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대신·다올·애큐온 저축은행 신용등급 하향…고금리에 PF익스포저 위험↑
KB저축은행, 대신저축은행, 다올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면서 영업 환경이 위축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늘어나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더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25일 KB, 대신, 다올, 애큐온저축은행 등 4곳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회사별 신용등급은 KB가 ‘A’, 대신은 ‘A-’, 다올은 ‘BBB+’, 애큐온은 ‘BBB’ 순이다.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동시에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저(노출액) 규모가 200%를 상회했기 때문이다. 자기자본 대비 PF 대출이 많다는 것은 PF 사업장이 무너지면, 회사 경영에 필요한 유동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미 KB저축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93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PF 부실로 회수가 불가능한 채권이 늘며 대손비용이 증가한 데다, 충당금까지 쌓아야 했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 자본비율은 작년 말 10.8%로 떨어졌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은행이 잠재적으로 떠안고 있는 위험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일종의 건전성 지표다. 이 수치가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손실흡수능력이 줄었다는 뜻이다.
KB저축은행의 같은 시기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 채권) 비율은 10.1%로 3년 전 1.6%에서 크게 상승했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익스포저 비율 역시 266.5%에 달했다.
이밖에 지난해 대신저축은행은 -440억원, 다올저축은행은 -82억원, 애큐온저축은행은 -633억원으로 일제히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대신과 다올은 자기자본 대비 245.9%, 225.0% 수준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나신평은 “부동산경기 위축과 사업 지연 장기화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주요 부동산 사업장의 진행 경과 등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감원 저축은행 관리 강화…연체 높은 곳 집중 점검
금감원은 앞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연체율 관리계획이 미진한 일부 저축은행에 대해 현장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힌 상태다.
금감원은 지난 19일 대신저축은행에 경영 유의사항 5건, 개선사항 1건 등의 조치를 요구했다. 당시 경영유의 통보서에서 “개인신용대출 부실로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부동산개발 관련 만기 연장의 비율이 높아 관련 대출의 부실화가 우려된다”며 “신용평가를 강화하고 대손충당금을 강화하는 한편 퇴직연금 등으로 비중이 과도하지 않게 하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연체율은 전년 대비 3.14%포인트 오른 6.55%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와 저축은행 사태가 터진 2011년(5.8%p)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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