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인간의 협업, 케이론과 같이 : 인간-AI 협업의 지혜 [AI와 함께하는 세상]
[AI와 함께하는 세상-1]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켄타우로스(Centaurus)는 반인반마(半人半馬)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반신은 말이고, 상반신은 인간의 모습을 띠고 있다.
켄타우로스 종의 성격에 따라 AI와 인간의 결합과 협업이 인간과 사회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미루어 생각해볼 수 있다.
켄타우로스 중에는 성질이 사나운 종도 있다. 미래에 치안유지와 전쟁 등에선 마치 켄타우로스처럼 말과 인간이 결합하듯 인간과 AI가 결합할 수 있을텐데, 자칫하면 ‘AI헐크’로 나타나 무자비한 모습을 보여줄 염려가 있다.
인공지능 산업에서 케이론은 인간의 장점과 AI의 장점이 잘 결합된 유형을 의미한다. 즉 인간이 하는 일과 AI가 하는 일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인간이 가장 잘하는 일은 인간이 하고, AI가 가장 잘하는 일은 AI를 사용하면서 정확하게 결합된 협업구조를 말한다.
요즘 모든 분야에 AI가 적용되며 전기처럼 AI가 일상화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모든 산업에서 생성형 AI를 도입하고자 한다. 하지만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반드시 생성형 AI의 도입이 필요한 분야인가? 적절한 시점인가? 올바른 방법인가? 깊이 고민해야 한다.
인공지능 기술 구현에는 매우 성공적이었으나 비즈니스 관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마존고’(Amazon Go)의 예를 들어보자. 작년 말 기준으로 미국 내 아마존고는 약 25%의 매장을 철수했고 대규모 해고를 단행했다. 그 이유는 사람들에게 신기한 기술 경험을 제공해주었지만, 비즈니스 및 문제해결의 관점에서는 사이보그의 함정에 빠졌다. ‘존재하지 않는 문제’를 정의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기술의 참신함 외에 신선한 식료품과 빠른 회전율과 같은 식료품 고유의 강점에서는 경쟁우위를 인정받지 못했고, 가격 경쟁력도 갖지 못했다. 식료품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정말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려보다는 신기한 기술 구현에만 집중한 결과이다. 그래서 AI는 AI+비즈니스를 함께 보아야 효과적이다.
인공지능에서 켄타우로스와 현명한 케이론(Chiron)을 언급한 이유는 AI를 현실에 적용함에 있어서, AI 자체의 능력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인가, 현실의 비즈니스 문제해결이 목표인가를 명확히 정의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정의와 목표가 분명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AI를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은 인간을 중심에 놓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인간과 AI의 결합은 우리 모두에게 훨씬 더 많은 혜택을 가져다줄 것이다. 켄타우스 체스(Centaur Chess) 게임에서도 사람과 AI가 함께 팀을 이뤄 서로 힘을 보태며 게임을 진행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발휘했다는 점은 좋은 보기가 될 것이다.
불사와 영생의 운명으로 태어난 켄타우로스 케이론도 사라졌듯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시대와 상황에 맞는 창조와 혁신이 있을 뿐이다. AI시대에는 인간과 AI의 협업 지능(Collaborative Intelligence : CQ)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CQ 모델을 개발할 때는 문제정의가 명료해야 하고 올바른 해법이 나와야 한다. 문제정의를 무엇으로 하느냐, 최상의 시너지 창출 전략은 무엇이냐 등에 따라 결과는 콩에서 팥까지 천양지차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AI와 인간의 협업이 일상화되어 ‘켄타우로스의 시대(The Age of Centaurus)’가 온다면, 켄타우로스 케이론을 꿈꾸는 기업가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AI를 기술 구현에 초점을 둘 것인가? 비즈니스 문제해결에 초점을 둘 것인가? AI의 활시위가 단기적 수익을 겨냥할 것인가, 지속적인 성장모델(인간과 말의 지속적이고 조화로운 결합)을 추구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어떻게 답하느냐에 따라 사이보그가 되느냐, 케이론이 되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기업가라면 누구에게나 예민한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인간과 AI의 지속 가능하고 조화로운 협업이 인간에게 진정한 이익을 가져다주는 ‘케이론의 시대’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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