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돌입 선언한 국영방송…이유가 뭐길래

한재범 기자(jbhan@mk.co.kr) 2024. 4. 26.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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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국영방송 라이(Rai)가 정부의 방송 장악에 항의하기 위해 다음 달 파업에 돌입한다고 현지 일간지 일 파토 쿼티디아노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시그라이는 "라이를 정부의 선전도구로 전락시키려는 시도, 보도국 인원 부족, 성과급에 대한 합의 취소, 임시직의 정규직 전환 실패 등 저널리즘 업무에 대한 질식할 듯한 통제가 파업의 이유"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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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노조, 24시간 파업 선언
정부 외압·인력 부족·성과급 등 불만
정권 비판 출연자 사전 검열 논란도
이탈리아 국영방송 라이(Rai) [사진 출처 = 이탈리아 노바 통신 캡처]
이탈리아 국영방송 라이(Rai)가 정부의 방송 장악에 항의하기 위해 다음 달 파업에 돌입한다고 현지 일간지 일 파토 쿼티디아노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이의 기자 노조인 우시그라이는 이날 “5월 6일 오전 5시 30분부터 7일 오전 5시 30분까지 24시간 파업을 벌이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우시그라이는 “라이를 정부의 선전도구로 전락시키려는 시도, 보도국 인원 부족, 성과급에 대한 합의 취소, 임시직의 정규직 전환 실패 등 저널리즘 업무에 대한 질식할 듯한 통제가 파업의 이유”라고 주장했다.

라이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 외압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유명 작가 안토니오 스쿠라티의 토크쇼 출연이 막판에 취소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는 토크쇼에서 이탈리아 해방기념일(25일)을 맞아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읽을 예정이었다. 글에는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그의 집권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이 네오파시스트의 노선과 완전히 결별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담겼다.

멜로니 총리가 파시즘 창시자 무솔리니를 추종하는 네오파시스트 정당인 이탈리아사회운동(MSI)에 정치적 뿌리를 두고 있다. 멜로니 총리는 그간 모든 형태의 전체주의에 대해 비난을 가하는 등 적정한 거리를 유지해왔다. 다만 자신의 정치성향을 ‘반-파시스트적’이라고 규정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항상 답변을 피해왔다.

야당과 언론단체들은 스쿠라티가 현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을 방송에서 말하지 못하도록 라이 측에서 원고를 사전 검열해 방송 출연을 취소한 것 아니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라이 측은 그가 과도한 출연료를 요구해서라며 “구체적이지 않은 편집상의 이유 때문에 검열됐다”고 밝혔다. 다만 사전검열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 역대 정부는 라이의 고위직에 자기 진영 인사를 내리꽂는 ‘낙하산 인사’로 방송을 장악했다. 라이의 이사·사장 임명권이 여당에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라이의 고위 직위들은 여당 인사들의 충성심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부여되곤 했다”고 말했다. 라이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낙하산 사장’을 근절해야 한다는 논의는 수년째 이어져 왔지만 여전히 그 결실을 맺진 못했다.

멜로니 총리가 2022년 10월 취임한 이후 라이의 스타 진행자들이 정부의 간섭에 불만을 토로하며 잇달아 떠났다. 지난 15일에는 ‘국민 MC’ 아마데우스마저 라이를 떠나겠다고 선언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또한 이탈리아 내에선 Fdl이 내놓은 명예 훼손 처벌법이 언론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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