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해 비상’ 감염자 지난해 33배…“전 세계적 유행中 ”

김명지 기자 2024. 4. 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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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경상남도 초⋅중학교들은 최근 홍역과 백일해 예방 관리와 관련한 가정통신문 일제히 배포했다.

이 지역의 한 중학교에서 백일해 감염 환자가 한꺼번에 확인됐다는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접종한 지 기간이 오래 지나 항체 면역이 떨어진 성인이 감염돼 학생들에게 전파했을 수 있다"며 "성인들도 어린 자녀가 있다면 백일해 백신을 접종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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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벌써 365명 감염
부산⋅경남 학교내 집단 감염
“12개월 미만 영아 감염되면 위험”
“성인도 1회 백신 접종 권고”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소아과에서 아기가 독감 접종을 받고 있다. /뉴스1

부산과 경상남도 초⋅중학교들은 최근 홍역과 백일해 예방 관리와 관련한 가정통신문 일제히 배포했다. 이 지역의 한 중학교에서 백일해 감염 환자가 한꺼번에 확인됐다는 내용이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해부터 홍역도 산발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해당 중학교는 학생의 감염 사실을 알리고, 주변 학생들에 진단 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학부모들에게 백일해 백신 6차 추가접종을 안내했다.

여름과 가을에 감염자가 증가하는 백일해가 올초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접종한 지 기간이 오래 지나 항체 면역이 떨어진 성인이 감염돼 학생들에게 전파했을 수 있다”며 “성인들도 어린 자녀가 있다면 백일해 백신을 접종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26일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발생 현황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이달 24일까지 백일해 환자 수는 36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명)과 비교해 33.2배 늘었다. 이는 최근 10년간 같은 기간(1월 1일~4월 24일)과 비교해도 가장 많은 것이다.

전체 환자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12세 이하 어린이였다. 216명으로 전체의 59.2%를 차지했다. 이어 13~19세가 25.2%(92명), 60세 이상은 8.8%(32명)이었다. 지역별로는 경남(182명, 49.9%), 경기(56명, 15.3%) 부산(47명, 12.9%) 순이었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에 의해 감염되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환자가 기침할 때 공기 중으로 튀어나온 비말(콧물, 침방울)을 통해 퍼지는데, 콧물로 시작해서, 발작성 기침으로 병이 진행된다. 면역력이 없는 집단에서는 감염자 한 명이 12~17명까지 감염시킬 정도로 전파력이 강하다.

질병관리청 제공

한국의 예방접종률은 외국과 비교해 높은 편이다. 지난해 초등학교 입학생을 기준으로 DTa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5차 예방접종률은 96.8%, 중학교 입학생의 Tdap(또는 Td) 6차 예방접종률은 82.5%에 달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일해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항체가 유지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라며 “해외 유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백일해로 진단을 받으면 항생제를 투여하고, 5일 동안 격리해야 한다. 백신을 접종한 경우에는 증상이 경미하지만, 심할 경우 폐렴과 심부전(심장 기능 이상) 등 합병증이 와 사망할 수 있다. 특히 1세 미만의 영아가 위험하다.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백일해로 의심할 수 있다.

치사율은 4% 정도다. 최근 10년 동안 한국에서 백일해에 걸려 사망한 사례는 없지만, 무시할 수준의 감염병은 아니라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필리핀에서는 올들어 백일해 환자 1112명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58명이 사망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는 올 들어 1762명이 백일해에 감염됐는데, 이는 지난해 환자 수(2712건)의 65%에 이른다.

엄중식 교수는 “생후 12개월 미만의 영아와 접촉이 있는 사람은 Tdap 백신(성인형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백신)을 한 번은 꼭 맞기를 권고한다”라며 “백신 접종력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보건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올해 전세계적으로 아동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백일해가 유행하고 있다”며 “1세 미만 영아 대상 적기 접종(생후 2개월, 4개월, 6개월)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단체생활이 시작되는 시기인 4~12세는 백일해 접종(5~6차)을 맞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일해를 포함한 호흡기 감염병 등 예방을 위해 일상생활에서 손 씻기, 기침예절을 실천할 수 있도록 부모님과 선생님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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