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여대 독문·불문과 폐지…'무전공' 발 통폐합 확산하나

진태희 기자 2024. 4. 26. 14: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BS 뉴스12]

덕성여자대학교가 내년부터 불문과와 독문과 두 학과의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기초 인문학 전공을 두 개나 동시에 폐지하는 건, 서울 소재 대학에선 처음 있는 일인데요.


무전공 선발 확대 방침에 따라, 이런 일이 더 빈번해질 거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진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덕성여대에서 올해 자유전공으로 독문과를 선택한 학생은 단 두 명. 


불문과 역시 작년보다 줄어, 7명에 불과합니다.


최근 3년간 독문과, 불문과의 재학생 수는 각각 매년 10명, 20명 안팎에 그쳤습니다.


결국 두 과 모두 내년부터 신입생을 뽑지 않기로 하면서, 폐지 수순을 밟습니다.


서울 소재 대학 중 이렇게 인문학 두 학과가 한꺼번에 폐지된 건 처음입니다.


인터뷰: 덕성여대 불어불문학과 재학생

"사실 어문학과를 많이 선택하는 학생들이 사실 줄어들고 있는 것은 맞지만 또 그렇다고 해서 어문과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그 과를 희망할 수 없게 되는 건 또 아니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다니던 학과가 없어진단 소식에, 학생들이 가장 걱정되는 건 졸업입니다. 


이미 학생 수가 적어, 있던 전공 수업도 학생 수 요건을 채우지 못해 줄줄이 폐강되고 있는 상황.


학교에선 어떻게든 폐지 학과의 모든 학생을 졸업시키겠단 입장입니다.


인터뷰: 양정호 대학교육혁신원장 / 덕성여대

"학과가 폐지가 되잖아요. 이런 경우에는 어쨌든 적은 학생들밖에 안 남아 있으니 이 친구들이 졸업을 하려면 그 기준하고 별도로 설강(강의 개설)을 해줘서 졸업을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


덕성여대는, 폐지되는 두 과의 정원을 합쳐, 259명 규모의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하는 데 쓰기로 했습니다.


앞서, 교육부는 무전공 선발 비율을 25%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대학에, 수십억 원대의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학생들의 완강한 거부에도 학교에서 폐지를 강행하는 이윱니다.


인터뷰: 덕성여대 독어독문학과 교수

"이사회에서까지 그런 식으로 인정해 버리니까 우리는 정말 할 말이 없는 거죠. 학생들은 당연히 그에 대해서 반대를 했고 그런데 지금 현재는 너무나 많이 지쳐 있어요."


앞으로 이 같은 기초학문 폐과 사태는 점점 더 가속화할 전망입니다.


실제, 부산대는 올해부터 독어교육과, 불어교육과 신입생을 뽑지 않기로 했고, 경북대도 내년부터 불어교육과 신입생을 받지 않습니다.


인터뷰: 강창우 전국국공립대학교 인문대학장협의회장

"무전공 모집 제도가 시행됐을 때 여러 대학들이 학생들이 적게 가는 전공이나 학과를 폐지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예견되고 있습니다.“


기초학문 위축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인문학 붕괴 우려까지 나오지만, 학교나 정부 모두, 뾰족한 해법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