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의 논점 흐리기, 감정호소 뿐이었던 기자회견 [이슈&톡]

김종은 기자 2024. 4. 2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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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을 밝히고 있는 민희진 대표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어도어(ADOR) 대표 민희진이 하이브 방시혁 의장, 박지원 CEO와 나눈 개인적인 메신저 내용까지 공개하며 반전을 꿈꿨지만 실패한 모양새다. 감정호소만 있었을 뿐, 정작 경영권 찬탈 의혹에 대해선 모호한 입장만을 고수했기 때문. 여론 회복을 위해선 더 명확한 설명이 필요로 해 보인다.

민희진 대표는 현재 경영권 찬탈 의혹을 받고 있는 중이다. 하이브는 23일 내부 감사를 통해 어도어 경영진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는 정황을 발견했고, 다음 날엔 '프로젝트 1945'라는 제목의 문서를 추가로 발견했다. 해당 문서에는 고소고발, 민사소송, 여론전 등의 소제목이 담겨 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민 대표는 최근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 전날인 25일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 대강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과 만났다.

보통의 기자회견이 그렇듯, 당연히 객관적인 증거와 정황들을 가져와 의혹들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할 거라 생각됐으나 실상은 눈물과 욕설, 사적인 폭로와 감정 호소가 가득한 폭로전에 불과했다. 우선 민 대표는 일반적인 기자회견과는 달리 편안한 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등장, 2시간 동안 쉴 새 없이 자신의 불만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하이브 방시혁 의장, 박지원 CEO와 나눈 개인적인 대화 내용도 공개됐으며, 그의 가감 없는 언행에 에스파, 르세라핌, 아일릿이 의도치 않은 피해를 입기도 했다.

하나 정작 문제가 되고 있는 경영권 찬탈 의혹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의문을 자아냈다. 그저 "경영권 탈취를 의도하거나 계획한 적도, 실행한 적도 없다"는 기존과 같은 입장을 고수했을 뿐이었다. 지금 잊지 말아야 할 건 임원 A씨가 자신의 컴퓨터에 경영권 탈취 시나리오가 남긴 문건을 직접 작성했다는 사실. 직장인으로서 직장과 상사에 대한 불만을 지인에게나 직장 동료들에게 털어놓을 수 있지만, 경영권 찬탈의 디테일한 시나리오를 적었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이에 대한 질문을 건네자 민 대표는 "해당 문건은 그저 A씨의 상상을 적은 메모 같은 것"이라는 엉뚱한 답변을 건넸다. "A씨가 평소에도 자신의 생각을 따로 적곤 한다"라는 민 대표는 "물론 오해할 수 있지만 A씨를 개인적으로 잘 안다면 이해가 된다. 같은 말이라도 좀 세게 쓰는 타입이라 오해할 수 있다. 그리고 내 지분이 18%밖에 안 되는데 경영권 찬탈이 어디 가당키나 한 얘기냐. 사우디 국부 뭐 이런 얘기도 있는데 말도 안 되는 말이다. 그걸 진지하게 받아들이니 어이가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외부 업체와 경영권 찬탈에 대해 의논한 것에 대해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 것 뿐"이라고 변명하며 "지난해 맺은 주주간 계약에서 불만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내가 법적인 용어에 약하다 보니 원래 VC였던 내 친구에게 이 계약서에 대해 물어봤던 거였다"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민 대표는 눈물까지 쏟으며 자신이 경영권 찬탈 의혹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한 억울함을 표했으나, 막상 이 모든 의혹이 거짓임을 증명할 증거가 없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실제로 ▲임원 A씨가 디테일한 경영권 탈취 시나리오를 적은 점과 '프로젝트 1945'의 존재 ▲외부 업체와 미팅을 진행한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에 논란을 키우고 있다.

그가 무속인과 방탄소년단의 병역 이행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눈 점 역시 마찬가지다. 기자회견에 앞서 하이브는 민 대표의 주술 경영 의혹을 제기하며 포렌식으로 복구한 대화 내용을 공개한 바 있는데, 민 대표는 "에이스인 방탄소년단이 군대에 가면 홍보 면에서 뉴진스에게 유리할 테니, 그래서 물어본 거였다"라며 하이브 측 입장을 일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해당 무속인은 원래부터 알고 지내던 내 지인이다. 내 지인인데 그냥 무속인인 사람이다. 무속인인 사람은 지인으로도 두면 안 되냐"라고 해명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결국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건 뉴진스를 향한 민 대표의 과도한 열정과 사랑이었을 뿐, 정작 중요한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에 대해선 어떤 추가적인 답변도 받지 못했다. 누명을 벗을 만한 증거도 없었다. 민희진이 진정으로 이번 사태가 억울하고 뉴진스를 지키고 싶다면, 계속해 뉴진스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 언급하기보단 명확한 증거와 정황들로 누명을 벗는 게 우선시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뉴진스 | 민희진 | 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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