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날개’ 단 신형 240mm 방사포탄 공개한 북한…‘깜짝 발표’ 의도는?

고은희 2024. 4. 2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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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25일 240mm 방사포탄 검수 사격 시험 장면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240㎜ 방사포(다연장로켓) 포탄의 검수사격 시험을 어제(25일) 참관했다고 오늘 아침에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례적으로 사진은 2장만 공개했습니다.

통상 북한은 김 위원장이 참관하는 무기 관련 시험 장면은 십수장의 사진을 한꺼번에 공개하며 대대적인 선전 도구로 활용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흐릿해서 잘 식별조차 되지 않는 포탄 발사 장면 한 장과 김 위원장이 포탄의 궤적과 비행 거리 등을 보여주는 '텔레메트리 모니터'를 손으로 가리키는 사진 등 단 2장만을 공개한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김정은원수님께서 25일 새로 설립된 제2경제위원회산하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생산한 240㎜ 방사포탄 검수시험 사격을 보셨다"며 " 김정은원수님께서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240㎜ 방사포 무기체계는 우리 군대 포병 역량 강화에서 전략적 변화를 일으키게 될것이라고 확언하셨다"고 전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도입됐다고 하는데,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없었고 흐릿한 사진만 공개해 '비장의 신기술'은 꽁꽁 감춰둔 셈입니다.

남한 기자들의 답답함을 헤아리기라도 한 듯, 북한은 1시간쯤 뒤 조선중앙TV를 통해 사진 3장을 더 공개했습니다. 이번에는 좀 더 뚜렷한 방사포탄 발사 장면이 추가됐습니다.


사진 중앙에 동그라미를 친 것처럼 탄두부 쪽에 회색의 물체가 보입니다. 확대해 보면 회색 날개 같은 것이 뚜렷하게 식별됩니다. 바로 '조종 날개'입니다. 북한이 수수께끼처럼 암시한 건, 바로 '유도 기능을 갖췄다'는 선전이었던 셈입니다.


북한은 지난 2월에도 국방과학원이 조종방사포탄과 탄도조종체계를 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며 "국방과학원은 11일 240㎜조종방사포탄 탄도조종사격시험을 진행하여 명중성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그 우월성을 검증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 공개한 사진 속에는 '조종 날개'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즉, 북한은 두 달 전 발표한 '유도 기능을 갖춘 240mm 방사포탄'의 실물을 이번에 공개하고, 시험 사격까지 진행했다고 과시한 겁니다.

그렇다면 북한 주장대로 240mm 방사포탄의 유도화에 성공했다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유도 기능이 없는 북한의 기존 240㎜ 방사포탄의 유효 사거리는 40km, 최대사거리는 60㎞로 추정되는데, 신형 240㎜ 방사포탄은 유효 사거리는 70km 이상, 최대사거리는 100km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리고 명중률 또한 현격히 향상되는데, 특히 수도권의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다만, 이번 신형 240mm 방사포탄 공개는 다른 목적이 있을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옵니다. 북한이 보유한 방사포는 122·240·300·600mm 등이 있는데, 300mm와 600mm 방사포는 이미 유도화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북한 매체는 평소보다 1~2시간 늦게 기사를 업로드했는데, 그렇다면 굳이 240mm 방사포의 유도화를 이렇게 기사 송고 시간까지 늦추면서 급하게 '깜짝 발표'를 한 이유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번 방사포 검수 사격 시험이 대남용이 아닌 러시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특히, 북한의 122mm와 240mm 방사포탄의 경우 러시아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해석에 더욱 무게가 실립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포탄이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명중률이 높아진데다, 바로 갖다 쓸 수 있는 방사포탄의 존재는 그만큼 매력적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또, 북한 매체는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해당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올해 시달된 군수생산계획을 어김없이 질적으로 수행할 데 대하여 강조하셨다"고 전했습니다. 만성적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이 러시아 등을 상대로 무기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 또한 차질없는 대량 생산을 지시하며 일종의 '바이어'에게 어필을 하려는 목적은 아닐지 자못 그 의도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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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희 기자 (ging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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