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게임노트] 1위 KIA 멘붕 빠뜨린 신민재 폭풍 질주… LG, KIA에 짜릿한 역전승으로 기선 제압

김태우 기자 2024. 4. 2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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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정적인 주루 플레이로 팀을 승리로 이끈 신민재 ⓒ곽혜미 기자
▲ LG 타선은 박해민이 4타수 3안타 1볼넷 3타점으로 맹활약했고, 문성주가 3타수 2안타, 오지환이 4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신민재는 4타수 2안타를 기록함은 물론 주루에서도 빛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치열했던 경기를 지배했던 것은 투수전이나, 타격전보다는 어쩌면 한 선수의 발이었다. 신민재의 폭풍 질주로 결승점을 뽑은 LG가 주말 3연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LG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와 경기에서 1-5로 뒤진 경기를 중반에 역전한 끝에 7-6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연승을 기록한 지난해 우승팀 LG(15승13패2무)는 중·상위권 도약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반면 리그 1위 KIA(20승8패)는 아쉽게 3연승 행진이 끊겼다.

LG는 선발 김윤식이 3이닝 동안 7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으나 조기에 불펜을 가동하며 KIA의 공세를 막아낸 끝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세 번째 투수 정우영이 1이닝 무실점, 그리고 경기 막판에 나선 이우찬 김진성 유영찬이 힘을 내며 1점 리드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박해민이 4타수 3안타 1볼넷 3타점으로 맹활약했고, 문성주가 3타수 2안타, 오지환이 4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신민재는 4타수 2안타를 기록함은 물론 주루에서도 빛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반면 KIA는 선발 제임스 네일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5이닝 5피안타 4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전상현이 ⅔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타선에서는 김도영이 2안타 2타점, 이창진이 2안타, 최형우가 2안타, 소크라테스가 2안타 1타점을 기록했으나 수비 문제가 아쉬웠다.

◆ 정우영 1군 드디어 복귀, 또 왼손 만난 KIA가 초반 신이 났다

LG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두 명의 익숙한 얼굴이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경기력 조정차 2군에 있던 필승조 자원인 정우영, 그리고 한때 팀 선발진의 멤버였던 좌완 김윤식이었다. LG는 지난 주말 더블헤더를 치른 탓에 디트릭 엔스의 휴식일을 하루 벌어주기 위해 일찌감치 이날 김윤식 선발을 예고하고 있었다. 경기력 조정에 나선 정우영의 경우 1군 코칭스태프나 2군에서 판단하기보다는 정우영 스스로의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했는데 정우영의 요청으로 이날 콜업이 결정됐다.

▲ 전체적으로 어수선했던 수비와 불운 속에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제임스 네일 ⓒ곽혜미 기자
▲ 이날 1군에 돌아온 선발 김윤식은 3이닝 동안 7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곽혜미 기자

염경엽 LG 감독은 만약 김윤식이 이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열흘마다 한 번씩 선발진에 넣어 기회를 줄 뜻을 드러냈다. 이렇게 되면 김윤식도 한 달에 세 차례 정도 등판하며 1군의 감을 이어 갈 수 있고, 나머지 선발 로테이션 멤버들도 하루 이틀씩 추가 휴식을 가질 수 있어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정우영에 대해서는 자신의 생각보다는 빨리 돌아왔다면서 일단 편안한 상황에 넣어 경기력을 테스트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LG는 이날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좌익수)-오스틴(1루수)-문보경(3루수)-김범석(지명타자)-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신민재(2루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 투수는 김윤식이었다. 2021년 7승, 2022년 8승을 거두며 국가대표팀 좌완으로도 성장한 김윤식은 올해 1군 첫 등판이었다. 통산 KIA를 상대로는 11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3.27로 비교적 잘 던진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맞서는 KIA는 이날 박찬호(유격수)-이창진(우익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1루수)-소크라테스(좌익수)-김선빈(2루수)-김태군(포수)-최원준(중견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은 올해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었던 우완 제임스 네일이었다. 네일은 시즌 5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14의 좋은 성적을 거뒀고, 지난 4월 9일 LG전에서 7이닝 무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승리투수가 된 경험이 있었다.

KIA는 이미 지난 이틀간 고척돔에서 키움의 좌완 선발을 보고 온 상황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LG 선발진 또한 주말 3연전에서 김윤식, 디트릭 엔스, 그리고 손주영이라는 좌완 트리오로 이어질 예정이었다. 이 경우 플래툰에 의해 빠지는 좌타자들의 출전 기회가 오락가락해 타격감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범호 감독도 최대한 한 타석이라도 기회를 주려고 한다면서 다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승권 후보끼리 맞붙는 경기인 만큼 경기는 내내 치열했다. 선취점은 LG의 몫이었다. LG는 1회 선두 홍창기가 볼넷을 골랐고, 박해민이 중전 안타를 치며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다만 무사 1,2루에서 김현수의 강한 타구를 2루수 김선빈이 몸을 던져 잡아내는 동시에 귀루하지 못한 2루 주자 홍창기까지 잡아내며 아웃카운트 두 개가 한꺼번에 올라갔다.

하지만 여기서 오스틴이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3루타를 치며 아쉬움을 달랬다. 중견수 최원준이 끝까지 쫓아가 글러브를 댔으나 이를 외면했다. LG의 선취점이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다만 2사 3루에서 문보경이 투수 땅볼에 그치며 추가점은 없었다.

