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에, 국유지에 '불법' 파크골프장…단속 손 놓은 정부·지자체
공원 같은 소규모 공간에서 골프를 즐기는 '파크 골프'가 인기를 끌면서, 파크골프장도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법인데도 아랑곳 않고 골프장을 만들거나, 무단으로 국유지까지 확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탁 트인 잔디밭 위로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사방에서 경쾌한 공소리가 이어집니다.
[딱딱. 가자. 간다.]
경북 성주군에 있는 사설 파크골프장입니다.
파크골프가 대중화되면서 최근 이런 골프장이 크게 늘었습니다.
[파크골프장 이용객 : 재밌어요. 저 50대인데 50대도 해야 돼요. 일반 골프보다 이게 힘이 더 많이 들어요.]
그런데 시설 절반 가까이 불법입니다.
논과 밭이던 땅을 허가받지 않고 파크골프장으로 용도변경 한 겁니다.
2만 7000㎡ 넘게 무단 확장했습니다.
국유지도 일부 포함됐습니다.
업체 측은 문제 될 게 없다는 반응입니다.
[파크골프장 대표 : {(허가받고 해야 하는 것 아닌지?)} 있다가 하는 게 아니고, 언제 그렇게 (허가받고) 하고 있습니까? 빨리빨리 해가지고 나는 뭐 전혀, 이거 있잖아요. 불법이라고 생각 안 합니다.]
뒤늦게 불법을 확인한 지자체는 원상복구를 명령했지만 골프장이 순순히 들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지자체 관계자 : 전부 다 관리를 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걸 왜 이때까지 몰랐냐 하시면 저희도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근데 이거를 인지를 한 상태에서 강력하게 조치를 (하겠습니다.)]
아예 국유지를 제 땅인 양 쓰는 곳도 있습니다.
울산 북구의 동천강변입니다.
파크골프 금지 현수막이 붙어있지만 동호인들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직접 만들었다는 이유로 동호회 전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파크골프 동호회원 : 전부 이거 다 황무지였습니다. 제초기를 다섯 대 동원해가지고 우리 한 30명 하루 종일 했거든요.]
인근 주민들은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근 아파트 입주자 대표 : 근데 내가 봤을 때는 이거는 특정 하나의 단체가 와서 노는 건데 이거는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노는 거 하고 틀리지 않느냐…]
실제 환경부 조사 결과 국가하천 인근에 조성된 파크골프장 가운데 2 /3은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자체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막을 근거가 없다는 겁니다.
[지자체 관계자 : 저희가 법적인 처벌을 할 수 있는 기준이 없기 때문에 저희도 그러니까 답답한 거예요. 지침이나 위에서 이런 부분들을 불법으로 (규정해) 내려주지 않는 이상은 (방법이 없습니다.)]
환경부의 설명은 다릅니다.
[환경부 담당 공무원 : {(담당 지자체는) 법적으로 공백 상태라고 하는데?} 공백 상태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규정상으로도 판단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라서.]
정부와 지자체 엇박자 속에 우후죽순 들어서는 불법 파크골프장이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작가 유승민 / VJ 박태용 / 영상디자인 최수진 / 취재지원 박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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