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치매 노인 집 찾아준 경찰관들의 ‘의미있는 연기’

지혜진 기자(ji.hyejin@mk.co.kr) 2024. 4. 2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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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이 차 경찰차 아니고 택시에요. 안심하고 타세요."

수서경찰서 개포지구대 소속 경찰관이 기지를 발휘해 노인이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도와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25일 수서경찰서 개포지구대에 '구룡초 사거리 인근에 길 잃은 치매 노인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이씨가 "택시를 불러주면 집에 가겠다"고 말하자 이에 6명의 지구대원들은 순찰차 경광등을 끄고 최대한 택시인 것처럼 상황을 연출해 이씨를 태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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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도움 거부하며 “택시타고 가겠다”
지구대 경찰관들, 택시인 것처럼 연출
순찰차 태우고 계속 물어보며 귀가시켜

“어르신 이 차 경찰차 아니고 택시에요. 안심하고 타세요.”

“어서 오십시오. 어디까지 모셔다 드릴까요.”

길을 헤매고 있는 90대 치매노인을 차에 태우기 위해 경찰관들의 연기가 시작됐다. 수서경찰서 개포지구대 소속 경찰관이 기지를 발휘해 노인이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도와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25일 이효재 순경(26)을 비롯한 수서경찰서 개포지구대 지구대원들이 거동이 불편한 90대 치매 노인의 안전한 귀가를 도왔다.
지난 25일 수서경찰서 개포지구대에 ‘구룡초 사거리 인근에 길 잃은 치매 노인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지구대원들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 이 모씨(90)를 지구대로 데려왔지만 이름은 물론 나이, 거주지는 말하지 않고 거듭 100살이라고만 답했다.

치매 환자 중에는 목걸이나 소지품에 개인정보와 보호자 연락처가 기재된 경우가 있어 지구대원들은 이씨의 허락을 받고 소지품을 확인했지만 여기에서도 개인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약 한 시간가량의 실랑이 후 지구대원들은 이씨의 지문을 스캔했지만, 지문이 많이 지워진 상태라 지문이 흐릿해 이름과 나이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후 이씨가 “택시를 불러주면 집에 가겠다”고 말하자 이에 6명의 지구대원들은 순찰차 경광등을 끄고 최대한 택시인 것처럼 상황을 연출해 이씨를 태울 수 있었다. 이후 이씨에게 “양재천을 건너야 하나요”, “집 근처에 편의점이 있나요” 등 여러 차례 질문을 하고 빌라를 하나하나 가리키며 집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씨가 거주지를 발견했고 두 시간여만에 가정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다. 이효재 수서경찰서 개포지구대 순경(26)은 “해야 할 일을 당연히 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맡은 바 업무들을 책임지고 끝까지 마무리해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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