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화 되면 갓겜, 미완의 대기 '노 레스트 포 더 위키드'

최은상 기자 2024. 4. 2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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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게임성과 재미에 반해 저열한 최적화와 버그는 치명적 단점

물건 하나가 나왔다. 얼리액세스에서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제대로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면 최고의 게임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Ori 시리즈로 유명한 문 스튜디오의 신작 '노 레스트 포 더 위키드' 이야기다. 

굳이 '피드백을 바탕으로'라는 사족을 달은 이유는 얼리 액세스 단계에서는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게임 시스템과 그에 따른 재미는 확실하게 보장하지만, 최적화나 버그 등으로 빛이 바랬다.

너무하다고 느낄 정도로 최적화가 엉망이다. 특히, 동작 하나가 생과 사를 가르는 소울라이크 게임에서 프레임 드롭은 치명적이다. 턴제 RPG처럼 클릭으로 즐기는 게임이 아니다. 

기자의 PC 사양은 RTX 3060으로 고사양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어지간한 게임은 대부분은 상급 옵션으로 돌릴 수 있는 수준이다. 이런 PC에서 낮은 품질로 게임을 돌렸는데도 프레임이 30~40대를 오갈 정도니 발적화 비판을 받을 만하다.

미완성 게임을 얼리 액세스란 방패로 내세웠다고 면피가 되진 않는다. 그럼데 게임은 정말 재밌다. 게임을 잘 아는 개발자들이 모여 만든 게임이다. 그렇기에 더욱 괘씸한 것도 사실이다.

출시 후 매일 같이 버그 픽스와 최적화 개선 패치를 하고 있다. 3~4일차부터는 정상적인 플레이가 가능했다. 얼리 액세스에서 담금질을 제대로 해낸다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게임임은 분명하다. 

 

장르 : 액션 RPG



출시일 : 2024년 4월 19일
체험 버전 : 얼리 액세스 



개발사 : 문 스튜디오



플랫폼 : PC, 플레이스테이션5, XBOX



■ 핵 앤 슬래시 탈을 쓴 소울라이크?

- 전투는 소울라이크와 동일한 양상이다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 디아블로'와 같은 류의 핵 앤 슬래시라고 생각하고 게임에 임하면 금방 흥미를 잃기 마련이다. '핵 앤 소울'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불리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비율로 따지면 소울라이크 35%, 핵 앤 슬래시 65% 정도다. "소울라이크 비중이 3할밖에 안 되는데, 핵 앤 슬래시 유저에게 왜 불호일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는 메인이 되는 전투가 소울라이크의 문법을 따르기 때문이다.

전투 외에는 거의 대부분의 요소가 핵 앤 슬래시의 시스템이지만, 결국 노 레스트 포 더 위키드는 전투하는 게임이다. 그 비중이 적다고 한들 결국 피부로 느껴지는 장르는 소울라이크에 더 가깝다는 의미다. 

디아블로처럼 적을 시원하게 썰고 베는 맛을 기대한 유저는 당황할 가능성이 크다. 던전을 돌면서 장비를 하나씩 맞춰가며 성장하는 재미는 핵 앤 슬래시와 같지만, '던전을 도는' 경험 자체는 디아블로가 아니라 다크소울이니 말이다. 

반대로 소울라이크를 즐겨하던 유저들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온다. 기존에는 없었던 쿼터뷰, 수채화 질감의 독특한 그래픽은 물론, 핵 앤 슬래시처럼 던전을 여러 번 돌면서 아이템 파밍을 하고, 더 나은 등급의 장비를 맞춰가는 독특한 재미가 있는 덕분이다. 

이런 이유로 죽음에 대한 부담감이 적어 다른 소울라이크 게임보다는 스트레스가 덜 받는 장점이 있다. 최적화 등의 문제가 정식 출시 때 해결된다면 초보자에게 소울라이크 입문 추천 게임으로 손색없다.

 

■ 기존 소울라이크 장르와는 어떤 점이 다를까?

- 세이브 포인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세림의 속삭임 

우선 사망 리스크가 매우 적다. 불친절하고 어려운 게임답게 보스뿐만 아니라 필드에서도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사망 시 돈과 경험치를 잃는 디메리트가 없다. 아이템 내구도만 깎인다. 

'P의 거짓'은 경험치이자 화폐 역할을 하는 '에르고'를 보스전 사망 시 보스방 앞에 생기도록 만들어 부담감을 확 낮췄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노 레스트 포 더 위키드는 여기에 한 술 더 떴다. 경험치 겸 재화 역할을 하는 '소울'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회복 아이템의 가치다. 기존 소울라이크에서는 회복 아이템이 제한적이고, 떨어진 회복 아이템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화톳불에서 쉬는 작업이 필요하다. 따라서 체력이 아슬아슬해도 중요한 보스전을 위해 아껴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노 레스트 포 더 위키드는 다르다. 화톳불 개념인 '세림의 속삭임'이 있지만, 단순 세이브 포인트의 역할만 수행한다. 회복 아이템는 만들어 쓰면 그만이기에 부담없이 팍팍 쓸 수 있다.

