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시진핑 최애 소설 선물할 것"…'5월의 밀월'

진영태 기자(zin@mk.co.kr),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2024. 4. 2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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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제재 美보란듯…7개월만에 베이징서 정상회담
5선 취임식 이후 첫 순방
시진핑 유럽순방 끝나는
내달 중순 이후 방문할듯
나토 "北中, 러 지원 멈춰야"

미국과 서방의 견제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가 밀월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다음달 7일로 예정된 5연임 취임식 이후 가장 먼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기로 했다. 시 주석은 다음달 유럽 순방을 마친 후 푸틴 대통령과 만나 파트너십을 강조할 예정이다.

25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산업·기업인연맹 회의 연설에서 "5월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시 주석이 좋아하는 러시아 문학책을 선물할 계획이라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남성은 시 주석 생일인 1953년 6월 15일 도서관 입고 도장이 찍힌 '무엇을 할 것인가' 책 사본을 발견했다면서 이 책을 시 주석에게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책을 꼭 가지고 가서 우리 친구에게 전달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시 주석은) 강력한 지도자이자 진정한 남자"라고 치켜세웠다.

'무엇을 할 것인가'는 러시아 혁명가인 니콜라이 체르니솁스키의 소설이다. 러시아 문학 애호가인 시 주석은 2013년 '무엇을 할 것인가'를 좋아하는 책 중 하나로 꼽으며 이 소설의 주인공을 본보기로 삼아 강인한 인간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방중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다음달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대통령 취임식이 다음달 7일 열리고, 시 주석은 5월 초중순에 유럽 순방 일정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중국 측과 함께 적시에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중국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한 이후 7개월 만에 재차 방문하게 된다.

시 주석은 다음달 7일부터 프랑스, 세르비아, 헝가리 등 유럽 순방을 예고한 바 있다. 중국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서방 제재를 받는 러시아의 에너지(석유·LNG 등) 수입량을 대폭 늘렸고, 러시아는 서방에서 수입하기 어려운 산업재와 군수품을 대량으로 건네받으며 공생 관계를 다져왔다. 실제 양국 간 교역량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인 2021년 1468억달러에서 전쟁 발발 이후 매년 30% 가깝게 폭증하고 있다. 전쟁과 서방 제재를 기회로 양국 간 밀월관계가 더욱 고착화되고 있는 셈이다.

시 주석은 유럽 순방을 통해 반미·반서방 정서를 더욱 강조할 전망이다. 시 주석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순방에서 친러시아 국가로 거론되는 세르비아와 헝가리를 찾는다.

블룸버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을 피폭한 사건 25주년인 다음달 7일을 전후해 시 주석이 세르비아를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시 주석 방문이 중국 내 반미 시위를 촉발하고 나토에 대한 중국 불신을 심화시키는 데 일조한 당시 사건을 부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나토 수장은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층 강화되고 있는 중국·북한·이란의 군사협력에 우려를 표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2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북한 공장들은 러시아를 위한 군수품 생산을 위해 전면 가동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6개월 사이에만 1만개 넘는 컨테이너가 (북한에서 러시아로) 인도됐고, 이는 포탄 100만발이 훌쩍 넘는 양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작년에 러시아는 미사일과 탱크, 항공기 제조에 쓰일 반도체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했다"며 "중국은 서방과 좋은 관계를 원한다면서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 무력분쟁을 계속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나 "미국과 중국은 적이 아닌 파트너"라며 유화적 태도를 보였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 일행을 맞은 시 주석은 "중국은 자신감 있고 개방적이며 번영하는 미국을 보는 것이 기쁘다"면서 "미국도 중국의 발전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시 주석은 지난해 6월 블링컨 장관을 맞았을 때처럼 상석에 앉아 마치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구도로 회동을 진행했다.

[진영태 기자 /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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