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에 울려펴진 장송곡, 도래한 ‘암흑기’···정몽규 회장이 이젠 정말로 ‘책임’져야 할 때다

윤은용 기자 2024. 4. 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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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의 암흑기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일대 사건이었다. 그리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축구계에 끼치는 영향력은 끝났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6일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와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2-2 무승부에 그치고 승부차기에서 10-11로 졌다.

2024 파리 올림픽 남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하는 이번 대회에서 1~3위에는 파리 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고 4위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행 여부를 가린다.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매번 본선 무대에 올랐던 한국은 이날 8강에서 탈락하면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 무대에 오르지 못한 것은 1984년 LA 올림픽 이후 40년 만이다.

한국 축구에는 너무나 충격적인 결과다.

한국이 2016년 리우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을 때 이룬 8회 연속 진출부터 이미 세계 최초 기록이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더불어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내는 건 U-23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이’한 통로이기도 하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날 파리 올림픽 진출에 실패하면서 황선홍호 선수들 대다수는 세계 축구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것은 물론 올림픽 본선에 도전조차 해보지 못하고 군역을 이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무엇보다 한국 남자축구의 올림픽 진출 실패로, 한국은 여자 핸드볼을 제외한 단체 구기종목 모두 올림픽에 나서지 못하게 돼 국내 올림픽 열기에도 적잖은 타격이 주어졌다.

한국 축구는 2018년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뒤 꾸준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후 한국 축구는 더 나은 목표를 위해 앞을 바라봐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 당장 올초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요르단에 0-2 완패를 당해 탈락했고, 이번에도 한국보다 한참 아래인 인도네시아에 패하면서 자존심을 크게 구겼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젠 정 회장에게 확실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때다.

대한축구협회는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난 벤투 감독의 후임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 때와는 달리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전술적으로 무능하다는 우려가 뒤따랐지만, 협회는 그를 사령탑에 앉혔다. 여기저기서 정 회장의 ‘독단적’ 선택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 감독 사상 최악이라고 해도 평가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온갖 논란을 일으켰고, 결국 아시안컵에서의 참담한 실패와 함께 거액의 위약금만 챙겨갔다.

이미 지난해 3월 승부조작에 가담한 축구인들을 기습 사면했다가 엄청난 비난을 받고 다시 철회하는 등 스스로 헛발질까지 했던 정 회장은 올해 6월로 예정됐던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까지 늦어지면서 각급 대표팀이 소집 때마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훈련을 하는 상황에서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참사’로 정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비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의 4선 도전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제는 정말 물러나야 할 때다. 이미 팬들은 등을 돌렸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대한축구협회 제공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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