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로 생산량 줄고, 인플레·과음 피하는 문화에 소비 줄고...수모 겪는 와인

지난달 영국 런던의 한 상점에 프랑스산 와인이 진열돼 있는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기후 위기로 세계 곳곳에서 포도 재배가 차질을 빚으면서 지난해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이 62년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고 AFP통신이 25일 전했다. 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술을 덜 마시는 문화가 만들어지면서 와인 소비량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 한때 ‘신의 음료’라고 불렸던 와인의 입지가 갈수록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중부 디종에 있는 국제 포도 및 와인 기구(OIV)는 이날 전년도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이 가뭄과 폭염, 홍수 등 이상 기후로 인해 2022년보다 10% 감소한 2억3700만 헥토리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61년 생산량(2억1400만 헥토리터) 이후 62년 만에 최소치다.

국가별로 보면 호주의 생산량 하락 폭이 26%로 가장 컸고 이탈리아(23%)가 뒤를 이었다. 스페인은 약 20%의 하락 폭을 기록했고, 칠레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생산량은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프랑스는 생산량이 4% 증가하면서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와인을 생산한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세계 와인 생산량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기후 위기가 지목된다. OVI의 존 바커 국장은 “기후변화는 이 분야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생산량 감소와 극심한 기후 환경 사이에 “명확한 연관이 있다”고 했다.

와인 소비량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와인 소비량은 2022년에 비해 2.6% 하락한 2억2100만 헥토리터로 집계됐다. 이는 1996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이로써 와인 소비 규모는 5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OIV는 인플레이션으로 와인 가격이 오르고 소비자의 구매력은 약화한 것을 소비 감소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버커 국장은 와인 소비의 감소는 “인구 통계학적인 요인과 생활 방식의 변화로 인한 영향이 크다”며 감소세가 계속될지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Z세대 등 젊은 층 사이에서 과음하는 문화가 사라지는 등 생활상의 변화가 와인 소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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