▲ 1회 적시 3루타를 친 오스틴 ⓒ곽혜미 기자
▲ 3회 선두 박찬호가 깔끔한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이창진이 우중간 2루타를 치며 무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KBO리그 역사상 첫 월간 10홈런-10도루 달성자로 이름을 올린 김도영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치며 2-1로 역전했다. ⓒ곽혜미 기자

1회와 2회 김윤식을 무너뜨릴 기회를 잡고도 후속타 불발, 병살타로 무산됐던 KIA는 0-1로 뒤진 3회 집중력을 발휘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3회 선두 박찬호가 깔끔한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이창진이 우중간 2루타를 치며 무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KBO리그 역사상 첫 월간 10홈런-10도루 달성자로 이름을 올린 김도영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치며 2-1로 역전했다.

KIA는 이어진 무사 2루에서 최형우의 2루 땅볼로 1사 3루가 됐고, 이우성이 우전 적시타를 쳐 3루 주자 김도영을 불러들였다. 이어진 1사 1루에서 소크라테스의 우중간 안타로 1,3루를 만든 뒤 김선빈의 3루 땅볼 때 1점을 더 추가해 4-1까지 앞서 나갔다.

KIA는 4회에는 2사 후 이창진의 좌전 안타로 출루했고, 김도영이 좌중간 안타로 뒤를 받쳐 2사 1,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최형우 타석 때 폭투가 나오며 3루 주자 이창진이 홈을 밟아 5-1로 달아났다. KIA의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듯했다.

◆ 김태군의 어이없는 실수와 그라운드 변수, LG가 경기를 뒤집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은 살아있었다. LG는 1-5로 뒤진 5회부터 차곡차곡 추격전을 개시했다. LG는 5회 선두 오지환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중견수와 좌익수가 모두 처리하지 못한 사이 오지환이 2루까지 파고들었다. 오지환의 주루 센스가 돋보였다. LG는 박동원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으나 1사 2루에서 결정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네일은 신민재를 삼진으로 솎아냈다. 김태군이 이 공을 포구하지 못해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상황이 됐다.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공이 앞으로 떨어졌고, 그냥 1루에 던지면 됐다. 그런데 김태군이 무심코 공을 투수 네일에게 던졌다. 이를 본 발 빠른 신민재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1루로 뛰었고, 결국 신민재가 1루에 먼저 들어가며 2사 2루 상황이 1사 1,2루가 됐다.

네일이 흔들렸고 홍창기가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하며 1사 만루가 됐다. 여기서 KIA는 불운도 따랐다. 박해민의 타구가 2루수 정면을 향하는 듯했다. 그런데 2루수 김선빈 앞에서 튀어 오르며 김선빈의 키를 넘긴 2타점 적시타가 된 것이다. LG의 행운, KIA의 불운으로 네일은 허탈한 듯 베이스 커버를 들어갔다. 이어진 2사 1,2루에서는 문성주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쳐 4-5, 1점차까지 추격했다.

▲ 박해민이 일부러 2루로 뛰어 미끼가 됐고, 유격수 박찬호가 박해민을 쫓아갔다. 여기서 3루 주자 신민재가 홈으로 파고들었다. 박찬호는 중간에 이를 보고 홈으로 공을 던졌으나 신민재의 슬라이딩이 조금 빨랐다. ⓒ곽혜미 기자
▲ 5회 아쉬운 판단 미스를 기록한 김태군은 6회 홈 충돌 과정에서 통증이 있어 결국 교체됐다 ⓒ곽혜미 기자

KIA는 6회 대타 서건창의 우전 안타로 이어진 2사 1루에서 이우성이 몸에 맞는 공을 고른 것에 이어 소크라테스가 큼지막한 적시 2루타를 쳐 6-4로 2점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기세가 오른 LG는 6회 2점 열세를 모두 만회하는 동시에 역전까지 가면서 리드를 되찾아왔다.

LG는 4-6으로 뒤진 6회 1사 후 오지환이 전상현을 상대로 우중간 안타로 출루한 것에 이어 박동원이 볼넷을 고르며 1,2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신민재의 중전 안타 때 중견수 최원준이 공을 한 차례 더듬었고 이를 본 오지환이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와 1점을 만회했다. 이어진 1사 1,2루에서는 구본혁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이후 LG의 발이 빛나는 장면이 나왔다.

박해민이 우익수 옆 안타를 쳤고, 2루 주자 박동원은 홈으로 들어와 동점을 만들었다. 1루 주자 신민재는 3루에 간 상황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협동 작전이 빛났다. 박해민이 일부러 2루로 뛰어 미끼가 됐고, 유격수 박찬호가 박해민을 쫓아갔다. 여기서 3루 주자 신민재가 홈으로 파고들었다. 박찬호는 중간에 이를 보고 홈으로 공을 던졌으나 신민재의 슬라이딩이 조금 빨랐다. LG가 7-6으로 역전하는 순간이었다. LG는 이후 불펜을 총동원해 이 리드를 지키고 승리를 확정했다. KIA는 9회 1사 후 한준수의 내야안타, 2사 후 고종욱의 볼넷으로 2사 1,2루 마지막 찬스를 잡았으나 승부를 되돌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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