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족 호텔뷔페 가려면 100만원… 등골 휘는 ‘가정의 달’

김호준 기자 2024. 4. 2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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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식사에 월급의 3분의 1을 쓴다니 엄두가 안 나네요."

뷔페 1인당 가격이 19만 원으로 4인 가족이면 76만 원, 여기에 와인 한 병만 더해도 100만 원이 들기 때문이다.

실제 더파크뷰는 지난달 성인 기준 주중 저녁 뷔페 가격을 18만5000원에서 19만2000원으로 3.7% 올렸다.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의 '아리아'도 지난 2월 뷔페 가격을 15%가량 올려 성인 기준 주중 저녁 뷔페 가격은 16만5000원에서 19만 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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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앞두고 주요호텔 가격 올려
경쟁적 인상에 ‘담합’ 의혹까지
어린이·어버이날 기념 포기못해
소비자들 ‘울며 겨자먹기’ 예약

“한 끼 식사에 월급의 3분의 1을 쓴다니 엄두가 안 나네요.”

직장인 김민우(36) 씨는 어버이날(5월 8일)을 맞아 동생, 부모님과 서울의 특급호텔 뷔페를 찾으려다가 마음을 고쳐먹었다. 뷔페 1인당 가격이 19만 원으로 4인 가족이면 76만 원, 여기에 와인 한 병만 더해도 100만 원이 들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예약은 대부분 마감돼 늦은 저녁 시간인 오후 8시에만 자리가 비어 있었다. 김 씨는 “월급 받는 직장인이 감당하기에는 호텔 뷔페 가격이 도를 넘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호텔들이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연례행사처럼 뷔페 가격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배짱 장사’에도 가족과 보내는 기념일을 포기할 수는 없어 올해도 어린이날(5월 5일)과 어버이날 등 주요 기념일에는 대부분 뷔페 예약이 마감된 상태다. 여기에 치킨과 버거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가격 ‘편승 인상’ 행렬이 이어지면서 외식물가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텔들은 올 초부터 줄줄이 뷔페 가격을 올려 왔다.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들지만, 가정의 달 ‘대목’을 앞두고 미리미리 가격을 올려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호텔들이 경쟁적으로 뷔페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담합 의혹마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더파크뷰는 지난달 성인 기준 주중 저녁 뷔페 가격을 18만5000원에서 19만2000원으로 3.7% 올렸다. 주말 브런치 뷔페 가격은 기존 17만5000원에서 18만5000원으로 5.7% 올랐다.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의 ‘아리아’도 지난 2월 뷔페 가격을 15%가량 올려 성인 기준 주중 저녁 뷔페 가격은 16만5000원에서 19만 원이 됐다. 뷔페 가격 인상 폭은 통계청에서 발표한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 폭(3.4%)을 크게 웃돈다. 이런 가운데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콘스탄스’,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더뷔페’는 주요 기념일 식사 예약이 이미 마감됐거나 일부 시간 예약만 가능한 상황이다.

대중 외식 메뉴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맥도날드는 다음 달 2일부터 불고기버거 등 16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2.8% 올린다고 이날 밝혔다. 맥도날드의 이번 가격 인상은 불과 6개월 만으로, 최근 메뉴 가격을 올린 파파이스 등 다른 프랜차이즈에 기댄 ‘꼼수 인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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