필드 상호작용을 강조한 게임답게 채집과 요리 시스템이 내재돼 있는 덕분이다. 재료를 모으는 과정은 지루하지만, 재료만 있다면 회복 아이템을 무한대로 만들 수 있다. 기존 게임과 다르게 회복 아이템에 쿨타임이 존재하지만, 몇 번이고 사용 가능하다.

이는 소울라이크 초보자에게 한줄기 빛과 같다. 기자는 튜토리얼 보스를 잡기 위해 회복 아이템 20개를 한 번에 만들어 도전했다. 패턴만 파악한 뒤 무한 회복 전략으로 손쉽게 잡아냈다. 

- 무한대로 쌓아 놓고 먹는 회복 아이템 

 

■ 소울라이크 문법을 따르지만 매우 유니크하다

- 초반에는 패링의 성공 유무가 정말 중요하다 

노 레스트 포 더 위키드는 회피보다는 패링에 가중치를 둔 게임이다. 패링 리턴이 상당하다는 의미다. 여타 소울라이크 게임처럼 패링 성공 시 적의 자세를 무너트려 빠르고 안전하게 딜을 넣는 건 동일하다.

이 게임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패링이 '집중력'이라는 자원 획득의 수단으로 가장 많이 활용된다. 집중력이란 무기에 달린 '액티브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일종의 마나와 같은 자원이다. 

노 레스트 포 더 위키드에서는 기존 패링의 어드밴티지에 더해 스킬 사이클을 돌릴 수 있는 주요 회복 수단 역할까지 겸한다. 초반 어려운 구간도 패링만 제대로 해낼 수 있다면 비교적 쉽게 돌파해낼 수 있다.

물론 이는 초반에 국한되는 이야기다. 룬 스킬 중 집중력을 회복할 수 있는 스킬도 있고, 빌드에 따라 방패로 막을 때 적에게 대미지를 입히는 등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빌드 개념 역시 기존 소울라이크와는 차별화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얼리액세스 초반에는 워낙 프레임 드롭이 빈번하게 발생해 패링을 제대로 사용하기 어려웠다. 보스 공격에 한두 번 맞으면 죽을 수 있는 게임에서 리스크 높은 플레이는 매우 부담스럽다. 

초반 부정적 평가가 높았던 이유 중 하나다. 이 문제가 해결되기까지 약 3일이 소요됐다. 호불호의 영역 이전에 게임 진행을 너무나 어렵게 만든 처참한 최적화로 유저들은 분노했다. 

- 후반에는 패링보단 그냥 스킬 하나로 정신력 회복한다 

 

■ 소울라이크와는 다른 파밍 시스템

- 노말 > 레어 > 저주 > 유니크  총 네 가지 등급으로 나뉜다 

다른 소울라이크 게임과 노 레스트 포 더 위키드의 차별점은 바로 파밍 시스템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 게임은 소울라이크의 전법을 따르되 기존 핵 앤 슬래시 RPG 계열 요소가 더 많이 첨가됐다.

노 레스트 포 더 위키드는 '폐지 줍는 게임'들과 비슷하게 같은 아이템이라더라도 다른 스탯을 갖고 있다. 같은 아이템에서 소위 '으뜸'이라고 부르는 가장 능력치가 높게 붙은 아이템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높은 등급의 아이템만 사용하도록 만들진 않았다. 아이템의 기본이 되는 노말 등급의 '베이스 아이템'도 가치가 있다. 베이스 아이템은 추가 옵션이 붙어 있지 않은 대신 액티브 스킬 장착이 가능한 룬 페이지와 부가 옵션을 달 수 있는 보석홈이 4개 비어있다.

- 노말 아이템은 입맛대로 빌드를 만들어갈 수 있다 

플레이어는 필드를 돌아다니며 파밍한 아이템을 바탕으로 룬과 보석을 채워 같은 아이템이더라도 서로 다른 방향성으로 빌드를 구축해나갈 수 있다. 이런 다양성이 바로 노 레스트 포 더 위키드의 핵심이다.

만들어가는 재미에 귀찮음을 느끼는 유저들은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사용하면 된다. 등급이 올라가면 룬 페이지와 보석홈이 줄어드는 대신 랜덤하게 부가 옵션이 붙는다. 다만, 옵션이 랜덤하게 적용되므로 직접 만들 때에 비해 확률에 의존해야 한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아이템도 있다. 핵 앤 슬래시 게임에서 '커럽템', 혹은 '타락템'이라고 부르는 '저주받은 아이템'이다. 이 아이템은 다른 것들에 비해 옵션의 수치가 높게 설정되지만, 페널티 옵션이 1줄 추가된다.  

