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AI 반도체와 전고체배터리 시대...하프늄옥사이드와 아지로다이트를 주목하라”

제주=이병철 기자 2024. 4. 2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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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공학회 학술대회
실리콘 기반 AI 반도체, 전력 소모량 문제 해결해야
R램 소재 사용해 AI 반도체 개발에 주목
전고체용 고체 전해질 공정 개발 시도도
노용영 포스텍(포항공대) 교수는 26일 국제제주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한국화학공학회 2024년도 봄 총회 및 학술대회'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소자에 하프늄옥사이드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제주=한국과학기자협회

한국이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계속해서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는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화학공학 분야의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노용영 포스텍(포항공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26일 제주 서귀포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한국화학공학회 2024년도 봄 총회 및 학술대회’에서 “현재 AI 반도체는 실리콘으로 만들고 있으나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전력량 문제가 커지면서 새로운 소재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용 소재인 ‘하프늄옥사이드’가 산업계와 과학기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 10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고성능·고안정성 p형 박막 트랜지스터(TFT1)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산화물 반도체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반도체 기술은 집적도가 수㎚(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전자공학적인 성능 한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AI가 주목을 받으면서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데이터 저장·연산 능력이 필요해졌다. AI 성능을 끌어 올릴 AI 반도체가 반도체 산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노 교수는 “AI 반도체 소재는 현재는 실리콘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새로운 소재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R램에 쓰이는 하프늄옥사이드가 AI 반도체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R램은 저항이 변하는 메모리 반도체다. 이 특성을 활용하면 데이터를 저장하는 동시에 학습도 할 수 있어 AI 반도체로 활용도가 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R램은 삼성전자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로 낙점하고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성균관대 등이 하프늄옥사이드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늘리고 있다.

노 교수는 “AI를 위해 만들어지는 데이터센터는 전력 사용량이 워낙 커 ‘전기먹는 하마’라고 볼 수 있다”며 “소비 전력을 낮추면서도 AI 성능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소재 연구가 한창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현 성균관대 교수는 AI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집적도가 계속 높아지면서 반도체를 여러 층으로 쌓는 3차원(3D) 패키징이 필요해진 만큼 새로운 소재 개발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 교수는 “칩 사이를 배선으로 연결해야 하는 만큼 새로운 설계에 적합한 소재 개발이 필요하다”며 “AI 반도체의 전공정은 한국이 아직 확보하지 못했으나 패키징(후공정)은 과거 사용하던 전공정을 사용하는 만큼 한국도 기술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도체와 함께 전 세계가 전략 기술로 지목하고 경쟁하는 배터리 분야에서도 신소재를 이용한 성능 개선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화재 위험성이 적은 전고체 배터리는 상용화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지며 소재 기술의 확보는 시장 선점을 위한 중요한 열쇠가 됐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인 고체 전해질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소재 개발이 한창이다.

박준우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고체 전해질 소재로는 최근 아지로다이트가 크게 주목 받고 있다”며 “아지로다이트의 생산 비용을 낮추면서도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공정 기술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산업계와 과학기술계의 관심사항”이라고 말했다.

아지로다이트 구조는 리튬 이온을 가두는 특성이 있으나 일부 원소를 염소로 대체하면 이온전도도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이같은 특성 덕분에 전고체 배터리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지로다이트 전해질 개발이 필요하다.

박 책임연구원은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려면 고체 전해질의 가격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며 “합성 공정 개발을 통한 비용 절감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지로다이트는 건식 공정과 습식 공정으로 만들 수 있으나 각자 장단점이 명확해 아직 상용화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건식 공정은 이온전도도를 높일 수 있으나 대량 생산이 어렵고, 습식 공정은 대량 생산은 가능하지만 성능은 다소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박 책임연구원은 “현재 첨가제를 넣어 건식과 습식 공정의 장점을 더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며 “고체전해질의 입자 크기를 조절하는 기술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해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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