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영수회담 전격 합의, 왜?

우현기 2024. 4. 26.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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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는 기자, 정치부 우현기 기자 나왔습니다.

Q. 우 기자, 다음주 월요일로 확정됐어요. 어제만 해도 결렬 가능성까지 나왔는데 어떻게 일사천리로 합의가 된 겁니까.

일단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결단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2차 회동이 결렬된 게 어제였죠.

저희 채널A 취재결과 민주당은 2차 회동에서 16개 의제를 제안하면서, 대통령실에 의제별로 하나하나, 동그라미와 엑스 답을 달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실은 난색을 표했습니다.

이게 국가간 정상회담도 아니고 미리 답을 줄 순 없다.

만나서 이야기하자고요.

이재명 대표 주변에서는 "대통령실이 사진만 찍으려고 하는 것 같다"며 하지 말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어젯밤 숙고 끝에, 대통령실의 의견을 받아들여 조건 없이 회동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Q. 이재명 대표는 왜 미리 답을 받고 싶어했고, 답을 안 준다는데도 왜 하기로 한 건가요?

이재명 대표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었습니다.

16개 의제를 제안해서 대통령실이 어느 정도 수용할지 미리 견적을 받고 싶었던 거죠.

리스크를 줄이고 싶었던 겁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거부했고, 이 대표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만나기로 한 건데요.

이 대표 측에 이유를 물어봤더니 "민생이 중요해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속내는 회동을 거부했을 때 리스크가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의제에 너무 집착하다 회동을 결렬 시켰다는 책임이 돌아올 수 있죠.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더라도 이 대표가 할 말을 다하고 요구하면 그림이 괜찮다"고 했습니다.

Q. 이런 속내를 알텐데도, 대통령실은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환영 메시지를 냈어요?

네, 그야말로 일사천리였습니다.

이 대표가 오전 9시 영수회담을 하겠다고 말한 이후, 불과 40여 분 만에 대통령실에서 환영 메시지를 냈습니다.

1시간쯤 뒤, 3차 실무 회동이 열렸고, 오후 2시 같은 시각 양 측은 영수회담 날짜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윈윈 상황으로 보이는데요.

총선에서 참패한 윤 대통령은 '야당과도 소통한다'며 달라진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고요. 

이 대표는 총선 압승으로 달라진 민주당과 본인의 위상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죠.

두 사람은 오늘 가장 빠른 날짜를 서로 조율했고 그게 다음주 월요일이었습니다.

Q. 두 사람이 만난다, 처음 있는 일이라 상상이 잘 안가는데 어떤 모습이 연출될까요?

오후 2시에 이재명 대표가 용산 대통령실로 갑니다.

지금 보시는 모습이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 만났을 때 모습인데요.

비슷한 장면이 연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민주당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박성준 수석대변인,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배석합니다.

일단 예정된 만남 시간은 1시간인데, 더 길어질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민주당은 독대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대통령실은 독대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속 깊은 얘기를 할 수 있는 독대가 있다면 회담 분위기가 좋았다고 봐도 되겠죠.

Q. 어떨까요? 국민 입장에서는 뭔가 성과가 날까도 궁금한데요?

그 성과 여부는 공동 합의문이 나오느냐가 가장 중요한 가늠자입니다.

이번 영수회담은 그 결과를 예측하기가 힘들다는게 양 측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사전에 협의된 의제가 없어서 어떤 의제가 튀어나올지 알 수 없고, 두 사람의 영수회담도 처음이다 보니 케미라고 하죠.

두 사람의 대화 스타일이 맞을지도 예측이 어렵습니다.

그래도 적어도 회동 정례화나 여야정 민생 협의체를 만들자는 수준의 합의문은 나오지 않겠냐는 게 양측의 조심스러운 전망인데요.

이를 뛰어넘어 민생회복지원금, 특검법 같은 구체적인 의제까지 합의볼지 관심인데 현재로는 이견이 커 불투명해보입니다.

Q. 만남이 잘 돼서 자주 만나면 좋겠네요?

하지만 또 하나의 뇌관이 있습니다.

'채상병 특검법'입니다.

영수회담 사흘 뒤인 다음달 2일, 민주당은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처리를 벼르고 있거든요.

이날 통과될 경우 윤 대통령 현재로는 거부권 행사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 다시 대치 국면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요. 

여야 합의에 실패해 김진표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열어줘야 채상병 특검법 처리가 가능합니다.

Q. 지금까지 아는기자였습니다.

우현기 기자 whk@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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