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헌→수종→주형→재상→혜성→형종' 한달 새 6명 줄부상, 육성에도 악영향 미쳤다

김동윤 기자 2024. 4. 2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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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25일 고척 KIA전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개막 한 달도 안 돼 전열에서 이탈한 키움 히어로즈 선수 명단이다. 계속된 이탈로 어린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에도 좀처럼 휴식하지 못하면서 선수 육성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은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총 1만 3287명)에서 KIA 타이거즈에 2-13으로 졌다.

이로써 시리즈 돌입 전 3위로 시작했던 키움은 4연패에 빠지며 13승 13패로 6위로 주저앉았다. 벌써 3연속 루징 시리즈다. 4월 16~18일 고척 KT전 1승 2패, 4월 19~21일 잠실 두산전 1승 2패에 이어 이번에는 선두 KIA를 만나 8득점 24실점으로 1113일 만에 스윕패를 경험했다. 키움이 KIA에 3연전을 모두 내준 것은 2021년 4월 6일~ 4월 8일 고척 시리즈 이후 처음이다.

야수만 6명이 줄부상당한 여파가 이제야 또렷이 보이는 모양새다. 공·수에서 활기를 불어넣던 외야수 박수종(25)이 지난 6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조용히 퓨처스로 향한 것이 시작이었다. 9일에는 포수 김동헌(21)이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됐고, 11일에는 '포스트 이정후'라 불리는 이주형(23)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12일 1군에서 말소됐다.

14일에는 신인 유격수 이재상(19)이 경기 전 수비 훈련 중 포구 과정에서 공에 맞은 오른쪽 네 번째 손가락에 골절 소견이 나오면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재상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홍원기 감독과 코치진에게 호평받던 대형 유격수 자원이었다. 지난 16일 수술을 받았고 회복 기간이 4주로 잡혔다.

주장 김혜성(25)마저 18일 고척 KT전 이후 어깨 통증으로 이탈하면서 키움의 피로도는 급격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동안 철강왕 같았던 김혜성이었기에 금방 돌아올 줄 알았으나, 25일까지 출전 대기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설상가상으로 이형종(35)까지 21일 잠실 두산전 파울 타구에 맞아 왼쪽 발등 골절로 3개월 이탈이 예고되면서 키움은 개막 한 달도 안 돼 야수만 6명을 잃었다.

키움 이형종.

주전급 선수와 쏠쏠한 백업들이 모두 이탈하면서 키움 타선은 연속성과 응집력을 잃었다. 이번 3연전에서도 양현종에게 무기력했던 25일 경기를 제외하고는 안타 수는 키움 기준 23일 12 대 9, 24일 7 대 9로 그리 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연결이 매끄럽지 않았고 득점권에서는 번번이 침묵했다. 결국 접전을 펼치다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23일 경기에서는 9회까지 팽팽하게 맞서다가 연장 10회 초 3점을 내줬다. 24일도 5회까지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의 호투로 단 1안타만 내주며 압도하다가 6회 3실점, 8회 3실점으로 급격히 무너졌다. 25일 경기 역시 1군 경험이 없던 이종민이 생소함을 앞세워 3회까지 호투했으나, 4회 3실점, 5회 5실점을 내주는 등 2-13 대패를 당했다.

라인업 구성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모처럼 11경기 연속 출전한 노장 이용규(39)는 피로가 누적돼 결국 마지막 경기에서는 나오지도 못했다. 25일 경기 전 홍원기 감독은 "최근 우리가 한쪽에 일방적인 경기가 없이 계속 몇 점 차 접전을 펼치고 있어 불펜과 야수들의 피로도가 급격하게 올라간 상태다. 특히 야수들은 지금 교체 없이 몇 경기째 계속해서 경기를 나가고 있어 부상 위험도 높아진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높은 피로도는 선수들의 경기 내 집중력 저하로 이어진다. 실제로 이번 KIA와 3연전에서는 후반으로 갈수록 수비와 타석에서 아쉬운 모습이 많아졌다. 유격수 김휘집(22)도 그런 경우였다. 김휘집은 득점권에서의 몇 차례 병살타를 기록하는 등 25일 경기 전까지 3경기 연속 무안타 부진에 시달렸다.

다른 팀 같았다면 어린 선수의 심적 부담에 선발 라인업 제외도 고려할 법했으나, 남은 야수 중 그나마 일발 장타가 있는 선수였기에 빠지지도 못했다. 해줄 수 있는 건 타순을 밑으로 내려주는 것뿐이었다.

키움 김휘집.

홍 감독은 "김휘집은 요즘 계속 잘 맞은 타구가 병살타로 이어지면서 선수의 부담이 커졌다. 그런 의미에서 9번 타순으로 내렸다"며 "김휘집도 분명 중요할 때 안타를 치고 장타를 날려주는 편인데 안 좋은 결과가 반복되다 보니 타석에서 생각이 많아지고 주저하는 모습이 보였다. 타순 조정을 통해 (복잡한) 머릿속을 비울 수 있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그런 제자가 염려된 듯 이례적으로 24일 경기 도중 김휘집에게 다가가 격려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이에 홍 감독은 "원래 마음이 복잡할 때는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아야 한다. 원래 수비 코치 때도 중요한 순간에서 수비 실수를 하고 들어온 선수에게 절대 어떠한 이야기하지 않았었다. 그다음 날에나 상황이 지나고 이야기해야 본인도 머릿속이 정리되고 생각을 할 수 있다. 그 당시에는 뭐라 해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고 마음만 더 복잡해진다"고 평소 생각을 전했다.

이어 "괜히 했다 싶다. 최근 김휘집이 공·수에서 중요한 순간 안 좋은 모습이 나오다 보니 뭐라도 이야기해줘야 할 필요성을 느껴서 나도 모르게 가서 말을 건넸다. 이것저것 신경 쓰지 말고 머리를 비우라고 했는데 내가 실수했다. 오히려 더 복잡하게 한 것 같다. 다시는 경기 중에 선수를 부르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그저 선수들이 잘 헤쳐 나가길 바랄 뿐"이라고 자책했다.

육성에 있어 어린 선수들의 부담을 덜게 하고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건 매우 중요하다. 어린 투수를 처음부터 선발로 내보내지 않고 1군에서 불펜으로 시작하는 것이나,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등판시키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에서 좋은 결과가 쌓이다 보면 어린 선수도 자신감이 쌓이고 차츰 부담이 있는 상황과 큰 경기에서도 자신의 강점을 밀어붙일 수 있게 된다.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시간은 어떻게든 흘러간다. 긴 기다림 끝에 마침내 키움에도 희소식이 전해졌다. 홍 감독은 외야수 박수종과 이주형의 5월 내 복귀를 예고했다. 박수종은 시즌 초반 7경기에서 타율 0.294의 성적과 함께 몸을 날리는 호수비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합류해 짧은 시간 안에 차세대 핵심으로 거듭난 이주형의 복귀도 반갑다. 이주형은 대만 스프링캠프 부상으로 시범경기를 치르지 못했음에도 정규시즌 7경기 동안 타율 0.483(29타수 14안타), 출루율 0.516 장타율 0.655로 타선을 이끌었다. 김혜성 역시 대주자로 나가기 위해 헬멧을 챙길 정도로 부상 상태가 심각한 건 아니어서 빠른 복귀가 예상된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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