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금융` 되찾은 신한금융…홍콩ELS 배상이 희비 갈랐다

양종희(왼쪽) KB금융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디지털타임스 DB.

신한금융그룹이 지난해 KB금융에게 뺏겼던 '리딩금융' 타이틀을 되찾아왔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최다 판매사인 KB금융이 신한금융의 3배가 넘는 ELS 보상 비용을 충당부채로 인식하면서 KB금융의 순익이 급감한 탓이다.

신한금융은 올 1분기 1조3215억원의 순익을 냈다고 26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4.8% 줄었지만, 전날 실적 발표를 한 KB금융보다 2724억원 많은 순익을 거뒀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어려운 시장환경 속에서도 견고한 기초체력과 다각화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의 1분기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한 2조8159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2.00%로 전년보다 6bp(1bp=0.01%) 상승했다.

비이자이익은 1조25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늘었다.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감소했으나 신용카드, 증권거래, IB 등 수수료이익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고 단기납 종신보험 등 영업활성화로 보험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늘었지만 신한금융 역시 홍콩ELS 손실 보상에 따른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신한금융은 홍콩ELS 관련 충당부채로 2740억원을 적립했다.

KB금융의 경우 전년 대비 30.5% 급감한 1조491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하락 배경에 대해 KB금융 측은 "안정적인 핵심이익 증가와 대손충당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홍콩ELS 관련 고객 보상 비용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인식하면서 영업 외 손실이 큰 폭으로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의 최대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중 홍콩ELS 판매 규모가 가장 크다. KB국민은행의 홍콩ELS 판매 잔액은 8조197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신한은행(2조3701억원), 하나은행(2조1183억원), 우리은행(413억원) 순이다.

다만 KB금융 관계자는 "대규모 ELS 손실보상 등 일회성비용을 제외한 1분기 순익은 1조5929억원 수준으로 경상적 수준으로는 견조한 이익체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B금융의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11%로 카드 조달부담 증가에도 불구하고, 은행 저원가성 예금 증가와 정기예금 등 예부적금 비용률 하락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3bp(1bp=0.01%) 상승했다.

1분기 순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한 3조1515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수수료이익은 ELS 판매 중지 등 어려운 영업환경에도 브로커리지 수수료와 IB부문 성과에 힘입어 증권업 수입수수료가 확대와 비용효율화 노력의 결실로 신용카드 수수료이익 증가가 더해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8.3% 늘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