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구호품 전달할 부두 공사 현장 폭격···이스라엘 “테러범 소행”
바닷길을 통해 가자지구 민간인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짓고 있는 부두 공사 현장에 박격포가 떨어졌다.
25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가자지구 남부 부두 건설 현장에 박격포 두 발이 떨어져 현장을 시찰하던 유엔 관리들이 대피했다.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습 당시 해안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미군 군함도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폭격 소식이 들려오자 미군에 가자지구 인근 해역에서 물러나 있으라고 지시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7일 가자지구 임시 항구(JLOTS·합동 해안양륙 군수지원) 계획을 밝히며 가자지구 해상에 항구를 건설하겠다고 했다. 이 작전에 따르면 가자지구 인근 해상과 육지에 부두가 각각 하나씩 만들어진다. 상업용 선박이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에서 구호품을 싣고 해상 임시 부두로 구호품을 옮기고, 미군은 임시 부두에 하역된 물품을 미 군함으로 옮겨 담아 가자지구에 있는 부두로 다시 이송하는 절차를 거친다.
미군은 해상 부두를, 이스라엘군은 육상 부두를 각각 짓고 있다. 이번 폭격 사건은 이스라엘군이 공사하고 있는 육지 항구에서 일어났다.
미 국방부는 해상과 육지 부두의 정확한 위치는 밝히지 않고 있다.
항구 건설 과정에서 미군도 중동 내 무력 충돌에 직접적으로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안 분석가들은 테러단체가 폭발물로 가득 찬 쾌속정, 지뢰를 가지고 헤엄치는 잠수부, 로켓 포격 등을 통해 미군에 공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군과 이스라엘군은 다음 달 초 항구를 완공해 구호품을 전달할 계획이다. 항구가 지어지면 하루 최대 150대의 구호 트럭이 가자지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유엔은 가자지구 인도주의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에 긴급 대응을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시그리드 카그 유엔 인도주의·재건 조정관은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지난 22일까지 2주간 가자지구로 진입한 구호 트럭 수는 하루평균 195대뿐이라며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지기 위한 통로를 마련하기 위해 더욱 확실하고 긴급한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간 가자지구에는 이스라엘군이 보안상의 이유로 육로 통행을 제한하면서 구호품이 제한적으로 전달됐다. 미군은 지난 3월부터 비행기에서 구호품을 떨어트리는 방식의 지원을 시작했지만 비용 대비 전달량이 적었고, 물건을 받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떼로 몰려들거나 바다로 입수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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