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슈퍼 엔저' 방관…엔·달러 환율 34년만에 156엔 돌파

윤세미 기자 2024. 4. 2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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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엔·달러 환율이 156엔을 돌파하며 1990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재계에서 과도한 엔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일본은행도 환율 방어를 위해 대응에 나설 수 있단 기대가 커지던 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행이 엔저 무대응으로 이제 환율 방어의 공은 재무성으로 넘어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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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26일 엔·달러 환율이 156엔을 돌파하며 1990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화가 달러를 상대로 가치가 더 떨어졌단 의미다. 당초 시장에선 일본은행이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엔저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단 전망이 제기됐으나 일본은행이 금리와 국채 매입 규모 등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엔화 매도세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의 가이타 가즈시게 애널리스트는 니혼게이자이(닛케이)를 통해 "솔직히 조금 놀랐다"며 "최근 엔저 현상이 심화해 국채 매입 규모 축소 등의 대응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일본은행은 무대응으로 반응했다"고 말했다.

하루 전 지지통신은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국채 매입 규모 축소를 검토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일본 재계에서 과도한 엔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일본은행도 환율 방어를 위해 대응에 나설 수 있단 기대가 커지던 터다. 금리 인상에 비하면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데 따른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그러나 일본은행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진행한 끝에 단기 금리를 현행 0~0.1% 수준으로 동결하는 한편 국채 매입 규모도 지난달 결정한 지침대로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월간 약 6조엔(약 53조원) 수준을 유지하겠단 의미다.

일본은행이 이날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한 건 2% 물가 목표의 안정적 실현을 위해 경제와 인플레이션을 뒷받침하겠단 자세를 거듭 강조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안 그래도 미·일 금리 격차를 의식하던 외환 시장에선 달러 매수·엔화 매도 흐름이 강화됐다. 엔·달러 환율은 단숨에 156엔을 돌파했다. 간밤 발표된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1분기 연율 1.6% 성장하는 데 그친 반면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3.4%로 뛰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은 더 멀어진 상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행이 엔저 무대응으로 이제 환율 방어의 공은 재무성으로 넘어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앞서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엔저 진행에 대해 "구체적 정책 수단은 말할 수 없다"며 "외환 시장의 동향을 주시해 만전의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당초 시장이 개입선으로 예상했던 달러당 152엔, 155엔이 모두 깨지면서 환시 개입에 대한 경계심은 점점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이날 갑작스러운 환율 개입이 나올지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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