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권이 꽁꽁 덮은 ‘우 순경 총기 사건’···42년 만에 위령제
마을 주민 56명 숨졌지만 보도조차 안돼
42년 만에 ‘우 순경 총기 사건’ 희생자의 한을 달래줄 첫 위령제가 26일 경남 의령에서 열렸다.
의령군은 이날 의령 4·26추모공원에서 ‘의령 4·26위령제’를 열고 추모식을 했다. 일명 ‘우 순경 사건’이라 불리는 궁류 총기 사건은 의령경찰서 궁류지서 소속 우범곤 순경이 1982년 4월 26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마을 주민에게 무차별 총기를 난사해 주민 56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다.
사건 발생 42년 만에 처음으로 위령제가 의령군 주최로 개최했다. 당시 정권은 보도 통제로 철저하게 이 사건을 덮었고, 이후 민관 어디에서도 추모행사 한번 열리지 못한 채 안타까운 세월만 보냈다.
‘의령 4·26유족회’ 류영환 대표(64) 등 희생자 유족들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날 일을 기억하고 있다. 류 대표는 우 순경 사건으로 어머니와 스무 살 여동생을 잃었다.
류 대표는 이 사실을 알리려고 의령경찰서 궁류지서에 급히 갔지만 경찰은 아무도 없었다. 얼마 뒤 궁류지서장과 경찰 관계자가 차를 타고 인근 창녕 부곡 온천에 목욕하고 동네로 돌아온 걸 목격했다.
사건 직후 전두환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지역에 왔지만, 잠시 머무른 후에 돌아갔고 피해 보상도 없이 잊혀져간 사건이 됐다.
유족회는 현재 생존한 희생자 유족을 15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족 대부분은 그날의 참상을 떠올리는 것조차 힘들어하고 있다.
의령군은 국·도·군비 30억 원을 들여 추모공원을 지었다. 위령제는 유족들의 뜻을 받들어 완공된 위령탑 앞에서 열렸다.
위령탑은 희생자·유족·현세대 모두를 위한 위령탑으로 지어졌다. 희생자 넋을 ‘추모’하고, 생존자인 유가족을 ‘위로’하고, 지금 세대에게는 다시는 비극적인 죽음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세 가지 요소를 담았다. 위령탑 비문에는 희생자 이름과 사건의 경위, 위령탑 건립취지문을 새겨 기록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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