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할부지’와 ‘범죄도시’, 말하는 대로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윤지혜 칼럼니스트 2024. 4. 2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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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책 ‘그레이트 마인드셋’의 저자로 유명한 라이프스타일 전문가 루이스 하우즈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성공이 아닌 생존을 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생존을 위한 에너지 비축이 최우선적인 목표가 되어, 에너지를 써야 하는 불편하거나 힘든 일은 뒤로 미루고 싶어 하고 때때로 게으름도 피우는 게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생존에 해당하는 기준이다. 성공을 원한다면 뇌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하는데 비축해 놓은 에너지를 사용하여 불편하고 힘든 일을 해나가야 하는 까닭이다. 당연히 우리의 뇌가 좋아할 리 없고, 이때 필요한 게 스스로 두뇌를 재구성하는 작업으로 컴퓨터를 다시 프로그래밍하는 일과 유사하겠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명령어를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바로 스스로에게 되뇌는 말. 가수 백지영은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배우 마동석과의 특별한 인연에 관해 언급했다. 마동석이 배우로서 얼굴과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전 그녀의 담당 헬스 트레이너로 일한 바 있다는 것이다. 당시 친분이 깊어져 속에 있는 이야기도 곧잘 나누었는데, 그때 마동석은 자신이 연기를 할 거라며 영화도 직접 만들고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게 꿈이라고 말하곤 했다고.

마동석이 말하는 꿈이란 게 현실 가능성이 얼마나 희박한지는 연예계 종사자인 백지영이 누구보다 잘 아는지라, 아니 그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알만한 것이라 아무리 꿈이라도 저지해야 하는 게 옳지 않나 싶었을 터. 우스갯소리지만, 실제로도 그렇게 생각했었다고 하니 말 다한 셈이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마동석은 자신이 말한 꿈을 다 이루어냈으니까. 꿈 생각을 하지 않은 날이 단 하루도 없다는 그가 만들어낸 기적과도 같은 성과다.

한국 최초의 아기 판다 ‘푸바오’의 ‘할부지’로 유명한 강철원 사육사는 푸바오가 태어나기 전 우연히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여 이런 말을 남겼다. 동물원의 사육사로 있으면서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아기 판다를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판다 할아버지라는 별명을 갖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영상 편지까지 남겼는데 모두 알다시피, 바로 그다음 해 푸바오가 태어나며 그는 자신의 염원대로 ‘푸바오 할부지’가 되었다.


물론 스스로 끊임없이 되뇌고, 매 순간 생각한다고 해서 각자가 바라는 성공의 모양새가 찾아오진 않는다. 여기서 포인트는 두뇌가 재구성된다는 것. 생존이 가장 중요한 우리의 뇌에, 꿈보다 더 선명하게 존재하는, 그리하여 때때로 무기력하게 만드는 현실을 뛰어넘는 시도와 노력을 한다는 건, 그것도 어떤 기약도 없이 지속해야 한다는 건 그 자체로 위험천만하고 불편한 일이다. 설득하는 수준을 넘어 세뇌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 끊임없이 되뇌고 매 순간 생각하는, 즉 명령어를 삽입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로,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뇌는 그에 따른 목적성을 가지고 자신의 에너지를 해당 목적을 실현하는 데 쓰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불편하고 하기 힘든 일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른다 할까.

판다 사육사에서 아기 판다 푸바오가 태어나 모두의 ‘판다 할부지’ 혹은 ‘푸바오 할부지’가 되기까지, 그저 작품 속 하나의 캐릭터에서 모두의 ‘마석도’가 되고 마블의 히어로 중 하나로 진출하기까지, 그들의 뇌는 되뇌는 말과 생각을 동력 삼아 기꺼이 수많은 수고와 노력을 감당했다. 물론 누구나 그렇게 한다고 무조건 그에 걸맞은 성과를 받아들리라 장담할 순 없다. 어느 정도 하늘의 도움이 작용해야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고.

하지만 그들이 절대 공으로 얻어낸 결실이 아니란 것만큼은 누구나 분명하게, 장담할 수 있는 사실인 까닭에 그들로 인해 다시 한번 증명된 우리 뇌의 법칙, 일명 ‘말하는 대로’를 새삼 되새겨보는 바다. 국내 첫 아기 판다 ‘푸바오 할부지’로 사육사로서 지워지지 않을 족적을 남긴 강철원, 독보적인 캐릭터로 시리즈 영화의 성공 신화를 보여준 마동석. 주어진 영역에서 두드러진 업적을 세우길 원한다면 이들을 떠올려 보아야 할 테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etvidet@naver.com, 사진 = 에버랜드, 마동석,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SNS]

강철원 | 마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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