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엔비디아 쇼크의 오해와 진실…주가 왜 흔들렸나

임선우 외신캐스터 2024. 4. 2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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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엔비디아의 주가 흐름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습니다.

끝을 모르고 고공행진을 펼치던 주가 흐름이 왜 이렇게까지 흔들릴까요?

엔비디아의 성장성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건 아닌지, 더 나아가 인공지능 모멘텀이 식고 있는 건 아닌지, 온갖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는데요.

AI 붐의 대장주 역할을 하고 있는 엔비디아, 임선우 캐스터와 함께 면밀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먼저 최근 주가 흐름부터 볼까요?

[캐스터]

그야말로 지옥과 천당을 오갔습니다.

이달 들어서만 10% 넘게 빠지면서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특히 지난 19일이었죠, 하루 만에 10%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무려 3백조 원이나 증발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반등에 성공하긴 했지만, 업계에선 AI 거품이 꺼지는 전조 현상이란 해석이 나왔고요.

반대로 그동안 급등에 따른, 이른바 '건강한' 조정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앵커]

엔비디아 주가만 빠진 게 아니잖아요?

[캐스터]

그렇습니다.

대장주를 따라 다른 반도체주들도 줄줄이 하락했는데요.

AMD는 지난달 고점 대비 30% 넘게 하락했고, 마이크론 역시 18% 가까이 떨어지면서, 인공지능, 반도체 섹터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앵커]

주가가 이렇게 흔들린 원인은 뭐죠?

[캐스터]

반도체 얘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들이 있죠.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 그리고 반도체 업계 '슈퍼을'로 불리는 ASML 실적과 연관이 있습니다.

먼저 TSMC는 최근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업계 시선은 실망스러운 2분기 가이던스에 쏠렸습니다.

파운드리 부문 성장률을 기존 20%에서 10%로 낮춰잡았는데, 잘 아시겠지만 엔비디아 칩 생산을 TSMC가 도맡아 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TSMC의 성장세가 둔화하면 엔비디아도 안 좋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죠.

[앵커]

ASML도 같은 맥락에서 연결고리가 부각된 건가요?

[캐스터]

맞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노광장비를 만드는 ASML도 1분기 매출이 30% 가까이 감소하고, 신규 주문량도 시장 예상치에 한참 못 미치면서 부담을 키웠습니다.

이런 가운데 엔비디아의 AI칩을 받아 서버를 만드는 슈퍼마이크로 컴퓨터도 이례적으로 잠정 실적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엔비디아 주가를 끌어내리는 데 한몫했습니다.

[앵커]

기-승-전-엔비디아군요.

그런데 오늘(26일) 제목이 '오해와 진실'입니다.

시장이 주목하는 연관성이 실제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건가요?

[캐스터]

걱정이 너무 과하다, 그래서 좀 더 냉철하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겁니다.

먼저 TSMC로 돌아가 보죠.

앞서 2분기 파운드리 성장률 기대치를 기존보다 대폭 낮춰잡은 점이 엔비디아의 낙폭을 키웠다고 말씀드렸는데, 여기서 말하는 파운드리는요, 레거시 반도체, 그러니까 구형 반도체를 말합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전기차에 들어가는 반도체죠.

실제로 TSMC는 전기차 수요가 급감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콕 짚어 말하기도 했고, 또 매출 추이만 놓고 봐도 관련 부분이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사실상 AI 반도체와는 전혀 다른 분야입니다.

오히려 HPC, 고성능 컴퓨터로 불리는 AI 가속기 부분은 수요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웨이저자 TSMC CEO도 실적 발표 당시, 거의 모든 AI 기업들이 TSMC와 협력하고 있다, 이 수요를 뒷받침해 주는 건 오직 우리밖에 없다면서, 올해 AI 서버 매출 기여가 두 배 넘게 오를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또 AI칩 수요가 너무 강하다 보니, 이른바 CoWoS 패키징, 그러니까 엔비디아 칩을 처리하는 기술이죠.

이게 여전히 공급 부족 상황에 놓여 있는데, 이 케파가 얼마나 크면 TSMC 자사 물량으로 소화가 안 돼 OSAT(오샛) 파트너들, ASE나 Amkor사에 일부 물량을 넘겨주고 있는데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엔비디아 칩 수요가 여전히 엄청나게 높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죠.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월 33K에서 35K까지 물량을 확대시킬 거라고 하는데요.

지난해와 비교해서 약 130%가량 늘어난 수준으로, 사실상 이 케파 대부분이 엔비디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앵커]

ASML의 경우는요?

[캐스터]

ASML도 마찬가지입니다.

ASML은 노광장비잖아요.

말 그대로 반도체 미세공정과 관련이 있는데, AI칩, GPU에는 HBM이 들어가죠.

그런데 이 HBM은 미세공정이 아닌 겹겹이 층으로 쌓는 방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 기업의 실적 발표가 안 좋으면 엔비디아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렇게 단순 연결고리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앞서 언급한 슈퍼마이크로 컴퓨터는 엔비디아 GPU를 이용해 서버를 만드는 곳이라, 걱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캐스터]

예비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슈퍼마이크로의 경우에는 긴장감을 가져야겠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수치가 나온 게 아니라 지켜봐야 합니다.

시장 기대치가 워낙 높다 보니, 혹시나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예비 실적을 못 내놓을 만큼 실적이 안 좋을 것이란 추측이 슈마컴 주식 급락으로 이어졌고, 엔비디아 주가도 끌어내린 거죠.

슈마컴 실적은 미국 현지시간 30일, 우리시간으로 다음 주 수요일 새벽에 나옵니다.

[앵커]

결국 시선을 더 넓혀서 보면, 엔비디아 주가의 최근 불안정한 흐름을 AI붐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거군요?

[캐스터]

맞습니다.

최근 엔비디아 주가에 영향을 주면서 조정을 받은 반도체 관련 기업들은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재료를 만드는 곳들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진짜 인공지능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이 아닌 거죠.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이들 기업들의 주가가 출렁인다고 해서, 인공지능 대세 흐름이 꺾였다고 보는 건 아니라는 거죠.

앞서 이한나 기자의 리포트에서도 확인한 것처럼,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실적만 놓고 봐도 AI와 관련해 굉장히 유의미한 성과를 내놨고요.

그리고 그간 내러티브로만 올라왔던 것과 비교해서 이제는 실적에도 눈길을 주고 있다는 점이, 제대로 된 옥석 가리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월가 전문가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캐스터]

대체적으로 우려가 과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먼저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 쇼크 직후에도 여전히 매수자로 남아있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투자 등급을 '비중확대'로 유지했는데요.

"과도한 단기 우려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낮고,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습니다.

JP모건의 사믹 채터지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이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성장 잠재력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이를 토대로 투자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다른 기술 기업으로 교체는 시기상조"라고 평가했습니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벤 라이츠 역시 "엔비디아의 차세대 반도체 블랙웰이 내년까지 두 자릿수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승 여력 부족에 대한 우려는 금방 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는데요.

화면에 보시는 것처럼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주가 역시 1천 달러대를 유지하면서 여전히 기대치를 낮추지 않는 모습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서학개미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28억 달러치를 매수했고, 매도는 이보다 소폭 많은 29억 8천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혼란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저가매수 타이밍이냐, 차익실현 타이밍이냐,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입니다.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 발표는 다음 달 22일에 예정돼 있는데요.

지난해 4분기까지 여섯 분기 연속 예상치를 웃돈 성적표를 내놨는데, 이번 실적 발표가 AI 붐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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