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군이에게 혼났다, 경험 많다 보니…” 천하의 KIA 170승 대투수가 뭘 잘못했나? 35세 상남자 포수 ‘쓴소리’[MD고척]

고척=김진성 기자 2024. 4. 2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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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양현종이 13-2로 승리하며 통산 170승을 거뒀다.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고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김)태군이에게 혼났다.”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36)이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2승(1패 평균자책점 3.53)이자 개인통산 170승을 따냈다. KBO리그 현역 통산 최다승 1위이자, 전체 1위 송진우(210승)에게 40승 차로 다가섰다.

2024년 4월 2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양현종이 13-2로 승리하며 통산 170승을 거뒀다. 경기 후 스파이크를 팬에게 선물하고 있다./고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그래서 대투수인데, 천하의 양현종이 포수 김태군(34)에게 혼났다고 털어놔 화제다. 실제 김태군이 경기 도중 마운드에 올라가 양현종에게 강하게 발언하는 장면이 중계방송사 화면에 잡혔다. 김태군은 ‘핵인싸 포수’이자 ‘상남자 포수’라는 별명 답게, 빙빙 돌려서 말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옳고 그름을 직설적으로 얘기한다.

김태군은 자신보다 1살 형인 양현종에게도 경기 도중 직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은 경기 후 “시즌 처음으로 7이닝을 던졌는데 힘들다는 걸 못 느꼈다. 아직 밸런스는 안 좋다. 몸이 덜 올라온 것 같다”라고 했다.

김태군이 양현종에게 강하게 얘기한 건 이 대목이다. 7이닝 동안 94개의 공으로 매우 경제적인 투구를 했다. 그러나 양현종의 얘기를 종합하면 본인이 힘들지 않았다는 게, 김태군에겐 이해가 되지 않았다. 투구 결과를 떠나 투수가 밸런스가 안 좋다면 강하게 던지면서 찾아가야 하는데, 양현종이 전력투구를 하지 않는 걸 강하게 비판했던 것이다.

양현종은 슬며시 미소를 짓더니 “태군이가 경기 중에도 ‘세게 던지면서 감 잡아라’고 했다. 김휘집에게 홈런을 맞았는데, 세게 던지지 않다가 맞았다. 6회에도 구속을 보더니 또 혼났다”라고 했다. 실제 6회 양현종의 패스트볼은 PTS 기준 137km로 떨어지기도 했다. 슬라이더는 120km대 후반에서 130km대 초반이었다.

사실 양현종은 이날 패스트볼 최고 143km에 슬라이더 최고 135km까지 나왔다. 6회에 전력투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드러나는 대목. 경기 후에도 양현종과 김태군은 이런 부분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받았을 것이다.

양현종은 이날 개인통산 170승이란 금자탑을 세웠다. 올 시즌에 180승도 가능해 보이고, 궁극적으로 아프지 않으면 송진우의 210승을 향해 달려가는 일만 남았다. 그런데 시즌을 치르고 준비하는 선수들 입장에선 결과, 기록보다 과정, 내용을 중시하는 법이다. 어차피 최종결과는 144경기를 치르고 나오기 때문이다.

김태군은 아마도 그런 점에서 양현종을 강하게 채찍질한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이 밉거나 싫어서가 아니다. KIA의 토종에이스이자 대투수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 얘기였다. 인터뷰에 응한 양현종이 김태군에게 감정적인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은 이유다.

김태군은 후배 포수 한준수에게도 잔소리를 많이 하는 선배로 유명하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젊은 포수들을 강하게 이끌었다. 팀에는, 이런 선수도 필요하다. 김태군은 트레이드로 입단한 직후에도 그런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거나 어필하고 싶다면 직접 찾아와서 하길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2024년 4월 2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양현종이 13-2로 승리하며 통산 170승을 거뒀다. 경기 후 물세례를 받고 있다./고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양현종은 “태군이가 경험이 많은 포수다 보니, 준수도 배울 게 많을 것이다. 볼배합, 리드 등에 대해 많이 배우면 좋겠다”라고 했다. 물론 자신도 170승이란 기쁨과 별개로, 김태군의 쓴소리를 소화하고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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