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원→1만6천원’ 한 정거장 사이 2배 뛰는 공항버스 요금 왜?

심우삼 기자 2024. 4. 2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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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에 사는 배유진(37)씨는 지난달 1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공항리무진버스(공항버스) 이용을 위해 요금을 알아보던 중 의아한 점을 발견했다.

집 근처 마곡역 정류장에서 공항버스(6003번)를 타면 요금이 1만6000원인데, 한 정거장 뒤인 송정역 정류장에서 타면 8000원(지난달 3일부터 1만원)으로 요금이 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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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남부 지역과 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는 6003번 공항버스. 배유진씨 제공

서울 강서구에 사는 배유진(37)씨는 지난달 1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공항리무진버스(공항버스) 이용을 위해 요금을 알아보던 중 의아한 점을 발견했다. 집 근처 마곡역 정류장에서 공항버스(6003번)를 타면 요금이 1만6000원인데, 한 정거장 뒤인 송정역 정류장에서 타면 8000원(지난달 3일부터 1만원)으로 요금이 달랐기 때문이다. 두 정류장 간 거리는 1km 남짓으로 걸어서 1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인데, 요금은 2배에 달했다. 배씨는 고민 끝에 송정역 정류장에서 공항버스를 타 교통비를 아꼈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요금 책정”이란 생각을 떨쳐낼 수 없었다.

서울 일대와 인천공항을 연결하는 공항버스 일부 노선에 거리상 차이가 거의 없음에도 요금은 2배 가까이 벌어지는 구간이 있어 이용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역차별”이란 인근 지역 주민들의 항의도 적지 않다. 거리와 관계없이 단일 운임을 받는 공항버스의 요금이 최근 몇년새 큰 폭으로 올라 이용객 부담이 커진 상황과 맞물리면서 요금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공항버스 운영사(공항리무진)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러한 요금 차이는 마곡 지구 개발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단일 운임으로 운영되는 공항버스는 도입 당시부터 예외적으로 김포공항-인천공항 구간의 요금만 정상운임의 절반 수준을 받아왔는데, 송정역 정류장은 인근의 김포공항 정류장과 한 데 묶여 종점 역할을 했기 때문에 같은 요금이 적용됐고, 이런 관행이 지금껏 이어져 왔다. 6018번 공항버스가 지나가는 김포공항 인근의 3개 정류장 요금이 정상운임(1만7000원에)에 비해 낮은(1만원)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항리무진 관계자는 “구간 요금을 따로 책정하기 어려우니까 저희가 혜택을 드리는 건데, 못받는 분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허허벌판이었던 마곡에 대규모 택지지구가 들어서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요금 차이를 체감하는 주민들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마곡 개발 후 송정역과 발산역 정류장 사이에만 2개 정류장(마곡역·마곡동로사거리)이 새로 생겼는데, 근소한 거리 차이로 요금이 엇갈리는 구간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최근 몇년 사이 공항버스가 고급 리무진 버스로 교체돼 요금이 1만원에서 1만6천원으로 크게 오르면서, 이용객들의 가격 민감성이 커졌다는 점도 불만이 늘어나는 배경이다. 배씨는 “지하철, 공항철도, 시내·시외버스 모두 거리 구간별 요금이 다른데 공항버스만 아닌 것은 의아하다”고 했다.

전반적인 요금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정면허’ 형태로 운영되는 공항버스는 회사가 적정 이윤을 반영해 요금을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어, 정부가 정하는 거리 비례제 요율에 따라 요금을 매기는 시외면허와 차이가 있다. 한정면허는 보통 수요 예측이 어려워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간에 적용되는데, 인천공항 개항 초기와 달리 현재는 이용객 수가 크게 늘어난 터라 공항버스 요금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어왔다. 4개의 공항버스 업체 중 가장 규모가 큰 공항리무진은 지난해 매출 617억, 순이익 44억원을 올렸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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