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예치금' 둔갑한 보증금…"피해자 수백 명" 수사 착수

노동규 기자 2024. 4. 2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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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임대 관리를 대신해 준다고 했던 업체가 집주인 수백 명에게 줘야 할 돈을 주지 않고 잠적했다는 소식 저희가 얼마 전에 전해 드렸습니다.

[이모 씨/보증금 미반환 피해자 : 저희한테 얘기할 게 아니라 대리업체한테 물어보세요,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업체 번호를 주시는 거예요. 받은 연락처가 6개가 있었는데 싹 연락을 해보니까 다 안 받는 거예요.]

S사는 전국 오피스텔과 지식산업센터 20여 곳에서 주택임대관리를 하는 업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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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피스텔 임대 관리를 대신해 준다고 했던 업체가 집주인 수백 명에게 줘야 할 돈을 주지 않고 잠적했다는 소식 저희가 얼마 전에 전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이뿐 아니라,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세입자도 늘고 있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노동규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25살 이 모 씨는 오피스텔 계약 기간이 끝났지만, 월세 보증금 2천만 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대인인 오피스텔 분양 시행사에 연락했더니, 계약을 대신 체결한 임대관리업체 S사에 따지라 책임을 미루고, S사와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습니다.

[이모 씨/보증금 미반환 피해자 : 저희한테 얘기할 게 아니라 대리업체한테 물어보세요,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업체 번호를 주시는 거예요. 받은 연락처가 6개가 있었는데 싹 연락을 해보니까 다 안 받는 거예요.]

이 씨가 S사와 쓴 월세 계약서를 보면, 보증금 난이 공란으로 비어 있습니다.

S사에 지급한 2천만 원이 '예치금'으로 둔갑해, 계약서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돈이 된 겁니다.

공인중개사와 함께한 계약 때 S사가 자신들의 사업규모를 강조하고 '임대인을 대리해 보증금을 수령한다'는 문서도 제공해, 의심하지 못했습니다.

[보증금이랑 예치금이랑 같은 뜻이라는 거예요. '무슨 은행도 아니고 예치금이 뭐냐' 이러니까, '원래 윗지방에선 그렇게 (용어) 사용을 한다'고 하는 거예요.]

[공인중개사 : 전혀 몰랐죠. 왜냐면 (S사) 현장도 너무 많았고. 그리고 보증금이나 예치금이나 그거는 뭐 단어적인 부분만 차이가 있는 부분이니까.]

S사는 전국 오피스텔과 지식산업센터 20여 곳에서 주택임대관리를 하는 업체입니다.

이 씨처럼, S사와 계약을 맺은 후 돈을 받지 못한 피해자가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보증보험가입 의무가 없는 '위탁관리형' 업체로 등록한 뒤, 사실상 보증금을 취급하는 불법영업을 해 왔지만, 이를 단속해야 할 지자체는 손을 놓고 있고.

국토부는 뒤늦게 실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서울 영등포구청 관계자 :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습니다. 경찰서에서 수사를 해야 할 상황으로 생각합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 (지난 보도 이후) 지자체한테 관리를 좀 잘하라는 공문을 보내놨고요. 저희는 이제 제도 개선을 하는 부분인데, 관리를 강화하는 기준으로 시행령 개정을 진행하고 있어요, 지금.]

피해자들이 제각각 경찰에 고소해 현재 경기 고양경찰서 등이 수사에 착수한 상태로, 전국에 걸친 피해 규모, 임대인, 공인중개사와의 공모 여부를 따지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S사는 현재 일부 피해자에게 돈을 돌려주겠다는 약정서를 써주고 있는 가운데, 기자의 해명 요청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이상학, 영상편집 : 전민규)

노동규 기자 laborsta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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