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자민련’과 국민의힘[오후여담]

2024. 4. 2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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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108 대 192로 기록적으로 참패한 뒤 치러진 당선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활짝 웃으며 화기애애하게 희희낙락 축하 인사를 주고받는 장면은,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는 웰빙당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패배의 최대 책임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고 해도 그런 대통령을 무조건 추종하고 당내 반대파들을 조리돌림 한 여당의 책임도 적지 않은데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고, 당선자들보다 더 많은 낙선자의 마음을 전혀 살피지 않은 몰감수성도 충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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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동 논설위원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108 대 192로 기록적으로 참패한 뒤 치러진 당선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활짝 웃으며 화기애애하게 희희낙락 축하 인사를 주고받는 장면은,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는 웰빙당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패배의 최대 책임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고 해도 그런 대통령을 무조건 추종하고 당내 반대파들을 조리돌림 한 여당의 책임도 적지 않은데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고, 당선자들보다 더 많은 낙선자의 마음을 전혀 살피지 않은 몰감수성도 충격적이었다.

윤 대통령이 ‘식물 대통령’이 되든 말든 자신이 살아남은 게 더 중요한 것 같았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맞나 싶다가도 이해가 갔다. 국민의힘 지역구 당선자 90명 중 59명(65.6%)이 영남권이다. 자신과 주변 대부분이 쉽게 당선된 사람들이다. 주변에 낙선자가 거의 없으니 아픔의 공감도, 이대로 가다간 당의 미래가 없다는 위기감이 없는 것도 이해는 된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은 헌정사 초유의 3연패를 했다. 지난 2016년 총선 때 집권 여당으로서 122석을 얻어 보수 계열 무소속 7석을 합쳐도 범야권에 대패한 이래 굳어진 수도권 참패가 근본 원인이다. 8년 전 총선 때 수도권서 민주당 82석 대 새누리당 35석으로 참패한 후 2020년 제21대 총선 땐 그 차이가 103석 대 16석으로 더 벌어졌다가, 이번 총선에서도 102석 대 19석으로 비슷하게 졌다. 수도권 참패 악순환 구도를 깨지 못하면 다수당 복원은 꿈도 못 꾸고 ‘영남 자민련’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지만, 탈영남당 움직임은 압도적 다수 세력인 영남 의원·당선자들에게 비난당하고 저지된다.

보수 본당이자 집권당이 수도권에 발도 못 붙이고 영남당으로 패퇴하면서 자괴감도 느낄 만하지만, 그런 분위기는 찾기 어렵다. 의원 대다수가 영남 출신이고, 그래서 지도부도 영남 일색이다 보니 위기감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구성 전 당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가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 일색이었다. 사무총장을 했던 이철규는 강원도 지역구지만 TK와 비슷하게 비친다. ‘찐윤’인 그는 이번엔 원내대표로 유력시된다. 전례 없는 패배를 당하고도 이전과 똑같이 가겠다고 하면 양심을 넘어 두뇌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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