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기술 혁신 없인 후손 먹일 식량도 없다"

박건희 기자 2024. 4. 2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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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키플랫폼] 윤성용 쿨라바이오 COO(최고운영책임자)
윤성용 쿨라바이오 최고운영책임자가 26일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4 키플랫폼' 총회에서 '과잉에서 평형으로: 멸종에 대비하여 탄소와 질소의 균형 재조정을 위한 농업 바이오 기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지구온난화의 악순환은 결국 '식량 위기'로 귀결됩니다. 식량 체계가 무너지면 인류 문명은 구석기, 신석기 시대로 퇴보할 겁니다. 친환경 농업 기술을 개발하는 애그테크(Ag-Tech) 혁신 없인 앞으로 태어날 우리 후손에게 먹일 식량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성용 쿨라바이오 COO(최고운영책임자)는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4 키플랫폼'(K.E.Y. PLATFORM 2024) 총회2에서 '과잉에서 평형으로: 멸종에 대비하여 탄소와 질소의 균형 재조정을 위한 농업 바이오 기술'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COO는 "인류는 언제나 불확실성 속에서 살았고, 이 위험도를 정량화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대기 속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북극 온도가 급격히 오르면서 빙하가 녹고, 이에 따라 해수면이 상승해 거주지가 사라지거나 가뭄·홍수 등 극한 기후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현 인류가 당면한 위기로 꼽았다.

북극 온도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다른 곳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원래 다른 지역보다 훨씬 낮은 기온을 유지했어야 할 북극이 다른 지역과 비슷한 평균 기온을 갖게 된다. 적도 지방의 더운 공기가 상승하고 극지방의 찬 공기가 하강하는 대류에 의해 대기대순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처럼 온도가 엇비슷해지면 대기가 원활히 순환하지 못한다. 강한 에너지가 한 지역에 갇혀있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특정 지역에 폭우가 발생하거나, 극한 가뭄이 찾아온다.

가뭄으로 땅의 수분과 식물이 말라붙으면 산불의 원인이 되고, 불에 타는 숲은 수백, 수천 년 간 머금고 있던 이산화탄소를 다시 대기 중으로 배출한다. 그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농도가 다시 높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윤 COO는 무엇보다 "지구온난화의 악순환은 결국 '식량 위기'로 귀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식량 위기는 그 어떤 것보다 원초적이고 원론적인 문제"라며 "식량 체계가 무너지면 식량을 바탕으로 이뤄졌던 모든 문명이 다시 구석기, 신석기 시대로 퇴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농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오랜 기간 사용돼 온 합성 질소비료가 환경오염의 주원인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합성 질소 비료의 사용을 억제하면서도 2050년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할 인구의 식량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그테크(Ag-Tech) 혁신 없다면, 미래 세대 먹일 식량도 없다"
26일 영등포구 콘래드서울에서 진행된 '2024 키플랫폼' 총회에서 참석자들이 발표자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윤 COO는 "이 같은 위기가 애그테크(Ag-tech)가 주목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애그테크는 농업(Agricultur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농업 분야에 AI(인공지능),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SPR-Cas9) 기술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한 산업을 말한다.

그는 "2022년과 2023년 2년간 미국 내 애그테크 투자액이 약 160억 달러(약 22조 160억원)에 이른다"며 "제약사 등대표적인 바이오테크 업계에 비해선 작은 규모지만 무시할 수준은 아닌데다, 거대 농업 관련 기업이 소규모 애그테크 기업을 M&A(인수·합병) 하는 비율도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윤 COO는 "특히 일본 화학 회사의 약진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의 농업 환경은 매우 유사한데, 최근 흐름을 보면 일본 정부가 훨씬 더 전략적으로 무언가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토마토 속 'GABA'라는 신경전달물질을 5배 이상 늘린 일본 기업의 예를 들며, 그는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일본 정부가 이를 허가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몸담은 쿨리바이오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와 질소를 포획한 후 유전자 편집으로 두 물질의 능력을 극대화해, 흙과 식물 속에 직접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징코 바이오웍스(GINKO BIOWORKS)'는 친환경 질소비료와 관련해 바이오테크 파운드리를 설립하고 생산 및 판매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전언이다.

윤 COO는 "애그테크 산업이 원활하고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도 인지하고, 혁신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혁신이 없다면 앞으로 태어날 우리 후손에게 먹일 식량도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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