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산이 생명숲으로… 1㎞ 메타세쿼이아 길따라 ‘자연 속으로’[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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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숨을 죽이고 있던 노란 민들레가 봄을 맞아 시멘트 벽돌 틈을 뚫고 다시 피어난다.
난지 테마 숲길은 지난해 4월, 마포구가 1㎞가 넘는 메타세쿼이아 숲길에 꽃무릇과 상사화, 맥문동, 수국, 수선화 등 11종류 풀꽃을 심어 사시사철 꽃이 피어나도록 조성한 산책길이다.
난지 테마 숲길이 더욱 값진 것은 서글픈 과거를 이겨 낸 자연의 위대함 때문이다.
햇살 좋은 오후, 난지 테마 숲길을 시구를 읊조리며 맨발로 걷다가 소곤소곤 자연에 인사를 건네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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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수선화 등 사계절 활짝
맨발걷기 맞춤 ‘소곤소곤 길’
시 50편 전시 ‘시인거리’ 눈길
겨우내 숨을 죽이고 있던 노란 민들레가 봄을 맞아 시멘트 벽돌 틈을 뚫고 다시 피어난다. 자연의 생명력이 새삼 놀랍다.
서울 마포구에는 이런 자연의 생명력과 위대함을 몸소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있다. 하늘공원에 자리한 ‘난지 테마 숲길’(사진)이다. 난지 테마 숲길은 지난해 4월, 마포구가 1㎞가 넘는 메타세쿼이아 숲길에 꽃무릇과 상사화, 맥문동, 수국, 수선화 등 11종류 풀꽃을 심어 사시사철 꽃이 피어나도록 조성한 산책길이다. 특히 서울 도심에서 보기 힘든 상사화 군락이 빨갛게 꽃을 피우면 더욱 장관을 이룬다.
숲길 내 한강 쪽 오솔길에는 ‘소곤소곤 길’이 조용히 자리 잡고 있다. ‘지구를 두 발로 느낀다’는 의미를 담은 어싱(Earthing)이 최근 화두로 떠오르며 맨발 걷기를 즐기는 시민들을 배려한 길이다. 길 전체에 야자 매트가 깔려 있어 이름 그대로 이야기를 나누며 두 발로 지구를 느끼기에 안성맞춤이다.
혼자서 산책을 즐기는 이들 역시 심심할 일이 없다. 메타세쿼이아와 꽃이 어우러지는 숲길 곳곳에는 지역 주민이 사랑하는 시인의 시 50여 편이 전시돼 있다. 산책하면서 한 편 한 편 곱씹는 시구(詩句)는 몸과 마음 모두에 자양분이 된다. 구는 이곳을 ‘시인의 거리’라고 이름 짓고 아름다운 시를 상시 선보이고 있다. 이곳에는 이국적인 메타세쿼이아 숲길에서 인생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을 위한 예쁜 포토 스폿과 다과를 즐길 수 있는 쉼터가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훌륭한 힐링 장소가 된다.
난지 테마 숲길이 더욱 값진 것은 서글픈 과거를 이겨 낸 자연의 위대함 때문이다. 40여 년 전 이곳은 서울시 쓰레기 매립장으로 지정돼 각종 생활 쓰레기 더미로 100m 높이의 ‘산’을 이뤘었다. 자연보다 발전을 우선했던 인간을 위한 희생터 ‘난지도’에 자연은 수십 년 동안 생명의 싹을 틔우고 나무와 꽃, 그리고 시를 품었다.
햇살 좋은 오후, 난지 테마 숲길을 시구를 읊조리며 맨발로 걷다가 소곤소곤 자연에 인사를 건네 보는 건 어떨까. “그동안 애썼다. 참 고맙다”고.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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