유니크 등급 아이템은 패널티가 없고, 옵션 수치가 높지만 룬 페이지 내 스킬이 고정된다. '고유 장비'와 유사한 개념이다. 안정적인 수치를 보장하는 대신 커스텀이 불가능한 장비인 셈이다.

- 레어 아이템부터는 옵션이 랜덤이라 운이 따른다 

 

■ 폭넓은 자유도 보장하지만 제한은 있다

- 장비의 종류에 따라 요구 능력치가 다르다 

아이템의 기본 수치는 등급 관계 없이 모두 동일하다. 베이스 아이템의 절대 수치는 강화로만 올릴 수 있다. 아이템 옵션부터 절대 수치까지 파밍과 빌드 설계에 있어 대부분을 플레이어에게 자율성을 제공한다.

폭넓은 자유도에도 나름의 제한사항이 있으니 바로 '스탯'이다. 대검, 단검, 지팡이 등 장비의 종류에 따라 요구하는 스탯이 다르다. '메이플스토리' 장비가 종류에 따라 요구하는 스탯이 다른 것과 동일한 개념이다.

얼리액세스 단계에서 스탯 초기화가 불가능한데, 이 때문에 써보고 싶은 장비가 있어도 스탯 투자 상황에 따라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근력과 지구력에 투자를 한 캐릭터는 민첩 스탯 요구치가 높은 단검을 낄 수 없다.

게임 도중 대검 빌드에서 단검 빌드로 가는 등 완전히 새로운 빌드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캐릭터를 처음부터 새로 키우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얼리액세스에도 정도가 있기 마련인데, 스탯 초기화 기능이 아예 없는 것은 호불호의 영역을 넘은 분명한 마이너스 요소다.

개발진은 공지에서 스탯 초기화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공개된 로드맵과 X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 4개 중 3등을 차지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추가되진 않을 전망이다. 

- 새로운 빌드를 하려면 처음부터 새로 키워야 한다

 

■ 전투만큼이나 재밌는 탐험의 재미 

- 필드를 탐험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노 레스트 포 더 위키드는 아이템을 파밍하고 보스를 잡는 콘텐츠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 게임의 또다른 재미는 탐험에 있다. 필드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원을 수집하고, 보물상자를 여는 재미 말이다. 다만, 탐험 역시 호불호가 갈린다. 

필드 레벨 디자인은 상당히 잘 설계돼 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억지 플레이타임 늘리기가 아니란 의미다. 몬스터나 기믹을 필드 곳곳에 잘 배치해 플레이어가 지루하지 않도록 조절했다. 

메인 보스 외에도 준보스급 몬스터가 배치돼 있고, 패턴도 다채롭게 만들어 놓아 탐험 중간중간에도 전투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탐험을 하면 '탐험만' 하는 모습이 아닌, 탐험과 전투를 조화롭게 버무려 놓았다.

채찍이 있으면 당근이 있기 마련인데, 탐험의 보상 체계도 잘 잡혀 있다. 준보스급 몬스터는 인벤토리 슬롯을 늘리는 핵심 아이템을 드롭한다. 나중에는 준보스급 몬스터를 찾아다니는 데 혈안이 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 준보스급 몬스터가 필드 곳곳에 배치돼 있다 

숏컷도 잘 구비돼 있다. 이런 류 콘텐츠 특성상 왔다 갔다하는 경우가 많은데, 원래 없었던 곳에 사다리를 배치할 수 있는 등의 편의성을 마련했다. 덕분에 유저는 보다 편안하게 탐험을 즐길 수 있다.

게임 후반부에는 '세림 시련의 장'이라는 콘텐츠가 오픈된다. 월드 탐험에서 얻는 '추락한 불씨'라는 재화를 소비해 입장하는 아이템 파밍만을 위한 던전이다. 

월드 내 탐험은 제작 및 업그레이드, 요리 재료 등을 얻기 위한 재화의 파밍처로 활용되고, 장비는 시련의 장에서 얻는 방식으로 플레이가 이원화된다. 한 곳에서 다 하기보단 용도를 나눠놓음으로서 지루함을 덜었다.

- 후반에는 시련의 장에서 아이템 파밍을 하게 된다 
장점

1. 나만의 빌드를 만들어가며 전투하는 재미
2. 필드를 돌아다니며 탐험하는 재미
3. 다양한 아이템을 맞춰가는 파밍의 재미
4. 잘 설계된 필드 레벨 디자인 



단점

1. 수준 이하의 최적화 상태
2. 스탯 포인트 초기화 기능의 부재
3. 게임 플레이를 어렵게 만드는 치명적 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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