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부 동원해도 12일째 못 찾은 ‘옥정호 실종자’ 미스터리

‘낮은 수온 탓’ 추정…경찰 “수중 뿐 아니라 수변도 수색”

지난 23일 소방 당국 관계자들이 전북 임실군 옥정호에서 실종된 건설사 대표 A씨를 찾기 위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새만금 육상태양광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 온 전북지역 건설사 대표 A(64)씨의 실종이 26일로 12일째를 맞았다. 경찰과 소방 당국이 연일 100여 명의 인력과 잠수부, 무인기(드론)까지 투입해 실종 당일 A씨의 차량이 발견된 임실군 옥정호 주변을 훑고 있는데도 현재까지 별다른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A씨의 실종이 장기화하면서 밀항·납치 등 의혹이 제기되고 했으나, 경찰은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낮은 수온 탓에 수색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현재 옥정호의 수온은 가장 깊은 곳(수심 30ｍ)을 기준으로 7∼8도에 머무르고 있다.

옥정호는 섬진강댐을 만들면서 생긴 인공호수로, 영농철을 앞두고 물을 많이 가두는 바람에 대부분의 수심이 10∼20ｍ를 기록하고 있다.

경찰은 실종자가 물에 빠졌다면 수온이 최소 15도 이상이어야 열흘 이내에 시신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보통 물에 잠긴 시신은 부패가 진행되면서 몸 안에 가스가 생겨 물 위로 떠오르는데, 수온이 너무 낮을 경우 부패가 더디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름에는 3∼4일이면 물에 빠진 시신이 떠오르지만, 겨울에는 한 달 가까이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실종 단계이기 때문에 여러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며 "수중 뿐 아니라 산으로 둘러싸인 수변에서도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A씨의 부인은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쯤 "검찰 조사를 받은 남편이 힘들다고 말한 뒤, 집을 나갔다"며 경찰에 실종 사실을 알렸다.

경찰은 전주에서 약 30분 거리인 옥정호 인근에서 A씨의 차량을 발견하고, CCTV를 통해 실종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수변 데크를 걸어가는 장면도 확인했다.

A씨가 운영하는 건설사는 2020년 새만금 육상태양광 발전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감사원은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군산시가 친분이 있는 특정 업체에 혜택을 줬다고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군산시와 해당 업체를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를 불러 조사했다.

A씨는 건설 경기 침체로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자금 압박도 받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