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천천히 일어나도 돼” 넘어진 이들에게 보내는 장미 향기[책과 세상]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그림책 '장미 저택' 속 집주인 '미미씨'에겐 뭔가 사연이 있다.
은둔하는 미미씨를 대신해 멧밭쥐 다섯 마리가 그의 장미 정원을 돌봐주러 오지만 두 계절이 지나도록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한다.
그리고 아름답기로 유명했으나 지금은 폐허가 돼버린 미미씨의 장미 정원을 정성껏 되살린다.
그림책에서 보기 힘든 휠체어를 탄 멧밭쥐가 튤립 호텔에 묵어 반가웠는데, 장미 저택에도 놀러 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림책 ‘장미 저택’ 속 집주인 ‘미미씨’에겐 뭔가 사연이 있다. 은둔하는 미미씨를 대신해 멧밭쥐 다섯 마리가 그의 장미 정원을 돌봐주러 오지만 두 계절이 지나도록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한다. 한밤중 미미씨가 흐느끼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하지만 멧밭쥐들은 왜 그러냐고, 대체 언제 밖으로 나올거냐고 묻지 않는다. 대신 직접 구운 빵과 따뜻한 차, 갓 따 온 장미를 방문 앞에 놓아둔다. 그리고 아름답기로 유명했으나 지금은 폐허가 돼버린 미미씨의 장미 정원을 정성껏 되살린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미미씨. 한때 최고의 장미를 만드는 데 열중했던 미미씨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크고 멋진 장미를 보려면 올망졸망 맺힌 꽃봉오리를 솎아내야 하지만, 그는 작더라도 함께 꽃피도록 둔다. 그리고 마을 동물들을 초대해 축제를 벌인다. 수북하게 함께 핀 장미들은 모두에게 잊지 못할 향기를 선물한다.
책은 미미씨가 좌절한 이유에 주목하지 않고 넘어진 타인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충분히 회복할 때까지 곁에서 천천히 기다려주자고.
'장미 저택'은 김지안 작가의 전작 ‘튤립 호텔’과 이어지는 이야기다. 튤립 가꾸기에 탁월했던 멧밭쥐들은 이번엔 죽어가던 장미와 움츠러든 장미 주인의 마음을 되살려낸다. 튤립 호텔에서는 멧밭쥐와 개구리만 나왔지만 이번엔 더 다양한 동물들이 나온다. 그림책에서 보기 힘든 휠체어를 탄 멧밭쥐가 튤립 호텔에 묵어 반가웠는데, 장미 저택에도 놀러 왔다. 김 작가는 이 작품으로 2024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코믹스 부문 라가치상을 받았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손웅정 "흥민이 때문에 희생? 나도 성장... 내 전성기는 지금부터" | 한국일보
- 서유리, 전 남편 최병길 PD 언급 논란에 "주어진 일 열심히 한 것 " | 한국일보
- 황선홍호, 신태용 인도네시아에 '충격패'... 올림픽 진출 좌절 | 한국일보
- 드라마에서 80초 만에 죽는 김갑수가 '명 짧은 배역' 고르는 기준 | 한국일보
- 7695건의 해양오염 신고, 3364만원 포상으로 이어져 | 한국일보
- 내 군복이 1000만 원?...발렌시아가, 이번엔 '개구리복' 패션 | 한국일보
- 민희진 "하이브, 나를 망가뜨리려... 뉴진스가 살렸다" | 한국일보
- 유영재, 입 열었다…"성추행 프레임, 법적 다툼할 것" | 한국일보
- 선배 잘 따르던 착실한 딸이 범죄자로 돌아왔다 | 한국일보
- 정릉 '교수단지'라는 별천지...신혼부부는 마당 있는 단층주택을 지었다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