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사직·주1회 휴진' 정부 압박…"수리 사례 없고 혼란도 없다"(종합)

이훈철 기자 천선휴 기자 김규빈 기자 이기림 기자 2024. 4. 2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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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 사직효력 이틀째…임현택 압수수색에 의료계 부글
의대 교수, 이날 집단 휴진 논의…5월 교수 사직 예고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2일 오전 서울 소재 대학병원 수술협진실에 휴진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4.4.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훈철 천선휴 김규빈 이기림 기자 = 의과대학 교수들이 예고한 대로 사직서 효력 이틀째인 26일, 교수들은 일주일 중 하루는 외래진료와 수술을 중단하는 '주1회 셧다운'을 앞세워 정부를 압박했다.

이에 정부는 의대 교수들의 사직과 주1회 휴진에 유감을 표하면서 아직까지 사직서가 수리된 사례는 없고 의료 현장의 혼란 또한 없다고 맞받았다.

◇사직효력 이틀째, 정부 "수리 사례 없어"…임현택 추가 압수수색까지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열고 "두 달이 넘도록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비운 상황에서 의대 교수 단체가 주 1회 휴진과 사직 입장을 밝힌 데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대학 본부와 병원 인사과에 형식과 요건을 갖춰 공식적으로 제출된 사직서는 소수이며, 사직서가 수리될 예정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전날(25일)은 교수 사직이 논의된 지 한 달째 된 날이지만 의료 현장에 혼란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병원에서도 의료진의 피로도를 고려해 의료진들이 휴식과 충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길 바란다"며 "이 과정에서 예정된 환자의 수술과 입원 등이 갑자기 변경되거나 장기간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사전에 환자와 충분히 소통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의정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 소식이 알려지면서 의료계 반발은 심화하고 있다.

의협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께 임 당선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1차 압수수색 당시 압수한 휴대전화가 예전에 사용한 전화기여서 추가 물증 확보를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의료법상 업무개시명령 위반, 업무방해 교사·방조 등 혐의로 임 당선인을 고발한 바 있다.

의협 인수위는 이에 "명백한 보복행위이자 정치 탄압"이라며 "5월 임기 시작을 며칠 앞둔 당선인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은 분명한 의도가 있어 보인다. 대화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이렇게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현택 신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레드서울에서 열린 루자인 알 코드마니 세계의사회장(WMA)과 면담하고 있다. 2024.4.1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의료계 주 1회 셧다운 전국 확산 초읽기…의대 교수, 5월 집단사직 예고

의정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의료 현장에서는 의대 교수 사직에 이어 일주일에 하루 집단으로 휴진하는 주 1회 셧다운이 가시화되면서 혼란이 예상됐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에 이어 이날 서울성모병원도 '주1회 셧다운'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이른바 '빅5 병원' 모두가 일주일에 하루 진료와 수술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도상 서울성모병원 교수협의회장은 이날 오후 성명서를 내고 "장기간 지속되는 의료비상 상황에서 의료진의 번아웃과 의료사고 예방을 위해 다음달부터 금요일마다 주 1회 외래와 비응급수술의 휴진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며 "원칙적으로 금요일 휴진을 권고하나 의료진의 상황에 따라 다른 요일 휴진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성모병원 교수비대위는 이러한 비상조치가 빨리 정상 상황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전국 20개 의과대학이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이날 오후 7시 총회를 열고 주 1회 셧다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전의비에서 휴진 여부가 결정되면 현재 병원마다 부분적으로 실시되는 휴진이 전국으로 확산해 다음 주부터 대학병원마다 주중 하루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게 된다.

다만 이날 휴진을 결의한 원광대병원과 충남대병원은 예상을 깨고 외래 진료는 물론 수술까지 차질없이 진행되는 등 정상 가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교수님들이 피로 누적된 것도 사실이고 주 1회 셧다운에 동의하는 것도 맞지만 당장 봐야 할 환자들을 두고 갈 수가 없어 일정을 정리하는 등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말로 휴진을 하거나 떠날 교수님이 얼마나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의료계는 전공의와 전임의가 떠난 후 두 달 넘게 의료현장을 지키던 의대 교수들이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집단사직을 예고하면서 집단 휴진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의대 교수들의 사직이 오는 5월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대 교수들은 지난달 25일부터 본격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해 한 달째가 되는 이달 25일부터 병원을 떠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민법 660조에 따라 고용 기간 약정이 없는 근로자는 사직 의사를 밝힌 뒤 1개월이 지나면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전의비 관계자는 "교수들의 피로 누적은 결국 환자들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주 1회 휴진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지금 이미 여러 병원에서 주 1회 휴진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날 총회에서도 같은 결정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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