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굴기 과시…"세계 첫 반고체 양산車 내놔"
CATL 고성능 인산철 배터리
1회 충전으로 1000km 주행
니오, 배터리 스왑장치 눈길
충전 대신 새 걸로 즉시 교체
BYD는 하이브리드 세단 선봬
전기차 수요정체 정면 돌파
지난 25일 중국 베이징 국제전람센터에서 개막한 '오토차이나 2024'에서는 중국 자동차, 배터리 업계가 공개한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이 큰 주목을 받았다. 2020년 이후 4년 만에 '안방'에서 중국 최대 모터쇼를 개최한 현지 업체들은 세계 최초 양산형 반고체배터리 전기차부터 10분 충전으로 600㎞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용 배터리와 방전된 차량 배터리를 떼어내 교체하는 배터리 스왑 기술 등을 앞다퉈 소개했다.
중국 완성차 회사 니오는 자사 부스에 신형 순수전기세단 'ET7'의 부분변경 모델을 공개했다. 겉모습은 평범한 전기차이지만, ET7은 반고체배터리를 장착해 양산되는 세계 최초의 차다. 반고체배터리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배터리에 이르기 전 과도기 단계의 배터리다. 현재 전기차에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폭발·화재 위험이 있고 기온이 낮으면 성능이 저하돼 운행거리가 급격하게 줄어들며 충전 속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전고체배터리는 배터리 내부 전해질이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고체 상태 배터리를 사용하는 배터리다. 폭발이나 화재 발생 가능성이 낮고 외부 온도 영향을 덜 받으며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다. 반고체배터리는 두 배터리의 중간 단계다.
니오가 채용한 150kwh(킬로와트시) 반고체배터리는 중국 배터리 업체 '위라이언'이 공급한다. 니오는 지난 3일 ET7 양산을 발표하면서 중국 쿤밍시에서 베이하이시까지 주행하며 자체적으로 테스트한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를 공개했는데, 최장 114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오는 '배터리 스왑' 장치도 전시했다. 배터리 스왑은 방전된 배터리를 차에서 떼어내고 완충된 배터리를 장착하는 기술이다. 최단 10분이 걸리는 충전 방식과 달리 배터리 스왑은 3분이면 된다. 배터리 충전을 스왑 스테이션에서 진행하는 만큼, 온도와 습도가 최적화된 장소에서 성능 저하 없이 충전할 수 있다. 부스에 설치된 스왑 스테이션에서는 차량 하부 아래쪽 바닥이 열리면서 로봇이 나와 배터리를 교체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 니오는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전역에 2100개의 스왑 스테이션을 설치한 상태다. 니오 차량 운전자들은 이달부터 스왑 스테이션에서 반고체배터리도 장착할 수 있다.
배터리 업계 1위인 중국 CATL은 최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션싱(Shenxing)'의 고성능 버전 '션싱 플러스'를 오토차이나에서 최초 공개했다. 션싱 배터리는 CATL이 지난해 8월 공개한 신형 배터리로, 세계 최초로 '4C' 충전 속도를 갖췄다. 배터리 충전 속도는 'C레이트'로 표현하는데 C 앞에 붙은 숫자로 60분을 나누면 60kwh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된다는 뜻이다. 4C는 60kwh 용량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15분이 걸린다는 뜻이다. CATL은 당시 이 배터리를 전기차에 장착하면 10분 충전으로 400㎞를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션싱 플러스는 성능을 더욱 강화한 제품으로 10분 충전에 600㎞를 주행할 수 있다. 이 배터리는 완충 시 최장 1000㎞까지 주행한다.
CATL은 각 완성차 업체의 요구사항에 맞는 버전으로 션싱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현황도 설명했다. 80만㎞까지 성능이 유지되는 내구성 버전은 중국 업체 '네타'의 '네타 L' 차량에 탑재하고 있고, '올라운드' 버전은 샤오미 SU7에 공급이 예정된 상황이다.
한편 전기차 '캐즘' 현상을 의식하듯 BYD는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날 BYD 부스에는 하이브리드 세단인 'Qin L DM-i' 모델이 전시됐다. 이 차량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로 BYD의 주장에 따르면 전기 완충, 가솔린이 가득 주유된 상태에서 2000㎞를 주행할 수 있다. BYD는 첫 PHEV 픽업 트럭 '샤크'의 공개도 앞두고 있다. 이 모델은 1.5ℓ 가솔린 엔진과 18.3kwh 배터리팩을 탑재해 순수 전기로만 110㎞가량을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에 강점을 갖춘 BYD인 만큼 순수하이브리드(HEV)보다 PHEV에 힘을 실어 개발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PHEV 선호도가 높고 전기차 전환이 아시아보다 느린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베이징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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