사가 짧은 KBO리그에서 달성했다는 점이다. 일본프로야구는 1934년 출범했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보다 48년이나 앞섰다. 그럼에도 이제 오승환보다 더 많은 세이브를 올린 일본 투수는 없다. 대만도 마찬가지다.

오승환은 “내색은 안 했지만 오래전부터 이 기록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원래 기록에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KBO리그는 일본에 비하면 역사가 많이 짧지 않나. 그런데 단일 리그에서 최다 세이브를 올렸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했다.

26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전에서 KBO리그 408 세이브를 세우며 단일리그 통산 아시아 최다 기록을 수립한 삼성 오승환이 경기를 마무리 지은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후배들을 위한 길을 열어줬다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 오승환은 “이런 기록들이 나옴으로써 어린 선수들도 이 기록을 목표로 잡고 할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아시아 최다 세이브에 대한 욕심은 사실 조금 있었다”며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경기 전부터 선발 투수 원태인과도 이 기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선수단 모두가 오승환의 기록을 알고 있었다. 오승환은 “선수들이 다 알고 있었다. 경기 끝나고 마운드에서 이야기를 해줬다. 다같이 세리머니를 해줘서 기분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선수단은 마운드 위에서의 세리머니에 그치지 않고 경기 후에도 오승환에게 아낌없이 물세례를 쏟아냈다.

또 오승환이 자부심을 가지는 점은 삼성이라는 한 팀에서만 올린 기록이라는 점이다. 그는 “한 팀에서 이런 기록을 세운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오승환은 “408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정말 뒤에서 삼성 선수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 모여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고척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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