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보다 엔비디아?" SK하이닉스 깜짝 성적표에도 주가 조용한 까닭

김다린 기자 2024. 4. 2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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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컴퍼니 인사이트
1분기 역대급 실적 낸 SK하이닉스
HBM 호조, 낸드 가격 상승 등 원인
적자 수렁에 빠져있던 2023년과 딴판
‘반도체 터널 끝’ 실적 전망도 쨍쨍
하지만 주가 크게 움직이지 않아
주가 하락한 엔비디아 영향 때문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사진=뉴시스]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긴 했지만, 그보다 더 괜찮았다.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둬들였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2조4296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881억원) 대비 144.3% 증가했다. 1분기 기준으로 따지면 사상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2조88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3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던 걸 고려하면 놀라운 반전이다.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1분기에 기록한 영업이익(4조3673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금액이기도 하다. 조 단위 영업이익을 올린 것 역시 2022년 3분기(1조6556억원) 이래 6개 분기 만이다.

시장 전망치도 훌쩍 뛰어넘었다.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12조1575억원, 영업이익 1조8551억원이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기대치를 1조원 넘게 웃돌았다.

호실적의 비결은 업황 회복이다. 반도체 시장의 열기가 그만큼 뜨거웠다.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많이 팔았고, 낸드플래시도 평균판매단가(ASP)가 30%가량 상승했다.

향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회사 측은 "2024년 메모리 시장 규모는 과거 호황기에 버금가는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메모리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올 하반기부턴 일반 D램 수요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산업이 호황 국면에 접어든 만큼, SK하이닉스는 투자도 적극적으로 늘릴 방침을 세웠다. 그 일환으로 청주에 건설할 신규 팹(Fab·반도체 제조공장) 'M15X'를 D램 생산기지로 결정했다. 여기선 HBM 위주의 고성능 D램을 생산한다.

[자료 | 금융감독원]

아울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미국 인디애나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등 미래 투자도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앞으로도 최고 성능 제품 적기 공급,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로 실적을 계속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는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한 25일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5.12% 하락한 17만600원에 마감했다. 미국의 AI칩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주가가 최근 하락세를 거듭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증권가 실적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많이 상승했는데, 이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발생한 것도 원인이다. 이튿날엔 4.22% 상승하면서 하락분을 일부 만회했지만 기대 이상의 실적표를 받아든 것치곤 아쉬운 움직임이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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