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박정희 동상’ 들어서나…시의회 상임위, ‘기념사업 조례안’ 통과
시민사회단체 “부결” 촉구

동상 건립 등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의 근거가 되는 조례안이 대구시의회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26일 ‘대구광역시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안’에 대한 안건 심사 회의를 열고 일부 조항을 추가한 수정 조례안을 가결했다. 시의원 5명이 모두 찬성 의견을 냈다.
상임위를 통과한 조례안은 다음달 2일 대구시의회 본회의에 상정돼 찬반 표결을 거친다. 수정 조례안이 최종 본회의를 통과하면 대구시는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상임위는 별도의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의 조항을 신설했다.
이 조례안은 대구시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기념사업과 관련 행사, 그 밖에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념사업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대구시가 설립한 공사·공단 또는 출자·출연한 법인에 관리 및 운영을 위탁할 수 있게 했다. 예산 범위 내에서 위탁업무 수행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한다는 내용도 조례안에 포함됐다.
이날 기획행정위 소속 대구시의원들은 근거가 부족하고 내용이 부실한 조례안 등이라고 비판했다.

대구시는 박정희 동상 건립 예산을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해 둔 상태다. 시는 ‘박정희 공원’(대구대표도서관 앞)과 ‘박정희 광장’(동대구역 광장)에 각각 박 전 대통령 동상을 건립하기 위해 14억5000만원을 편성했다.
앞서 홍준표 시장은 상임위 하루 전인 지난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미 구미, 경주 등지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이 건립돼 있고 대구시가 처음 건립하는 게 아님에도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반대하는 게 유감”이라고 밝혔다.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정희 우상화 사업 반대 범시민운동본부 준비위원회’는 26일 대구시의회 앞에서 해당 조례안 부결을 촉구했다.
녹색정의당 대구시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시의회는 시장의 거수기라는 오명을 이번에도 벗지 못했다”면서 “홍준표 시장의 시대 역행 행보와 시의회의 무능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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