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화법, 뉴진스도 사랑하지만 나 자신은 더 사랑해 [이슈&톡]

김지현 기자 2024. 4. 2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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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뉴진스랑 저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관계 상상 이상이에요." , "광고주 샤넬, 다 저를 믿고 오신 분들이에요." , "나는 일을 잘한 죄 밖에 없습니다."

호소와 격분, 눈물과 욕설로 점철된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은 그의 표현대로 '상상 그 이상'이었다. 뉴진스부터 하이브의 경영권 탈취 모의 주장까지 모든 쟁점에 대한 민희진의 대답에는 언제나 '나 자신'이 존재했다.

자의식 과잉일까, 자신감 표출일까. 둘 다가 섞였다고 해도 무방하다. 격식을 차리는 엔터테언먼트 리더들의 모습에 익숙한 대중은 '민희진표 화법'이 새로운 모양이다. 그의 티셔츠와 모자는 품절 행진을 기록했고, 커뮤니티는 누가 먼저 민희진을 패러디할까 고조된 분위기다.

그러나 이 들뜬 호기심은 듣도 보도 못한 '민희진 캐릭터'에 대한 소비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민희진 대표와 어도여 경영진이 이 분위기에 취한 대중이 자신들을 독립 투사로 판단했다고 여긴다면 오판이다. 말 그대로 대중은 민희진의 캐릭터를 소비하고 있을 뿐이다.

중요한 건 본질이다. 반말과 욕설이 섞인 민희진 대표만의 말투에 대한 호불호는 차지하자. 중요한 건 그가 쟁점에 어떤 대답을 했느냐댜.

하이브와 갈등을 빚고 있는 민희진 대표와 일부 어도어 경영진 갈등은 핵심은 '경영권 탈취 모의'가 실제 있었느냐다. 민희진 대표가 뉴진스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중요치 않다. 대체 그 누가 하이브 방시혁 의장에게 방탄소년단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묻는단 말인가.

뉴진스와 민희진 대표의 사랑이 상상 그 이상으로 깊든 아니든, 광고주 샤넬이 뉴진스 보다 민희진 대표를 더 신뢰하든 아니든 그건 중요치 않다는 얘기다. 다시 강조하건데 핵심은 어도의 내 핵심 경영진 세력이 '경영권 탈취 모의'를 했냐, 하지 않았느냐다.

이번 기자회견은 말 그대로 긴급하게 이뤄졌다. 적어도 쟁점에 대한 구체적인, 납득할 수 있는 민희진 대표의 설명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아쉽게도 2시간 여에 달한 기자회견에서 민희진 대표는 감정 배설,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이라고 볼 수 있는 '해외 국부 펀드 매각 유도 시나리오'를 어도어 부대표인 A씨의 개인 메모에 불과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심지어 '상상일 뿐'이라고 답했다. 이 모든 질문에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가 자신을 얼마나 홀대했는지만 읍소했다.

A씨를 비롯한 어도어 경영진들은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 80%를 해외 국부 펀드에 매각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는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G·P는 어떻게 하면 살 것인가' '하이브는 어떻게 하면 팔 것인가' 등의 문장이 담긴 임원 A씨의 문건이 포렌식 감사를 통해 발견됐다.


해당 문건은 이번 사태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핵심적인 쟁점 사안이다.

민희진 대표는 이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 '노는' 이야기를 진지병 환자처럼 '사우디 국부 펀드' 운운하며 (하이브가) 이야기했다"며 "제 입장에서는 희대의 촌극이다. 이 아저씨들, 미안하지만 'X저씨'들이 나 하나 죽이겠다고 온갖 카톡을 야비하게 캡처했다"며 경영권 찬탈 의혹을 부인했다.

심지어 감사를 통해 발견된 카톡에는 어도어 경영진이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 '다시 민희진 대표가 캐쉬 아웃한 돈으로 어도어 지분을 취득한다'는 시나리오가 담겼다. 민희진 대표는 간부의 시나리오에 뭐라고 대답했을까. "대박"이라고 적었다.

이 모든 시나리오를 상상과 개인 메모로 치부하는 건 말 장난일 뿐이다. 상상이라도, 개인 메모라도 이는 엄연히 배임에 해당된다. 배임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임무를 저버리고 불법 행위를 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 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임무를 맡긴 사람에게 손해를 입힘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 이 상상이 실질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더라도, 적어도 배임 혐의에는 성립되는 것이다.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대중은 민희진 대표가 얼마나 뉴진스를 사랑하는지 깨달았다. 그의 말대로 아주 깊고 깊은 사랑인 것 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민희진 대표가 그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역시 느꼈다.

감정 읍소는 충분히 들었다. 이제 민희진 대표는 진짜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상상이고, 개인 메모일 뿐이라는 A씨와 어도어 경영진이 작성한 문서(어도어 측에서는 문서가 아닌 메모라고 주장하는)가 진정 배임에 해당될 수 없는지 말이다.

다시 배임 혐의의 정의를 정리해본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임무를 저버리고 불법행위를 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임무를 맡긴 사람에게 손해를 입힘으로써 성립한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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